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주식의 대량매입 행보속에 단순투자인지 경영분쟁인지를 놓고 끊임없는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의 30억달러 상당의 억만장자인 새미 오퍼(84)가 난데없이 한진해운 주식 624만주(8.7%)를 1545억원에 사들였다.
새미 오퍼가 지분매입을 추진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기존 지분을 포함해 한진해운 총지분은 12%대로 늘어났다.
새미 오퍼가 한진해운에 눈독을 들이는 목적도 궁금하지만 이에 뒤질까 지분매입으로 맞대응하는 한진家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새미 오퍼가 이스라엘 최대 해운사 소유주인 점을 감안하면 업체간 ‘지분경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진해운이 국내1위, 세계5위권 글로벌 물류기업인데다 올3분기 사상최대 영업이익인 2544억원을 달성, 올해 6조원 매출과 7500억원 영업이익을 고려한다면 ‘단순투자’의 여지도 있다.
이는 한진해운의 사상최대 실적일 뿐 아니라 최근 물동량 증가로 세계 최대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시장 개척의 선두주자라는 점에서도 투자가치가 높다.
이 밖에 한진해운은 세계적 선사와 해운관련 포털사이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세계 해운 e-Business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지분보유는 그만큼 수익성과 직결한다.
조양호 회장의 지분매입이 누구를 향한 공격대응인가는 아직 밝혀진 바는 없지만 새미 오퍼를 향한 ‘경영권 방어’라는 견해도 있다.
한진해운 지분구도는 3남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 17.33%, 장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11.1%, 새미 오퍼 12%,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국공항 11.08% 등이다.
한진家 지분을 합하면 새미 오퍼 지분을 능가하기 때문에 외국기업에 대한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는 안정적이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만약 이것이 아니라면 한국공항의 한진해운 지분매입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일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조양호 회장 부인인 이명희씨는 지난 10일 한진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격인 정석기업의 비상근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정석기업 등기임원은 조양호 회장과 조 회장의 누이 조현숙씨, 조수호 회장, 김종선 정석기업 사장, 감사 1명 등 총 5명에서 1명이 추가돼 6명으로 늘어났다.
등기이사의 3분의 2가 조양호 회장 가족이다. 재계에서는 이를 조양호 회장의 한진그룹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정석기업은 조양호 회장이 지분 25%, 대한항공이 24.41%를 보유하고 있으며 반대로 한진그룹 지분 15.25%를 갖고 있기도 하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지분을 9.43%,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7% 등을 갖고 있어 실질자산가치는 1조원대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점에서 정석기업은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조양호 회장 부인의 정석기업 등기선임은 조수호 회장의 건강악화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전해지고 있다.
정석기업은 부동산 임대와 관리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매출은 267억원으로 작지만 자산규모가 2천673억원에 달하는 알짜기업으로 알려졌다.
이 외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 2일 한진해운 지분을 5.6% 매입했다.
고민제 애널리스트는 “한진해운은 대한항공 경영권 확보를 위한 필수기업인 점을 고려할 때 지속적 자산가치 우량주로 시장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최근 한진해운 지분변동이 급물살을 타는 동안 ‘적대적 M&A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이유는 기존에 한진해운 M&A를 시도했던 2대주주 골라LNG 계열의 제버란트레이딩이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진해운이 말레이지아펀드에 발행했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주로 전환될 경우 총발행주식이 18%에 해당하며 의결권은 조수호 회장과 절반씩 행사하도록 돼 있어 경영권을 방어할 우호지분은 충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증권사들도 ‘외국기업간 경영권 분쟁’과 ‘적대적M&A’는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새미 오퍼가 보유한 해운사는 한진해운의 경쟁선사라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대주주 관련 지분율이 높아 ‘적대적M&A’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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