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권 프로젝트 가동

장우진 / 기사승인 : 2012-01-16 1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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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방문·재단설립 추진 등 ‘대선직행’ 본격 움직임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행보가 심상치 않다. 안 원장의 대선 출마설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맞물리면서 끊임없이 제기됐으나 최근의 움직임은 대선 출마 ‘공식’을 따르는 모양새다. 이에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7월을 전후로 신당을 창당하지 않겠느냐’는 ‘7월 창당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안 원장의 방미 등 그동안 보인 정치적 움직임과 주변인들의 발언, 여야(與野)의 불안한 현 상황 등에 비춰봤을 때 신당창당이 유력시 된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정치에 대한 염증이 더욱 불거지고 있는 만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안 원장이 ‘신당 창당’을 통해 대권을 노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기가 7월로 논해지는 이유는 높은 지지율에 비해 정치권에서는 아직 신입생인 만큼 본격 행보는 조금 이르다는 분석이다. 또 눈 앞에 총선이라는 큰 과제가 주어진 만큼 총선이 끝난 후 상황이 정리되면 본격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안철수 美방문, ‘정치참여’ 여운 남겨…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 8일 에릭 슈미트 구글회장과 빌 게이트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의 면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최근 안 원장의 미국 행보가 정치권의 화두가 되고 있다. 안 원장은 미국을 방문해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연이어 만남을 가졌다.


먼저 지난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소재 구글 본사를 방문해 약 1시간 동안 슈미트 회장과 환담을 나눴다. 이날 안 원장과 슈미트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문제, 신자유주의의 폐단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은 “슈미트 회장에게 물어보니 실리콘 밸리에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불공정한 거래를 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라면서 “그는 이를 일종의 ‘문화’라고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규제나 제도보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에 대한) 인식의 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성장은 하지만 고용이 늘지 않는 ‘고용없는 성장’에 대한 문제에 대해 안 원장과 슈미트 회장은 상호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은 이를 놓고 세계화와 기술발전에 따른 불가피한 부분도 있지만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라는 것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11일에는 재단설립과 관련해 빌 게이츠 전 회장을 만났다. 안 원장은 게이츠 전 회장과 비공개로 만난 후 “(게이츠 회장이) 기부하는데 그치지 말고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과 관련해 보다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 해결하는 재단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이어 “(기부재단 설립시기는) 이르면 이달말이나 내달 초 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안 원장은 “슈미트 회장도, 자신도 슈미트 회장도 정치인이 아닌 만큼 정치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8일 출국전 인천공항에서 갖은 기자회견서 ‘정치 참여 시기와 방법을 고민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뒤 “열정을 갖고 계속 어려운 일을 이겨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안 원장의 이 같은 움직임을 놓고 ‘본격 정치행보’라는데 정치권에서는 이견이 없다. 대권을 염두해둔 포석이라는 것이다.


안 원장은 청춘콘서트를 통해 재단 설립 등을 수차례 언급한바 있어 이번 재단설립 추진을 놓고 ‘약속 지키기’라는 이야기도 있으나 시기와 방법, 그 밖에 전후 상황에 비춰봤을 때 ‘출마 고민’이 아닌 이미 ‘출마’를 한 셈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선과외·재단 설립 등 ‘대권 계단오르기’


안 원장이 이미 대선을 염두해 둔 포석이라는 점은 이전 상황을 보면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심지어는 ‘7월 창당설’까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지난달 28일 <조선일보>를 통해 ‘안 원장이 대선과외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대선행보 본격화’라는 주장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야권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이) 11월쯤부터 각 분야별 전문가들을 초빙해 대화형 학습을 해온 것으로 안다”면서 “자신이 잘 아는 IT(정보기술) 분야를 제외하고 경제·사회복지·국제관계·북한 등 광범위한 국정분야에 걸쳐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북한 문제와 관련, 이달초 김근식 경남대 교수를 만나 몇 시간에 걸쳐 남북 관계 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눴으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에도 다시 만나 붕한 정세 및 대북정책 방향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안 원장의 기부재단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검사 출신의 강인철 변호사도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는 햇볕정책의 발전적 계승을 주장하는 북한 전문가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 방북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야권의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한 야권 중진 의원이 안 원장의 대선 학습을 중점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하나는 안 원장 주변 인맥들의 발언이다. 안 원장의 멘토이자 청춘콘서트 게스트로도 참여한바 있는 법륜스님(평화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제3신당이 나올 수 있다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정도가 할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물론 당시 ‘안 원장이 신당을 창당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오히려 ‘시기’를 놓고 저울질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안 원장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에 안 원장은 총선서 ‘강남 출마설’이 불거지자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야권통합이 이뤄질 경우 안 원장이 함께 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안 원장은 독자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정치를 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한 적도 없다.


