[이슈]김종률 투신자살 쏠리는 의혹들

강수지 / 기사승인 : 2013-08-19 11: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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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압박수사·단국대 사건 가려진 진실’ 의문증폭

▲ 김종률 전 민주당 의원(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의 시신이 발견된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강남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됐다.


유서 통해, “진실 밝히고 싶었지만 부질 없었다”
“검찰수사에서 모멸감을 느꼈다” 압박수사 제기
최병륜, “죽을 이유 없다, 다른 이유 있지 않나?”


[토요경제=강수지 기자] 지난 12일 전 민주당 의원이자, 현 김종률(51) 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이 한강에 투신했다. 다음날인 13일 오전 10시55분께 그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는 투신하기 하루 전인 11일 뇌물공여죄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알앤엘바이오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금감원 윤모 국장에게 금품을 전달하지 않고 ‘배달사고’를 냈다고 자백했다. 그가 뇌물공여죄 혐의로 조사를 받은 지 하루만에 투신을 선택한 것과 관련, 유서가 공개되자 그의 죽음과 관련된 여러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몇가지 의혹들에 대한 진실을 짚어본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1일 알앤엘바이오 라정찬 회장으로부터 분식회계를 눈감아 달라는 청탁과 함께 김 위원장을 통해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 등)로 구속된 금융감독원 윤모 국장 사건과 관련해 김 위원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김 위원장은 알앤엘바이오 측이 윤모 국장에게 전달하라고 한 5억원을 중간에서 가로챈 것을 시인하며 “(윤모 국장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자신의 거짓 진술로 윤씨와 그 가족들에게 피해를 끼쳐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등 힘겨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유서 통해 “명예회복 기회 갖고 싶었다” 밝혀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한강에 투신하기 전 검찰 측에 남긴 유서가 공개됐다.

김 위원장의 유서는 지난 12일 가족에 의해 발견돼 오후 5시30분께 서울남부지검 측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유서를 통해 “미안하다.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적극적으로 방어할 생각도 했으나 여기까지 오면서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와 관련, “그가 밝히지 않은 진실이 무엇이냐”는 의문과 “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냐”, “검찰의 압박 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서00 부장과 박00 검사를 대하면서 참 정의롭고 열심히 하는 검사(법조인)를 보는 것 같아 흐뭇하고 좋았다”며 “나의 선택으로 자칫 누가 될 것 같아 이 글을 남긴다”고 유서를 쓴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어 “금융감독원 윤모 국장과 그 가족에게 이루 감당할 수 없는 죄책감을 느낀다”며 “제 속죄의 마음을 꼭 전해달라”고 밝혔다.

특히 김 전 의원이 유서를 통해 ‘검찰 조사에서 모멸감을 느꼈다’라는 취지를 드러내 일각에서는 검찰의 강압 수사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지난 2009년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 단국대학교 관련 배임수재 사건에 대해서도 “그 사건으로 인해 내내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가 있었다”며 “그때 억울함에 어떻게든 명예회복의 기회를 갖고 싶었으나 사법 시스템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라 모순 등을 겪을 터라 지금 상실감과 절망감을 가눌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단국대학교 사건도 숨겨진 진실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자아내며 그의 죽음과 관련된 갖가지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투신 직전 오전 3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땅의 서민, 농민, 어렵고 소외받는 분들 눈물을 닦아주고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정치를 하고 싶었는데 부족하고 어리석은 탓에 많은 분들에게 무거운 짐만 지우게 됐다. 과분한 사랑으로 맡겨주신 막중한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 민주당과 당원 동지들에게 미안하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자신의 과오에 대한 죄책감 등 심적 중압감으로 자살을 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인들, “아까운 인재 하나 잃었다” 심경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강남삼성병원 장례식장 호 분향실에는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민주당 당직자 등이 고인을 찾아왔다.

이 지사는 “당으로서, 개인적으로도 인재를 잃어서 손해”라며 “젊은 나이에 참…한마디로 망연자실”이라고 슬픔을 표현했다.

고인의 17·18대 보좌관을 지냈다는 임모(51) 씨는 “전혀 말씀이 없으셨다. 전혀 내색이 없으셨어요”라고 말했다.

임 씨는 “오직 지역 현안만 관심이 있었다”며 “민주당 충북도당이 아까운 인재를 하나 잃었다”고 탄식했다. 또 “민생 생활 정치를 위해 뛰셨고, 지방선거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었다”며 “민주당이 살아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노력했던 분”이라고 고인을 회상했다.

민주당 당직자 B(65) 씨는 “(투신 관련 보도가)오보가 되길 바랐다”며 “본인이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아픔을 나눌 수 있었는데…누가 이렇게까지 될 거라고…”라며 말을 흐렸다. 이어 “워낙 대쪽 같은 분이라 (검찰수사를)견디기 힘드셨을 것”이라며 “어렵고 힘들었지만 함께 일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충북 증평과 진천, 괴산, 음성 지역 민주당 도의원들도 그를 찾았다.

이날 오후 8시께 고인의 빈소를 찾은 최병륜 충북 도의원은 “자상하고 털털하신 분이었다”며 “어떻게 우리와 한 마디 대화도 없이 이럴 수가 있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죽을 이유가 없는 사람이다. 돈 몇 푼 갖고 그럴 사람이 아니고 다른 이유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한 유가족은 “형제들뿐만 아니라 어머니까지 뉴스를 보고 (사망 사실을)알았다”며 “정치란 게 참…정치 안 하셨으면 평생 행복하게 잘 살았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지난 12일 한강에 투신한 김 위원장의 시신을 지난 13일 오전 10시55분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래섬 인근 선착장 옆에서 발견해 인양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들이 김 위원장의 시신임을 확인했고 시신 옷 안에서 김 위원장의 신분증이 발견되는 등 신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시신은 김 위원장의 신발이 발견된 요트로부터 약 25m 떨어진 바지선 바닥 아래 수중에서 발견됐다.

김 위원장의 차량은 서초구 반포동 서래섬 수상레저 주차장에 주차돼 있었으며 휴대전화와 신발은 각각 차 안과 인근 요트선착장에서 발견됐다.

119 특수구조단 수난구조대는 이날 오후 6시15분께 김 위원장에 대한 수중 수색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앞서 119 특수구조단 수난구조대 10명과 한강 순찰대 6명은 이날 오전 9시40분부터 구조정 등의 장비를 투입해 김 위원장이 투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반포선착장 인근을 중심으로 수중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김 위원장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바 있다.

구조대 관계자는 “투신 추정 장소가 강물이 모이는 장소여서 퇴적물과 부유물이 많아 탁하다”며 “시야가 불을 켜도 20㎝ 밖에 확보되지 않아 수색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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