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이정선 기자] 개혁(改革)은 기존 제도를 뜯어고치는 것이다. 낡은 제도를 현실 여건에 맞도록 새 제도로 고치는 게 개혁이다.
국어사전은 개혁을 “합법적 절차를 밟아 정치상·사회상의 묵은 체제를 고쳐 새 제도로 바꾸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권모술수의 대가’인 마키아벨리는 “소수 특권층으로부터 그들이 향유하고 있는 기득권을 빼앗아 그것을 다수 소외계층에게 분배하는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따라서 개혁에는 반대 내지 반발이 있을 수 있다. 기존 제도를 고치는 게 반갑지 못한 사람은 언제라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혁은 반대하는 세력이나 사람을 설득하고 포용해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해야 가능할 수 있다. 의욕만 앞서는 개혁은 어려울 수 있다.
그런데 국민은 이 개혁이라는 이야기를 벌써 수십 년이나 듣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혁이다. 그런데도 개혁은 끝나지 않고 있다. 매번 ‘현재진행형’이다.
개혁을 표현하는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규제개혁을 강조하면서 “혁명적 수준의 규제개혁”이라고 하기도 했다. ‘혁명’이라는 단어는 사전에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국체 또는 정체를 변혁하는 일”이라고 되어 있다. ‘합법적 절차를 밝는’ 개혁과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이다. 쌓여 있는 폐단을 청산하겠다며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개혁’이라고 하기도 했다. ‘보통’ 개혁을 넘어 ‘대’ 개혁이었다.
정권마다 개혁이면, 앞 정권이 한 개혁은 잘못된 개혁이거나 미진한 개혁이었던 셈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개혁을 다시 추진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개혁을 하려면 기존의 제도를 소상하게 꿰뚫고 있어야 ‘좋은 개혁’을 할 수 있다. 개혁을 했는데도 그 결과가 껄끄럽다면 개혁이 아니라 ‘개악(改惡)’일 수 있다. 그럴 경우 해놓은 개혁을 다시 개혁해야 하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 정권이 개혁에 실패한 이유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바람직한 개혁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정권은 없었던 듯했다. 바뀐 정권마다 개혁을 새로 밀어붙이겠다는 게 그렇다.
어쩌면, 그 이유는 쉬울 수 있다. 개혁의 ‘적임자’가 개혁을 추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조직에서든 일은 사람이 하는 법이라고 했다. 기업의 일도, 정부의 일도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개혁이라고 다를 것 없다. 개혁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일 수밖에 없다.
사임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경우는 어떤가. 문재인 대통령은 김 원장과 관련,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주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그러나 김 원장이 금융개혁의 적임자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이른바 ‘갑질 외유’ 논란이 그랬다. 국민의 눈높이로는 오히려 ‘개혁 대상’일 수도 있었다.
반대 내지 반발도 간단치 않았다. 야당은 물론이고 사회단체까지 반대였다. 정당의 ‘데스노트’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개혁을 하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아마도 어려울 것이다.
‘일엽지추(一葉知秋)’라고 했다. 나뭇잎 하나가 떨어져도 가을을 알 수 있듯,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혁할 사람을 잘 뽑을 일이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인사검증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는 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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