야권은 물론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을 비롯해 한나라당 역시 안 원장의 영입을 희망하고는 있다. 그러나 안 원장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는 미지수다. 국민들이 안 원장에게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새로운 정치’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갑작스레 불어닥친 안풍 열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기존 정치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이 안 원장에게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잘 알고 있는 안 원장이 어느 한 곳에 소속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아무리 지지도가 높다 해도 정치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니만큼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7월 창당설’ 유력…‘명분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안 원장이 신당을 창당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여야를 막론하고 현재 상황이 매우 어수선하기 때문이다.


야권은 그동안 안 원장의 합류를 강력히 원했다. 단순 인맥에서 이제는 정치적 동반자가 된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미 야권 통합에 참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에 이어 민주통합당도 ‘돈봉투’ 논란에 곤욕을 치루고 있다. 민주통합당 후보 9명은 당대표 경선(15일) 전 이와 관련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며 뻔한 이야기만을 늘여놓았다. 기존 정치의 염증이 또 한 번 표출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 당분간은 안 원장이 민주통합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단 총선에서 안 원장의 한마디 한마디가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한 만큼 야권에 힘이 실릴 가능성은 높다.


안 원장이 7월을 전후로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7월 창당설’이 부각되는 이유도 이같은 맥락과 상통한다. 우선 지지율은 높은 반면 정치권에서는 아직 신입생에 불과한 만큼 정치공부·기반쌓기 등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안철수의 대선 과외’가 이를 나타내고 있으며, 1500억원 사회환원, 미국 방문, 재단 설립 추진에 조만간 에세이집까지 출간할 예정으로 차근차근 ‘발판쌓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조금씩이나마 정치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는 것도 조만간 본격 시동을 걸 것으로 풀이된다.


안 원장에게는 ‘대선출마 직행’이라는 가정하에 총선이라는 큰 과제가 주어졌다. 즉 총선에서 안 원장이 얼마나 성공적인 정치적 과제를 풀어내는지가 대권향방의 가늠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총선에 사활을 걸고 ‘쇄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즉 총선이 끝나고 상황이 정리될 때쯤, 그리고 대선을 앞두고 본격 움직임을 보일만한 시간적인 여유를 감안했을 때 7월 전후 신당창당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야권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의 신당 창당을 유력하게 보고 있고, 그 시기는 아마 7월쯤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김진표 원내대표가 최근 문재인 이사장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은 부분, 안 원장에게 ‘독자노선이던 기존 전당 가입이던 당당히 나서라’라고 말한 부분 등에 비춰봤을때 (안 원장의) 야권 합류 가능성이 애매한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문 이사장이 최근 방송에 나와 “(안 원장이) ‘박근혜 대세론’을 꺾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말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한바 있다. 또 안 원장을 향해서는 “정치에 관한 확신이 있다면 도전해야 한다. 기존 정당에 가입하든 독자 노선을 가든 어려운 여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반대 입장은 토론을 통해 극복해야 정치인으로 선택될 수 있다”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당당히 나서 국민들로부터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안 원장이 신당을 창당하게 되면 그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매경이코노미> 신년호에서 20-30-40대 30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안 원장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정당 중 지지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경 이코노미>는 안철수 신당, 통합민주당, 한나라당, 통합진보당, 무소속, 미결정으로 설문을 진행했으며, 안철수 신당이 29%(888명)의 지지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은 12%에 그쳤다.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답변은 4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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