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움직인다

장우진 / 기사승인 : 2011-11-21 11: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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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리스 오블리제' 후 지지율 상승세…'박근혜 대세론' 휘청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최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가 심상찮다.
안 원장이 안철수연구소 개인보유 주식 절반에 해당하는 1500억여원을 사회환원할 뜻을 밝히면서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본격 대선행보 시작’이라는 해석을 내놓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재산 사회환원 발표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내년 초 안 원장은 에세이를 출간할 예정에 있어 ‘차기 대선주자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노심초사하고 입장이다. 안 원장의 등장 이전까지만 해도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향후 대선을 느긋하게 기다리는 입장이었으나 이제는 상황이 역전됐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이달말부터 국내 대학 특강을 할 예정이며,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4년만이다. 박 전 대표는 일반적인 특강과 달리 무대 아래로 내려와 말하기가 아닌 듣기를 중심으로 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평소 박 전 대표의 약점으로 꼽혔던 소통 부재 이미지를 벗겠다는 각오다.
한편 ‘혁신과통합’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각각 ‘안철수 영입론’을 내세우며, 대선을 앞두고 보증수표로 우뚝선 ‘안철수 잡기’에 나섰다.


◇안철수, 1500억원 재산 사회환원 ‘본격 정치행보?’


최근 안 원장이 1500억원대를 사회에 환원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본격 대선행보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 원장은 안철수연구소 대주주로서 자신 보유지분 37.1%(372만주) 가운데 절반인 1514억원을 사회환원했다.

▲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지난 15일 경기 수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앞에서 1500억원 재산환원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안 원장은 사회환원과 관련된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지난 10·26재보선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이른바 ‘편지정치’를 선보인 것에 비춰봤을 때 이번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역시 사실상 대국민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안 원장은 이메일에서 “건강한 중산층의 삶이 무너지고 있고 특히 꿈과 비전을 갖고 보다 많은 미래를 꿈꿔야 할 젊은 세대들이 좌절하고 실의에 빠져있다”며 “실의에 빠진 젊은이들을 향한 진심어린 위로도 필요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동체의 상생을 위해 작은 실천을 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덕목”이라고 밝히며 사회 환원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기업이 존재하는 것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숭고한 의미가 있으며, 여기에는 구성원 개개인의 자아실현은 물론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하는 존재가 돼야 한다는 보다 큰 차원의 가치도 포함된다고 믿어 왔다”며 “이제 그 가치를 실천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원장은 정치권의 시선을 의식한 듯 “이것은 다른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 오래 전부터 생각해온 것을 실천한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여야는 정치적 출사표로 해석하고 있다.
재산 사회 환원 시점이 대선을 1년여 남겼다는 점과 현재 야권은 ‘통합’, 한나라당은 ‘쇄신‘을 놓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틈타 국민적 관심을 사로잡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수도권의 한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안 원장은 기득권을 버리면서 대중들이 자발적으로 존경하고 따르는 영향력을 구축하고 있고, 상당한 동력이 될 수 있다”며 “본인이든 지원이든 간에 영향력 구축을 위한, 내년 대선을 향한 움직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서 박근혜 앞질러…‘박근혜 대세론’ 휘청


이 같은 안 원장의 결심에 민심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가 지난 15일 공동으로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를 묻는 다자구도 여로조사에서 안 교수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함께 33.7%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달 뉴시스 조사와 비교할 때 안 원장 지지율은 7.1,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1.9% 감소한 수치다.
특히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양자대결’에서 안 원장은 47.9%의 지지율로 박 전 대표(42.0%)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조사에서 박 전 대표에 5.9% 차로 앞선 것에 비해 1.3% 더 벌어진 수치다.
모노리서치 이민호 이사는 “안 원장의 사회환원 발표는 정치권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기존 사회 지도층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신선함으로 다가간 것 같다”며 “향후 정치권에 대한 새로운 변화에 대한 안 원장의 의지와 국민들의 바람이 더해진다면 대권행보에 대한 발걸음이 더욱 빨라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안 원장의 이 같은 행보에 여권에서는 환영과 견제가 동시에 표출되고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본인이 평소에 기부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아마 안 교수가 너무 늦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잘한 일이다”라며 환영을 표했다.
그러나 안 교수의 정치적 행보와 관련해서는 “국민들이 구분해서 볼 능력은 있다. 순수하지 않다고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회환원과 관련해 취재를 하려 온 취재진들에게 안 원장이 묵묵무답으로 답변한 것에는 “통 큰 기부를 취재하기 위한 언론인의 질문에 성실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은 신비주의가 아닌 보신주의”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은 “정치적 의도와 맥락을 따지는 것은 속 좁은 논의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 최고위원은 “‘평생 남을 위해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과 남을 위해 고민해온 사람들’이란 틀에 우리 스스로가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며 “한나라당은 전향적인 정책을 개발하면서 호응하는 큰 틀의 책임있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 최고위원은 10·26 재보궐 이전부터 안 원장의 한나라당 입당을 강력히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선진화개혁추진회의(선개추)는 “어떤 정치적 해석도 앞세워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선개추는 “정치권은 정치적 활동으로 해석하기 바쁘다”며 “기득권적인, 그리고 국민에 대한 베품과 나눔을 망각한 그런 정신이 기성 정치의 몰락을 가져오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내년초 에세이 출간 예정…‘굳히기 들어가나’


