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 사장 사의, '외환銀 인수 위한 총대?'

장우진 / 기사승인 : 2012-01-16 14:36:00
  • -
  • +
  • 인쇄
'인수작업 걸림돌' 사의 표명 놓고 각종 의구심 '촉각'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지난 11일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사진)이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각종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김 사장은 “외환은행 인수에 장애가 된다면 물러나겠다”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진행이 더딘 외환은행 인수 작업과 관련해 자신이 노조에 강성이미지가 강해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인수가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승인이 늦어지면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바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단순 ‘외환은행 노조 달래기’라고만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다. 노조 역시 ‘론스타 먹튀 방조에 대한 반대일 뿐 특정 인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즉, 또 다른 배경이 있다는 분위기다.
가장 유력시 되는 부분은 ‘금융당국에 대한 압박’이다. 론스타에 대한 산업자본 여부가 결정된 후 자회사 편입승인이 나는데 하나금융과 론스타간 매매계약은 2월만기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후계구도에서 뒤쳐져 사의했다’는 등의 나오고 있으나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종열, ‘외환銀 인수 장애되지 않겠다’ 사의 표명


김 사장은 지난 11일 김승유 회장을 만나 “외환은행과 인수·합병(M&A)에 장애가 된다면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김 사장은 이날 오후 일정을 모두 제쳐두고 김 회장을 만나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하나금융의 2인자로 외환은행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하던 인물이다. 더욱이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유력한 후임자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돌연 자리에서 물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사장은 <뉴시스>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실질적인 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한데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이 마음을 트고 이야기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 같았다”며 “좋은 밑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통 큰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이 실질적으로 의지가 돼야 하는데 골이 큰 상황”이라며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 하나로 인해 통합에 저해가 될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안 된다”고 전했다.
그동안 김 사장은 외환은행 노동조합을 비롯해 야권과 시민단체들이 강력하게 저항하는 것을 놓고 해결책을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9부 능선을 넘어 자회사 편입 신청 승인을 앞두고 악화된 여론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은 지난해 8월 국정감사에서 외환은행 인수 후 직원 고용을 묻는 질문에 “불법을 저지른 사람과 회사에 위해를 가한 사람은 안된다”고 말해 노조의 반발을 샀다.


◇늦어지는 인수에 금융당국 압박?


그러나 이와 관련해 외환은행 노조는 ‘사실과 다르다’고 의문을 표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계약 자체가 불법적이고, 시너지가 없기 때문에 반대해왔지 김 사장의 강성이미지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김 사장의 사퇴가 외환은행 인수 반대에 변수가 될 수 없다. 내부 사정이 있을 텐데 솔직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노조와의 관계개선을 밝힌 것은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 사장이 금융당국의 승인을 압박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수작업이 늦어질수록 속이 타는 것은 하나금융이다. 우선 론스타와 맺은 주식매매계약서의 효력은 2월말까지다. 이 안에 인수가 마무리 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시나리오다. 또 1월을 넘기게 되면 론스타가 추가결산배당금을 챙겨가게 된다. 1월 중순이 지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하나금융은 2월안에만 인수가 마무리 된다면 만족할만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실제 김 회장은 지난 4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2년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외환은행 인수 무산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론스타와 외환은행 매매계약이 만료되는 내달 29일까지 금융당국 승인이 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되면 (론스타가) 계약을 다시 연장하겠느냐”며 론스타의 계약파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국민은행, HSBC 등과 막판에 매각 계약을 파기한 전력이 있는 론스타가 이번에도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뜻으로 풀이된다.
이 같이 인수작업이 늦어지면서 김 회장이 직접 인수무산 가능성을 언급하자 김 사장은 사의라는 극단의 카드로 금융당국에 압박수위를 높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 관계자는 “김 사장의 사의는 김 회장의 발언에 힘을 더 보태 금융당국을 압박하는 상황”이라며 “외환은행 인수작업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만큼 마무리에 책임을 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후계구도 놓고 내부불환?…가능성은 적어


이 외 ‘후계구도 문제에 의한 사의’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신빙성은 떨어진다는 분위기다.
김 회장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그리고 ‘포스트 김승유’로는 김 사장을 비롯해 김정태 하나은행장, 윤용로 부회장 등이 거론된다.
김 사장은 2005년부터 2008년 3월까지 하나은행장을 역임했다. 이후 김 사장은 하나금융 대표이사를 맡게 됐고, 행장 자리는 현 김 행장이 물려받았다. 두 명 모두 하나금융에서 각 본부 부행장 등을 역임한 ‘하나금융맨’이다.
윤 부회장의 경우 대표적인 ‘모피아(구 재정경제부 관료 출신)’ 라인이며 기업은행장을 역임했다.
현재 윤 부회장의 경우 외환은행장으로 낙점된 상태다. 그리고 김 사장과 김 행장의 권력구도에서 사의 전까지만 해도 김 사장이 조금 더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후계갈등’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이에 김 사장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김승유 회장, 김정태 행장과 갈등은 전혀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나 현재 김 회장의 1년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내부 불화에 따른 사의 가능성은 적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