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민들에게 5월은 힘든 달이다. 수입은 뻔한데, 지출을 해야 하는 ‘빨간 날’이 줄을 잇는 달이기 때문이다.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이 닥치고 있다. 부부의 날도 있다. 남편이 아내를, 아내는 남편을 외면할 수 없도록 만드는 날이다.
연인에게 달콤한 키스와 함께 장미를 선물하는 날이라는 ‘로즈데이’도 5월에 들어 있다. 근로자의 날과 석가탄신일도 5월에 포함된 공휴일이다.
돈 없는 서민은 가족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서민들은 5월이 껄끄러워지고 있다.
그런 서민들에게 정부까지 나서서 부담을 주고 있다. ‘봄 여행주간’이다. ‘주간’이라면 한 주일, 7일이 상식이다. 하지만 정부가 여행 좀 하라는 여행주간은 두 주일을 넘는다. 국민에게 여행을 하라고 주간을 ‘곱빼기 주간’으로 늘려주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그 ‘봄 여행주간’에 놀이공원과 숙박시설 등 770개 업체, 4100개의 지점을 찾으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TV속 여행지’를 주제로 하는 여러 가지 행사도 소개하고 있다. TV를 보면서 ‘방콕’을 하기도 하기 불편하도록 만들고 있다.
‘단돈 1만 원’으로 기차여행을 즐기라는 ‘만원의 행복’이라는 것도 알려주고 있다. ‘기차를 타고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숨은 명소와 지역 전통시장, 농촌마을을 체험할 수 있는 당일치기 여행’이라고 했다.
그러나 점심도 건너뛰며 당일치기 여행을 하기는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최소한 ‘1만 원 +α’의 돈을 들여야 가능할 것이다. 어쩌면 그 ‘α’로 지출해야 하는 돈이 훨씬 많을 수도 있다.
서민들을 주눅 들게 만드는 것은 더 있다. ‘정부 국정과제’로 추진된다는 ‘근로자 휴가지원제도’다. 그 신청자가 1만5000명을 넘었다고 발표하는 등 벌써 여러 차례에 걸쳐 ‘홍보’를 하고 있다. 나라에서 돈까지 보태줄 테니 휴가를 즐기라고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것이다.
5월이 면목 없는 국민은 적지 않다.
우선, 청년실업자가 그렇다. 일자리 없는 젊은이에게 수입이 있을 리 없다. 통계청의 ‘2017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자 수는 자그마치 102만8000명이다.
그런 젊은이를 먹여 살리는 부모라고 다를 수는 없다. 늘그막에 ‘쥐꼬리’ 또는 ‘반 토막’으로 줄어든 수입으로 자식들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형편이다.
월급쟁이도 나을 것은 ‘별로’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치솟는 외식물가만 생각해도 우울해지고 있다. 오르지 않는 물가가 없을 정도다.
구조조정 소문이 있는 기업에서 근무하는 월급쟁이는 ‘명퇴’가 겁나서라도 휴가를 내고 여행할 ‘간 큰’ 결단을 내리기가 아마도 적을 것이다. 이미 정리해고를 당한 월급쟁이는 말할 것도 없다.
가계 빚 걱정은 ‘공통사항’이다. 금리가 오르면 물어야 할 이자도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빚이 작년 말 현재 1천450조9000억 원이라고 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5월 8일 어버이날이 ‘빨간 날’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빨간 날’이 하루 더 늘어났더라면 서민들의 스트레스가 그만큼 더 심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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