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강권석 행장의 마자막 '유언'

토요경제 / 기사승인 : 2007-12-03 11: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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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강권석 행장이 별세 직전 직원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해달라는 메시지가 공개됐다.

3일 오전 9시 기업은행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고 강행장의 둘째 사위 예정자는 헌화 직전 참석자들 앞으로 나와 "임직원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해주라고 했던 말씀이 있다"며 "아버님은 몸이 아픈 가운데도 퇴근해서 돌아오시면 기업은행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만나?을 때 본인이 몸이 아파서 말씀도 제대로 못하시는데도 은행권에서 예금이 계속 유출되고 차입여건 및 주가가 떨어진다고 걱정하셨다"며 "다음주 병상에서 일어나면 동료 은행장들을 만나 우리까리 경쟁하지 말고 앞으로 내실을 다져서 수익성을 챙기자는 건의를 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고인의 유지가 조금이라도 받아들여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타계한 고(故) 강권석 기업은행장의 이날 영결식에는 300여명의 기업은행 임직원과 유가족, 친지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이날 오전 8시50분 애절한 선율의 조곡과 함께 강 행장의 영정이 입장하면서 시작된 영결식은 고 강행장의 약력 소개 뒤 기업은행 측이 제작한 영상물 시청으로 이어졌다.

'오늘 우리는 큰 별을 잃은 슬픔에 젖어있습니다. 당신은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라는 나레이션으로 시작된 영상에는 고 강행장이 생전 기업은행 임직원들과 함께 했던 모습들이 담겨있었다. 이 영상을 지켜보던 기업은행 임원들은 곳곳에서 손수건을 꺼내 순가를 닦아내며 지난 날의 기억을 회상했다.

특히 '퇴임 후 부인과 여행을 떠나는 것이 소망이라고 하신 행장님이 이 약속도 지키지 못한 채 홀로 긴 여행을 떠나십니다'라는 나레이션에 모두들 숙연해졌다.

은행장 대행인 이경준 기업은행 전무는 추도사를 통해 "이제는 건강을 다 회복한 줄로만 알고 있었던 우리는 이 현실이 원망스럽고 꿈이었으면 좋겠다"며 "당신과 함께 글로벌 리딩뱅크의 꿈을 키웠던 지난 3년8개월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울먹였다.

이 전무는 "모든 직원에게 사랑으로 가족보다 더 살갑게 해 주던 행장님, 무교동 낙지집에서 매운 요리가 건강에 좋다고 계속 권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아무리 어려워도 항상 인자하게 웃음짓던 그 모습에 어린아이처럼 떼썼던 저희들은 그것을 조금도 헤아리자 못하고 나누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께서 생전 그토록 간절히 바랬던 꿈처럼 이 땅의 임직원 모두 혼연일체가 돼 최고 금융그룹이라는 비전을 달성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도 추도사를 통해 동료 은행장의 떠남을 애도했다. 신 행장은 "높은 식견과 불굴의 의지로 한국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고 강권석 행장의 떠남을 믿을 수가 없다"며 "며칠전만 같아도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담소를 나누시던 모습이 눈가에 생생하다"고 말했다.

신 행장은 "아직 하실 일이 많은 이 때 당신의 빈 자리게 얼마나 크게 느껴지는지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이라며 "중소기업을 위해 은행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당신의 신념은 많은 금융인들에게 귀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고 강권석 행장은 평생 의지했던 하나님께 돌아가지만 당신이 품었던 큰 이상과 꿈은 이 땅에 남아있는 우리가 이어가겠다"며 추도사를 마쳤다.

김형중 기업은행 노조위원장도 추도사를 통해 강 행장을 추모했다. 김 위원장은 "언제나 당당했던 당신의 모습이 눈앞에 선한데 이렇게 떠남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은행장님은 9000여 직원들의 벗이었고 우리도 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주셨다"고 회고했다.

그는 "얼마 전 만나 차 한잔을 하면서 자신이 건강을 회복하면 좀 더 최고 은행을 만들기 위해 노와 사가 하나 돼 멋지게 일해보자던 말씀이 기억난다"며 울먹이여 "당신이 주신 마지막 말씀인 '긍정의 힘'을 가슴 속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의 헌화가 끝난 후 고 강행장의 영정은 고인이 근무했던 집무실과 사무실을 돌아본 후 장지인 성남 남서울공원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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