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궁지에 몰리나

장우진 / 기사승인 : 2011-12-26 13: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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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완성車업체, '수수료 인하' 압박…금융위도 '신용카드 대책' 개입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카드사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그 동안 지지부진하게 이어져온 소상공인연합회와의 수수료 전쟁에서 1.8% 수준으로 인하하며 협상을 마치고자 하는 입장이었으나 더 큰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카드사들이 현대자동차의 수수료 인하 요구에 백기를 들면서 일각에서는 ‘대기업에는 굴복하고 영세상인들은 모른척 하느냐’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또 한 번의 강경대응을 요구하며 1.5% 수준 인하를 주장하고 나섰다.
문제는 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의료업계 등도 수수료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에 이어 한국GM, 르노, 쌍용자동차까지 현대차와 같은 수준의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카드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연내 ‘신용카드 구조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으로 카드사들을 대기업·영세서민에 당국압박까지 ‘삼중고(三中苦)’를 겪고 있다.


◇소상공인, ‘대기업만 내리냐, 우리도 내려달라’


소상공인연합회는 카드사들을 상대로 강경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기존과 같은 대규모 결의대회, 성명 발표 수준이 아닌 1~2개 대형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입장이다.
160만명에 달하는 장영업자가 속해있는 만큼 행동을 통해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며 이에 카드사가 입은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10월말 7개 신용카드사들이 현대자동차의 수수료 요구 인하에 순순히 백기를 든 것으로 예로 들며 “대기업 카드 수수료만 내리고 소상공인 대상 카드 수수료는 외면하고 있다”며 “카드사들이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가맹점 계약해지 등 강력대응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현재 법무법인과 함께 단체로 카드 가맹점 계약 해지를 위해 위임장 작업을 진행하며, 카드사 선정 등 상황이 준비되는 대로 본격 움직임에 착수할 예정이다.
만약 카드사를 해지하게 되면, 카드사들이 입는 타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이지만 가맹주들 역시 비판의 대상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은 최근 중소가맹점에 대해 범위확대와 1.8% 수준으로 수수료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맹점 해지라는 강경책은 지나친 요구라는 지적이다. 즉 가맹점 해지로 인해 카드사들은 물론 수익에 타격을 입겠지만 고객들 역시 피해를 보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해지할 경우, 다수의 신한카드 고객들은 식당이나 매장에서 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만약 ‘다른 카드를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박한다면 이는 결국 카드사용을 부추기는 꼴 밖에 되지 않게 된다.
10월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는 서울 중구 장중체육관에서 ‘카드수수료 인하 촉구 집회’를 개최했고, 참석하지 못한 가맹주들은 일일휴업에 들어가 ‘점심대란’이 우려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가맹주들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카드사와 승부를 벌이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강동구 천호동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 모씨(여, 34세)는 “최근 카드사들과의 대립에 대해 손님들로부터 서비스 제한 등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면 괜히 죄송하다”며 “자칫 가맹점 해지로 인해 손님을 놓치게 될까봐 걱정된다. 좋게 마무리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 유권자시민행동은 지난 21일 60여개 직능 소상공인 단체가 참여하는 ‘2000만 서민과 직능소상공인 결의대회’를 대전한밭체육관에서 열고 카드사의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1.5% 인하 적용을 촉구했다.


◇한국GM·르노·쌍용차, ‘우리도 인하해 달라’


대한의사협회 등 8개 의약단체들도 “의료계 신용카드 수수료를 1.5% 수준으로 인하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 대표들은 지난 8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영환 위원장과 함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귀빈식당에서 개최한 ‘의료계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 “중소 의원과 약국에 부과하는 수수료가 과도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어 “1차 의료를 담당해야 할 동네 병·의원과 약국이 심각한 경영난으로 문을 닫고 있다”며 “국민의 의료접근성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의협은 의료업 부문중 아이러니하게도 의원급 의료기관이 가장 높은 수수료율인 2.0~2.7% 수준(종합병원 1.5%, 일반병원 2~2.7%)이라며 현행 수수료율을 1.5% 이하로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한바 있다.
이 같은 영세상인과 의료업계 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카드 수수료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이같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카드사들은 현대자동차의 수수료 요구에 힘없이 백기를 들었다. KB국민카드만이 강경한 입장을 보였으나 결국 대기업의 압박에 무릎을 꿇었다. 문제는 당시 현대차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다른 대기업들도 연쇄적으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이 같은 상황이 현실화됐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수수료 인하에 따라 한국GM, 르노, 쌍용차들도 현대차와 같은 수준의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카드의 경우 현대차의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형평성에 따라 타 자동차 회사의 수수료를 인하해 다른 카드사들은 이를 반박할 명분이 없는 상황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자동차 부분은 타 부분과 다르게 결제단위가 높고 카드구매 비중이 높아 결국 요구를 받아들일 수 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금융위도 압박…카드사 ‘진퇴양난’


수수료 압박에 시달리는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압박까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연내 ‘신용카드 구조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카드 수수료 문제해결·체크카드 활성화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카드 수수료율을 낮추기 위해 카드사들의 포인트 마케팅 관행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인트 제도가 당장은 혜택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가맹주들이 포인트만큼 가격을 높이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또 체크카드 활성화를 통해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할 예정이며, 신용카드 발급시 카드사들은 고객 신용도를 면밀히 분석해 카드 사용한도 결정·발급 등을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용등급 7등급을 기준으로 그 이하 사람들에게는 신용카드를 발급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포인트제에 대한 규정이 까다로워질 경우, 마케팅에 골머리를 앓을 예정이다. 또 체크카드 사용은 신용카드에 비해 수익에 큰 도움이 안되는 만큼 카드사들의 수익압박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계속되는 수수료 인하 방침에 수입압박이 상당하다”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부가서비스나 포인트 적립 등에서 제한을 두어 손실을 메꿀수 밖에는 없는 상황이었으나 (당국 개입으로 인해)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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