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롯데, 내달 29일 상장
신격호 회장, 3일만에 퇴원

[토요경제신문=여용준 기자] 롯데그룹이 시끄럽다. 이번 주 가장 많은 뉴스를 만들어 낸 기업을 꼽으라면 단연 롯데일 것이다.
그룹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사업 확장의 기틀을 마련할 기회를 잡았으며 긴 싸움의 마침표를 찍을 기회를 얻기도 했다.
롯데는 마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것처럼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며 ‘개혁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성장동력 확보…日 기업 이미지 탈피
국내 롯데 계열사들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호텔롯데가 상장된다.
호텔롯데는 19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공모주식수는 4785만5000주(매출: 1365만5000주, 모집: 3420만주)이며 공모예정가는 9민7000원~12만원(액면가 5000원), 공모예정금액은 약 4조6419억원~5조7426억원 규모다.
다음달 15일~16일 수요예측 후 21일~22일 청약을 거쳐 다음달 29일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호텔롯데 IPO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메릴린치증권이다.
이번 상장으로 롯데는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날 기회를 갖게 된 것은 물론 호텔롯데의 핵심사업인 면세점 사업에서도 탄력을 받게 됐다.
호텔롯데의 상장으로 주력 사업인 면세점 분야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는 “이번 공모자금을 국내외 면세점 확장 등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1위 면세사업자 ▲글로벌 입지를 보유한 아시아 Top 3호텔 ▲글로벌 Top 5 테마파크 ▲국내 프리미엄 레저 사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호텔롯데의 상장이 가져올 가장 큰 효과는 일본 지분율이 줄어드는 것이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신동빈 회장이 대표이사로 등기된 12개 L투자회사들(지분율 72.65%)이고 여기에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19.07%)까지 더하면 사실상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호텔롯데 지분의 98%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이 일본 롯데 계열사에 있는 이유 때문에 그동안 롯데는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번 상장으로 이같은 이미지를 바꿀 수 있게 됐다.
공모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계 주주의 지분율은 결과적으로 98%에서 65%까지 떨어진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해 “중장기적으로 일본 주주 비중을 50% 아래로 낮추고 일반 주주의 지분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형제의 난’…긴 싸움의 종지부
1년 반을 끌어온 롯데家 형제의 난이 종지부에 이르렀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가리는 정신감정을 위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가 3일만인 19일 돌연 퇴원했다.
당초 신 총괄회장은 성년후견인(법정대리인) 지정 여부를 따지기 위해 약 2주 정도는 입원해 정신건강 이상을 점검받을 예정이었다.
정혜원 SDJ 상무는 조기 퇴원 배경에 대해 “신 총괄회장이 너무 강력하게 (검사를) 거부해서 의료진과 협의 후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한 여동생 신정숙씨 측 법률대리인 이현곤 변호사는 “정신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없어진 만큼 성년후견인 지정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성년후견인 지정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두 형제의 경영권 분쟁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사안이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그동안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나를 경영 후계자로 점찍었다”며 경영권 승계의 이유를 주장해왔다.
신동주 측의 대변인 역할을 맡아왔던 민유성 나무코프 고문은 이같은 사안에 대해 20일 토요경제의 지속적인 연락에도 불구하고 답변을 회피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의사결정이 어렵다고 판단돼 성년후견인 지정이 이뤄질 경우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은 힘을 잃게 돼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경영권 분쟁은 끝나게 된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 감정이 무산되면서 법원은 주변인의 진술과 그동안의 의료기록 등을 토대로 신 총괄회장에 대한 후견인 지정 필요성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신 전 부회장은 그동안 소송전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등을 통해 경영권을 탈환하려 했으나 거의 모든 싸움에서 패했다.
재계에서는 소송전에서도 패색이 짙어진 신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통한 여론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이 지정될 경우 이 또한 힘을 잃게 된다.
또 신 전 회장은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까지 종업원지주회 등을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밝혔으나 신 총괄회장마저 힘을 잃으면 이 설득도 어려워질 수 있다.
지난 2014년 12월부터 이어진 롯데家 형제의 난이 이제 정말 막바지에 이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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