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vs 복지부 ‘2Round 돌입’

장우진 / 기사승인 : 2011-12-05 13: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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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 갈등에 한미 FTA 체결 ‘2차 갈등 심화’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정부의 일괄약가 인하 정책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제약업계가 본격 소송을 준비중인 가운데 한미 FTA 비준 통과를 놓고 또 한 번 갈등을 겪고 있다.
현재 한미 FTA 체결로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바로 제약업계다. 지식재산권이 강화돼 신약을 보유한 다국적제약사에 국내 제약사들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상대적으로 제약업계의 피해규모를 작게 추산하고 있어 제약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복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업계의 손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그 피해를 최소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FTA체결만으로도 상황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일괄약가인하까지 추진하는 것은 결국 ‘제약사 죽이기’라며 ‘정부의 약가인하 제고’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제약협회-복지부, 예상 피해규모 달라 ‘갈등’


한미 FTA체결에 따라 가장 피해가 예상되는 부분은 농축산 산업과 함께 제약산업이 꼽히고 있다.
한미FTA가 발효되면 지식재산권이 강화돼 신약을 보유한 다국적제약사가 유리해지는 반면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복제약)이나 개량신약 등을 출시할 여지가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한미FTA 발효로 국내 제네릭 생산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686억~1197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 위축에 따른 소득 감소분은 457억~797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제약업계는 이보다 더 손실이 큰 것으로 파악해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업계는 4년 전에 한미FTA 타결에 따른 피해규모를 관세철폐, 특허연장 등의 영향으로 연간 1400억~4900억원 정도의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한바 있다.
이 같이 예상 피해규모가 큰 차이를 보이자 제약협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입장표명에 나섰다.
제약협회는 약가인하 태풍에 더해 한미 FTA 비준안이 국회통과 됨에 따라 그 피해가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일간지 호소문 게재에 나섰다.
협회는 “한미 FTA 비준으로 국내 제약산업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약속한 피해산업 지원책을 반드시 지키고, 일괄 약가인하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내 제네릭의약품 개발을 원천적으로 막는 허가-특허 연계로 인해 국내 제약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다국적사의 국내시장 점유확대로 국민의 의료비 증가와 제약속국으로 전환 우려가 있으므로 국내 이행법안 마련시 피해 최소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허권자는 자신의 특허가 진짜라는 서약을 해야한다”며 “허위로 판명될 경우 출시지연으로 인한 제약사의 기회비용, 의료비과다지출액 등은 모조리 특허권자가 배상하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송이 진행돼도 특허연계로 인한 허가 심사는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약사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제네릭의약품 개발자는 품목허가 신청사실을 등재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자와 특허권자 모두에게 통보하도록 되어있다”며 “이는 한-미 FTA 협정문에서 명시한 특허권자에게만 통보토록 한 사항을 정부가 범위 확대를 스스로 한 것인바 특허권자에게만 통보토록 반드시 수정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약품 분야의 최대 독소 조항인 ‘허가-특허 연계’ 사항에 대해서는 “한미 FTA만 적용되야하나 WTO TRIPs 협정에 따라 WTO 회원국에 대해서는 FTA 체결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적용되야 한다”며 “이에 EU의 경우 자국에 유리하게 허가-특허를 악용할 소지가 있어 담당부처에서는 추가로 양국간 문서를 통해 한-EU협정문에 관련사항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 관계자는 “최초 제네릭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위법령에 명시해야 한다”며 “국내 의약품의 미국 진출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SMP, GLP 상호인정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한국제약협회 회원들과 전국 200여 제약사 직원들이 보건복지부의 일방적인 약가인하정책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가졌다.


◇복지부, ‘신약개발 투자하겠다’ 제약사 달래기 나서


이처럼 제약협회의 반발이 거세자 정부는 업계 달래기에 나섰다.
복지부는 제약사들의 일부 피해는 인정하면서도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1조원 규모의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시행중이며, 32가지 세부이행과제를 마련해 오는 2018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또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와 함께 (재)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단장 이동호)을 출범하고 ‘범부처 전주기 신약개발사업’ 본격 추진에 나섰다.
‘범부처 전주기 신약개발사업’은 3개 부처(교과부, 지경부, 복지부) 간 R&D 경계를 초월한 협력을 바탕으로 후보물질 도출부터 비임상·임상시험까지 전주기에 걸쳐 글로벌 신약개발을 목표로 추진하는 국가 연구개발사업의 한 부분이다.
사업단은 오는 2019년까지 5300억원의 예산을 추입, 10개 이상 글로벌 신약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단순 R&D 과제 관리 형식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신약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개념의 기업형 사업단으로 운영할 방침이며, 운영전반의 행정사항 심의·의결을 위한 운영위원회와 투자 프로젝트 선정에 대한 자문·심의를 위한 투자심의위원회를 별도 설치할 예정이다.
또 복지부는 FTA 발효에 따른 국내 제네릭 가격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신약 가격은 한미 FTA 허가특허 연계제도와 관계없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경우에만 적용되며 특허기간 만료 후 국내기업이 복제약을 생산할 경우에는 종전처럼 허가절차가 진행된다고 언급했다.
즉 한미 FTA 발효에 국내기업이 복제약을 생산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내 복제약 가격이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제약사들은 한미 FTA가 체결된 만큼 일괄약가인하에 대한 피해보상이라도 받기 위해 복지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이미 제약사들은 김앤장·세종·율촌·태평양 등 국내 대표 법무법인 4곳으로부터 약가인하 관련 소송관련 내용을 듣고 승소가능성이 우세하다고 판단, 본격 소송준비에 나섰다.
단 얼마전까지만 해도 제약사마다 피해규모다 다를 수 있어 개별소송을 준비할 예정이었지만 회사규모·피해액수가 비슷한 회사끼리 그룹으로 묶어 소송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한미 FTA 체결로 (제약사들의) 피해규모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이를 수 있다”며 “정부가 제약산업의 피해규모를 제대로 인지조차 안하고 있는만큼 소송을 통해서라도 최대한의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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