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 현장서 외면받는 이유 알고 보니...

김경종 / 기사승인 : 2018-08-30 11:25:43
  • -
  • +
  • 인쇄
교육, 홍보 부족...중개업자에게 인센티브 필요하다는 의견도
<사진=연합>

[토요경제=김경종 기자]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을 시행한지 2년이 넘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외면받고 있다.


국토부는 전자계약시스템 사용 시 주택대출금리 할인, 등기수수료 인하 등의 혜택을 제공해 주택구입자들의 이용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주택구입자들이 이같은 혜택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데다, 중개를 담당하는 중개업자에게 이점이 없어 이들에게 전자계약시스템을 사용할만한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9일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에 따르면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은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거래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지난 2016년 5월 서울 서초구에서 시범 시행된 후 2017년 8월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전자계약시스템을 이용하면 종이계약서가 필요하지 않아 간편하고 시간이 절약되는 장점이 있다. 또 계약서 위·변조 및 무자격·무등록자에 의한 불법 중개 등 부동산 중개사고를 막을 수 있다.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임대차계약 확정일자 부여 등 행정절차가 자동 처리돼 기존 방식보다 편리하다. 전자계약시스템을 이용한 매수자는 금융기관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0.2%포인트 금리 인하, 등기수수료 30% 절감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토부가 지난 5월 발표한 ‘부동산거래 전자계약시스템 이용 현황’에 따르면 전자계약시스템이 시작된 지난 2016년부터 올해 5월 24일까지 전자계약을 통해 전국에서 거래된 계약 총 건수는 1만467건이다. 올 7월 서울의 주택거래 건수가 1만1753건임을 고려하면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체결된 건수가 서울 한 달 거래량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자계약시스템이 실질적으로 잘 사용되고 있지 않는다는 점은 일선 현장에서 부동산 거래를 담당하는 중개사무소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본지가 서울 부동산중개사무소 10곳을 취재한 결과 10곳 모두 부동산전자계약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인중개사들은 대부분 전자계약시스템을 들어는 봤지만 잘 모르겠다, 중개사 인센티브가 없다 등 이유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구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들어는 봤지만 이용법이 어려워서 사용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교육을 받기는 했지만 일반 사람들은 기존 방식이 편하다”고 말했다.


강남구의 J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들어본 적은 있는데 중개사에 별다른 인센티브가 없어서 사용하고 있지는 않는다”며 “공용인증서 비용 같은 부분에서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구의 M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공인중개사협회 홈페이지에서 본 것 같지만 전자계약으로 거래를 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중개사 연수교육 중 2시간 정도 관련 교육을 받지만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협회에서는 전자계약시스템을 홍보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시간을 두고 관련 교육과 홍보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종이 계약으로 하다 보니 익숙지 않은 면이 있고 홍보를 시작한지는 1년 남짓이다”면서도 “한방모바일 앱을 비롯해 협회 월간지에서도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역별 워크숍 등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5년 정도를 바라보고 전자계약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자계약시스템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중개를 담당하는 중개사에게 혜택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전문 리서치회사 리얼투데이 장재현 본부장은 “중개업소 입장에서는 전자계약으로 인한 세금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전자계약시스템을 이용하면 세금을 깎아준다는 식의 인센티브가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혜택을 받게 되는 계약당사자는 다른 업소보다 전자계약을 사용하는 중개업소를 선택할 것”이라며 “이것이 중개업소가 전자계약을 사용하게 되는 유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자계약이 강제규정은 아니다”며 “전자계약이 실거래가 자동신고 등 공인중개사에게 이점이 되는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