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T, 로밍 갈등 골 깊다

토요경제 / 기사승인 : 2008-02-19 10: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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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MHz 주파수 공동사용(로밍)을 둘러싸고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경쟁의 수위를 넘어선 감정적 대립을 보이고 있다.

18일 LG텔레콤이 SK텔레콤의 800MHz 로밍 불가 입장에 대해 반론을 밝힌 지 수시간만에 SK텔레콤이 이를 재반박하는 등 양사가 로밍을 둘러싸고 표현 면에서도 ‘비판을 넘어 비난 수준’의 공식입장을 밝혔다.

LGT “800MHz 독점이 통신시장 불균형 초래”

LG텔레콤은 이날 오전 SK텔레콤의 800MHz 주파수 로밍은 대부분 군사시설과 국립공원 등 망 투자 설비가 어려운 지역에 대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군부대지역은 통신망 설치가 허용됐던 신세기통신이 SK텔레콤에 인수됨에 따라 SK텔레콤만 독점적으로 서비스가 가능하고, 국립공원 등은 환경훼손 때문에 신규 기지국 설치가 어려워 로밍을 요청한다는 것이다.

또한 로밍을 통해 SK텔레콤은 로밍대가 지급과 전파사용료 절감 등 수백억원의 경제적 이득이 있으며 전체 이동통신 고객의 커버리지가 확대돼 소비자의 편익을 증대시킨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황금주파수인 800MHz를 특정 사업자가 독점하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으며 이를 통해 SK텔레콤이 시장지배력 강화와 가입자 쏠림 현상 등 통신시장의 불균형을 초래해 왔다고 비판했다.

특히 5년 전부터 로밍 요청에 답변을 지연해온 SK텔레콤이 이제 와서 “10년 사업자…” 운운하며 로밍 거부를 밝힌 것은 사실을 왜곡하고 최소한의 상도의조차 저버린 행위라고 비난했다.

SKT “정책적 특혜 요구 그만해야”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KTF와 LG텔레콤은 이미 2006년 12월 국방부와 ‘군부대내 이동전화망 구축’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바 있어 주장의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국립공원 등에 대해서도 “KTF는 설치가 가능한 기지국이 LG텔레콤만 세울 수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이는 가입자가 많은 도심지역에는 투자를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가입자가 없어 적자가 나는 도심 외곽지역에 대해서는 경쟁사 설비를 이용하겠다는 크림스크링(Cream Skimming: 노른자 위에만 투자)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LG텔레콤은 2002년 700억원 수준인 당기순이익이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2000억원을 상회해 도심 외곽지역 설비를 위한 투자여력이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SK텔레콤은 LG텔레콤이 처음 로밍을 요청한 것은 2005년 7월로 5년 전부터 로밍을 요청해 왔다는 주장도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사업자간 로밍은 자율협상에 따르는 것이 원칙이며 로밍을 도입한 일부 국가(이탈리아, 덴마크 등)의 경우에도 신규사업자에 한하고 있으며 이도 2G망이 없는 3G 신규 사업자에 국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못 박았다.

특히 LG텔레콤이 인수와 관련이 없는 주파수 로밍을 거론하는 것은 제3의 정책적 특혜를 바라는 자사 이기주의적 발상에 불과하다며 2000년부터 LG텔레콤의 누적투자액은 SK텔레콤의 22.5% 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주파수 로밍은 ‘통화품질’ 그 이상의 의미

양사가 이토록 ‘상도의 이상의 표현’을 써가며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주장에 반박을 하는 이유는 이번 주파수 로밍이 향후 통신시장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LG텔레콤으로서는 SK텔레콤의 800MHz 망을 이용하면 적은 지출만으로 도심 외곽지역의 통화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SK텔레콤의 통신망 공유’를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면 자사의 통화품질 이미지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800MHz와 기존 1.8GHz 주파수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듀얼모드 휴대폰을 출시하면 해외로밍 역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으며 기존 2G는 물론 경쟁사의 WCDMA를 활용한 3G 서비스와는 달리 기존 주파수를 그대로 사용하는 리비전A 방식의 자사 3G 서비스의 활성화에 힘을 보탤 수 있다.

SK텔레콤 역시 4G 주파수로 800MHz를 고려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주도권을 쉽게 내줄 수 없는 입장이다. 또한 수년간 수조원대의 설비투자를 통해 구축한 자사 망을 LG텔레콤에 헐값이 빌려주는 것도 달갑지 않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과거 KTF와 로밍을 두고 LG텔레콤이 이를 마케팅에 활용해온 만큼 800MHz 주파수 기지국을 로밍하면 LG텔레콤이 SK텔레콤과 같은 통화품질을 확보한 것처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며 “SK텔레콤이 꾸준한 설비투자를 통해 확보한 통화품질은 물론 힘들게 쌓아온 이미지까지 헐값에 가져가겠다는 속내”라고 비판했다.

한편 SK텔레콤의 하나로 인수 인가 여부 및 조건은 오는 20일 정통부의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난다. 정통부는 “로밍 여부는 공정위의 결정과는 상관없이 법에 의해 정통부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힌 바 있어 공정위의 결정과는 별개로 오는 20일 정통부의 최종 결정에 의해 로밍 여부를 둘러싼 대립의 승자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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