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안한 정국 속에서

여용준 / 기사승인 : 2017-03-09 14: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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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성인이 되고 뉴스를 보면서 이 나라가 조용한 적이 있었나 생각해본다. 정치부건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이 나라는 거의 매일 시끄럽고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2017년 3월 둘째 주처럼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날도 드물 것이다.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중국의 보복은 롯데를 넘어서 유통과 관광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혼란스럽던 정국은 오는 10일 탄핵 인용과 기각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정국은 대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대 글로벌 시장인 중국의 보복 조치를 수습해야 하고 탄핵에 따른 대기업 수사의 향방에도 집중해야 한다.


어떤 결론이 나건 이번 주의 대한민국은 대혼란을 맞이할 것이다. 휩쓸리기 좋은 시절이다. 불안에 떨며 미래를 걱정하기도 좋은 시기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우리가 걱정한다 해도 대책을 내놓을 수는 없다. 우리의 불매운동은 거대한 중국에게는 털끝만큼의 상처도 입히지 못할 것이다.


정부가 저지른 사드인 만큼 대책을 세우고 수습을 하고 책임을 져야할 것은 정부의 일이다.


탄핵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하건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은 “정치·경제에 관심 끄고 밥벌이에나 집중하자”는 말은 아니다. 정치에 관심을 두는 것은 국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저 불안에 못 이겨 일상을 멀리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나라가 어지러울수록 우리 삶을 지키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미 대통령의 ‘버티기’는 국민들의 ‘토요일’을 상당 부분 빼앗아갔다. 진작에 그 자리를 내려놨다면 국민들의 토요일은 그 어느 때와 다름없는 주말이었을 것이다.


일정 부분, 국민들 중 다수는 나라를 위해 ‘토요일’을 내려놔야 했다. 만약 거기서 더 많은 일상을 내려놓는다면 우리의 삶은 흔들릴 수도 있다.


어쩌면 탄핵 선고가 된 이후에도 토요일을 되찾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다. 중국의 경제 보복은 예상보다 더 우리 경제에 깊게 파고들 수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삶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토요일을 반납해야 했던 이유, 경제 보복조치에 분노한 이유도 우리의 삶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던가.


삶을 지키면서 정치와 사회를 주시하자. 그리고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알려주자. 그러면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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