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맡긴다”...은행권, ‘이색신탁상품’ 눈길

문혜원 / 기사승인 : 2018-08-27 19: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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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산가족·반려동물·고령화 등 맞춤상품 봇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시중은행들이 사회적 변화에 맞춘 고객맞춤 신탁상품을 내놓고 있다. 북한 이산가족을 위해 상속 자금을 남길 수 있는 특화상품을 비롯해 조부모들의 양육비 마련· 반려동물 대상 등 이색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 이산가족 상속 자금 맡기는 신탁 출시


최근 남북한 화해 무드 타고 은행들이 북한 이산가족을 위한 금융상품을 개발 중에 있다.


27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KB 북녘가족애(愛) 신탁’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북한의 이산가족에게 상속 자금을 남길 수 있다. 이산가족이 은행에 미리 자금을 맡겨두면 사후 북한 가족에게 전달된다.


나머지 은행들도 향후 남북간 원활한 교류가 가능해질 수 있는 때가 오면 이와 관련 상품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통일이 된다면 북한 가족의 신원을 확인한 뒤 자금을 전달한다는 계획도 있다.


◇ “반려동물을 부탁해”..‘펫 신탁’ 인기


반려동물을 기르는 고객이 늘자, 양육자금을 지급하는 ‘펫 신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펫 신탁은 고객이 은행에게 맡기고, 만약 본인이 사후에 반려동물을 돌봐줄 수 없을 경우 새로운 주인에게 양육자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KB국민은행은 최근 펫 신탁 상품을 개편하기도 했다. 기존 상품은 반려동물 양육자금의 상속 중심이었던 반면, 이번 개편에서는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도록 대상을 확대하고 일부 인출 기능을 더했다.


국민은행은 리뉴얼한 이유로 반려인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반려견 뿐만 아니라 반려묘도 가입이 가능하게 했으며,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 않은 고객에게도 가입의 문을 열어 놓았다. 또한 입양·의료 그리고 장례로 인한 자금이 필요할 시 중도인출이 가능하게끔 변경했다.


KEB하나은행은 반려동물 생애주기 통합 플랫폼 펫 닥과 제휴를 맺어 펫 제휴 ‘시럽적금’을 출시하고 상품 가입과 정액 자동이체를 신청한 고객에게 반려동물 교육콘텐츠 이용권과 반려동물 건강 브랜드의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고령화 자산관리 신탁 각광


은행업계에 따르면 신탁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고령화’ 맞춤 상품이라는 의견이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위협을 받을 걱정 때문에 재산관리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가족 자산관리를 책임지는 신탁상품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의 ‘KB성년후견제도 지원신탁’과 KEB하나은행의 ‘치매안심신탁’, ‘성년후견 지원신탁’이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 상품은 기존 금치산제와 한정치산제가 폐지된 이후 도입된 성년후견제도의 실효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연금 기부형식인 ‘나눔신탁’을 출시했다. 기부시점에 따라 생전기부형과 사후기부형이 있으며, 생전기부형은 기부자가 상품 가입과 동시에 가입금액의 50%를 기부하는 구조로 최소가입금은 1억원이다. 사후기부형은 사망시 잔여 금액을 기부하는 상품으로 최소가입금은 2억원이다.


특히 사후기부형은 생전에 기부자와 기부처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 기부자의 기부취지를 살리는데 도움 될 수 있다. 가입기간은 최대 50년이며 기부자 사망시 자동 종료된다. 기부자는 월, 분기, 반기, 년 단위로 지정하여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후견심판을 받은 치매 및 발달장애인 등의 재산 관리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상품들도 있다. KEB하나은행은 부모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미성년자녀들을 위한 미성년후견지원 신탁도 상품화했다. 이밖에도 국민은행은 손주를 위한 보급형 상속·증여 등 20여 가지 맞춤형 신탁상품도 운용 중이다.


이밖에도 자산을 은행에 맡긴 뒤 일반 통장으로 사용하다가 위탁자 사망 후 잔액을 계약서에 명시해 놓은 공익단체, 학교 등에 기부하는 ‘유언기부신탁’(신한은행) 등도 눈길을 끌고 있다. 신한은행은 고령화 고객에만 맞춘 것이 아닌 자산가치가 많은 주식에 장기 투자해 수익을 얻는 ‘신한가치주 특정금전신탁’도 출시했다.


한편, 신탁은 예금ㆍ부동산 등 고객이 맡긴 재산을 은행이 맡아 관리한 뒤 일정 시점에 지정된 수익자에게 돌려주는 금융서비스다.


신탁이 급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로 업계에서는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신탁이 최근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등 변화하는 사회 분위기에 맞춰 가입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이색 상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인다는 해석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신탁은 고객이 금융회사를 믿고 맡긴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금융사가 자율적인 신뢰를 기반으로 신탁을 운용, 관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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