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권력이 노동자의 정당한 목소리를 탄압한 것에 항거하고, 또 질병으로부터 고통 받는 국민을 위해 노력한, ‘북미 지역 최초의 민주사회주의 정부수상’인 캐나다 정치인 토미 더글러스. 그가 1962년 의회에서 한 연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책 <마우스랜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를 해도 변하지 않는 국민의 고단한 삶을 풍자한 우화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생쥐들이 모여 사는 ‘마우스랜드’도 우리가 사는 사회처럼 몇 년마다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뽑는다. 그런데 그들이 뽑은 지도자는 생쥐가 아닌 매번 고양이였다. 고양이들은 ‘더 쉽게 생쥐를 잡아먹을 수 있는 법’따위를 만들었고 생쥐들의 삶은 점점 피폐해졌다. 사실상 ‘고양이들을 위한 마우스랜드’인 셈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마리의 생쥐가 홀연히 나타나 외쳤다. “이제부터는 생쥐 가운데서 지도자를 뽑아보자.” 그러나 생쥐들은 이를 환영하기는커녕 그를 ‘빨갱이’라며 도리어 감옥에 처넣는다.
이 책은 우리에겐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다. 짧은 내용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우리가 처한 정치 행태의 근본적 물음과 함께 시스템에 대한 의미를 함축적으로 알려준다.
기득 권력이 사회를 지배하는 방식은 지구 어느 나라든 비슷하다. 합법을 가장한 선거는 왜곡되고, 변화를 갈망하는 세력은 매도된다.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수도권 지역에서 뉴타운 공약으로 서민의 욕망을 건드려 완승을 이끌어냈다.
대선에서도 ‘경제 살리기’ 공약으로 잘 살 수 있다는 환상을 만들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후보임에도 당선이 되었다. 우화에서처럼 우리는 그들이 모두 색깔만 다른 고양이임에도 ‘생쥐’를 뽑자는 외침을 무시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서민들에게 피폐하고 고단한 삶을 안겼다. 하지만 그들의 공약은 진실했다. 부자에게는.
이제 또다시 선거의 계절이 다가온다. 그리고 또다시 변화의 세력은 ‘빨갱이’로 매도될 것이다. 하지만 선택권은 아직까지 우리 손에 있다. 토미 더글러스 저·한주리 그림, 6000원, 책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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