안 원장의 대권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안 원장은 내년 초 신작 에세이집을 출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출판사 김영사에 따르면 이번 에세이집은 자서전 또는 자기개발서 계통의 책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치와 사회 현실에 대한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안 원장은 김영사를 통해 2001년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2004년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등을 출간한바 있으며, 최근에는 2009년 리젬을 통해 ‘행복바이러스 안철수’를 출간해 장기간 베스트셀러 순위에 머물렀다.
정치권에서는 이 역시 정치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에세이집을 출간하는 것에 촉각이 곤두설수 밖에는 없는 상황이다.
출판업계에서는 최근 안풍열기에 사회환원 이슈·대선시기 등이 맞물려 출간과 함께 최대의 화제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혁신과통합’은 야권통합을 강력히 주장함과 함께 안 원장의 참여를 촉구했다.
문재인·이해찬·문성근 등이 주축이 된 ‘혁신과통합’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과 정치권이 함께하는 통합안을 제안했다.
이날 상임대표단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혁신적 통합정당 건설의 길에 함께 하자”고 밝혔다.
문재인 대표는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안 원장의 합류와 관련해 “내년 총선 이전이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총선 전에 힘을 합쳐야)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는 만큼 가능하면 그 힘으로 총선을 치르기를 바라는 상황”이라며 “지금의 (안 원장의) 지지도가 유지된다며 우리(야권) 쪽의 대표선수가 될 수도 있다. 그것을 인정하고 우리도 도와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안 원장이 개인적으로 받고 있는 지지도 아주 소중하다”며 “약간의 행보로도 이 정도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발등의 불’ 박근혜, 대선행보 시동건다


이 같은 안 원장의 행보에 박근혜 전 대표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안 원장 등장 이전까지만 해도 압도적 지지로 차기대선을 느긋하게 기다리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10·26 재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은 당시 5%의 지지율로 부진했지만 안 원장의 지지를 받으며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의원을 제치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당시 안 원장은 ‘추석이 지나면 자신의 인기를 시들해질 것’이라고 말한바 있으나 오히려 여론조사에서는 박 전 대표를 앞서기도 해 안 원장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
여기에 안 원장의 사회환원까지 이슈가 되면서 지지율이 더 상승하자 박 전 대표도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섰다.
박 전 대표는 이달 말부터 대학 특강을 할 예정이다. 박 전대표가 국내 대학에서 특강을 하는 것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이후 4년만이다.
박 전 대표는 최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1 소기업·소상공인 대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학생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고 제 얘기도 하려는 것”이라며 뜻을 밝힌바 있다.
박 전 대표 측은 일반적인 특강과 달리 무대 아래로 내려와 말하기가 아닌 듣기를 중심으로 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평소 박 전 대표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소통 부재 이미지를 지우는 것이 목표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가 직접 특강 계획을 밝힌 것을 두고 스스로 대선 행보를 공식화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안 원장의 등장으로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자 조기 등판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가 당직을 맡고 있지 않은 만큼 당분간 대선 행보는 민생·정책 중심의 현장 방문이 될 예정이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안 원장의 재산 사회환원과 관련해 “그건 내가 이야기 할 일이 아니다”라며 “(재산 사회환원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김문수, ‘안철수 영입해야’…최중경 ‘1500억 그냥 가져라’


그러나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박 전 대표의 견제와 함께 안 원장 영입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 지사는 최근 미국 방문에서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기자간담회서 ‘안철수 영입론’을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에 따르면 김 지사는 “안 원장 아버지 인터뷰 기사를 보니 아버지부터 부인까지 모두 한나라당 성향이더라”며 “안 원장은 나보다 더 한나라당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안 원장은 서울 의대 출신에 벤처사업가로 돈도 많이 벌었다. 부인은 의대교수에 아버지는 병원장”이라며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학벌, 돈, 명예를 두루 갖춘, 0.1%에 해당하는 최상류층이다. 그런 사람이 기부까지 하겠다니 젊은층은 매료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안 원장과 박경철 씨가 한나라당 안 할 이유가 또 어디 있느냐”며 “박씨도 (고향이) 안동이다. 안동이 어떤 곳이냐. TK의 골수지역 아니냐”고 한나라당 영입을 강력 주장했다.
한편 재산 사회환원 기부와 관련해서는 “정치인이 자기 재산을 사회에 기부한다는 건 좋은 것 아니냐”며 “(내년 대선에 나오려고 기부했다고 하는데) 당연한 이야기 아니냐. 그렇다고 그걸 나쁘게 보진 않는다. 이를 정치적 덧씌우기 해서 나쁘게 가져갈 필요가 없다”고 환영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6일 퇴임한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안 원장의 사회기부에 일침을 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 전 장관은 퇴임 당일 기자들과의 송별만찬에 참석해 “안철수 원장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아인슈타인이 미국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과학자는 과학발전에 전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학을 잘 해서 국리민복 증진에 기여하고 한명의 일자리라도 더 만들어야 한다”며 “1500억원은 자기가 가져도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전 장관은 “안 원장을 한 번 만난적이 있는데 겸손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정치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의외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 원장 정도의 위치에 있는 과학자는 한눈 팔면 안된다. 과학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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