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으로 돌아온 '영원한 오빠' 이상민, 키워드는 ‘빠른 농구’

박진호 / 기사승인 : 2014-10-16 18: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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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거둔 첫 승 … “농구명가 삼성의 부활 이끈다”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산소 같은 남자’라는 별명으로 농구대잔치 전성기 시절부터 한국 프로농구를 대표해왔던 최고의 아이콘 이상민이 지도자로서 첫 발을 뗀 시즌에 어렵게 첫 승을 신고했다. 이상민 감독이 이끄는 서울 삼성 썬더스는 시즌 개막 후 2연패를 당하다가 15일, 안양에서 벌어진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어렵게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첫 승. 그리고 ‘감독’ 이상민의 지도자 데뷔 첫 승이기도 했다.


연세대학교 시절부터 최고의 인기스타로 탄탄대로를 달렸던 이상민 감독의 부임은 최근 우승권에서 멀어진 삼성의 팬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견해는 달랐다.
당장 성적 반등을 노리기에 삼성의 전력 자체가 그다지 경쟁력이 있지 않다는 판단에서였다. 삼성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와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각 1순위와 2순위 지명권을 획득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검증된 신인 김준일을 확보한 것은 분명한 소득이었지만 당장 코트에서 파괴력을 보여줘야 하는 외국인 선수의 경우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는 분석이 있다.
게다가 시즌을 앞둔 FA시장에서도 ‘올인’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삼성은 다소 소극적인 행보를 취했다. 지난 시즌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던 삼성이 뚜렷한 전력 상승 효과가 없는 상황에서 성적 반등을 바로 이뤄내길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평가가 이어지는 이유다.
쉽지 않았던 감독 데뷔전
시즌을 앞두고 감독으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던 이상민 감독은 자신의 지도자 데뷔전이었던 고양 오리온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72-79로 패했다.
시즌 초반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돌풍의 핵’으로 떠오른 오리온스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경기 막판의 집중력에서 부족함을 보인 것은 ‘삼성의 고질병’이 완치되지 않았음을 보여준 단면이었다. 그러나 이상민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한 문제에 동의하면서도 패배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희망을 말했다.
“외곽슛이 연습 때보다 좋지 않았고, 골밑 수비에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속공도 많이 나왔고, 내가 원했던 빠른 농구의 색깔을 보여줬고요... 경기에서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비록 졌어도 내용은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고 봅니다.”
이 감독은 데뷔전 승리에 대한 욕심과 부담도 있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러나 “재미있게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고, 경기를 하다 보니 승부욕 때문에 데뷔전이라는 사실도 잊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특히 패배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에 대한 칭찬으로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수습했다. 특히 새롭게 가세하여 팀 전력과 관련해 가장 변수가 될 수 있는 리오 라이온스와 김준일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말을 반복했다.
“리오 (라이온스)는 오늘 자기 플레이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슛이 좋은 선수인데 외곽에서 야투가 잘 듣지 않은 게 조금 아쉽지만 개인적으로 선수들에게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들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오리온스의 트로이 길렌워터의 활약에 가려 빛이 바랬던 라이온스에 대해 이상민 감독은 ‘자기 몫은 해줬다’는 평가를 내렸다. 1-2순위로 올 시즌 프로에 입단해 1순위의 영광을 안았던 이승현(오리온스)과 또다시 대결을 펼쳤던 김준일에 대해서도 칭찬을 이어갔다.
“(김)준일이는 아침에 합류했어요. 하루 전날 정기전에서 40분 풀타임을 뛰고 왔고, 또 팀에 늦게 들어온 만큼 팀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비슷한 시간의 플레이타임을 통해 적응시켜 나갈 거고, 기량이 있는 선수니까 점점 더 좋아질 겁니다.”
이 감독은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의 집중력 문제에 대해서도 “아쉬움은 있지만 비시즌 훈련 당시보다는 나아진 것”이라며 박스아웃과 속공에 초점을 맞춰서 준비한 것에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라이벌인 SK나이츠와 가진 홈 개막전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은 그대로 이어졌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SK를 상대로 경기 내내 치열하게 따라붙던 서울 삼성은 3쿼터 중반 이후 급격히 무너졌고, 결국 4쿼터에는 완전히 무장해제되고 말았다.
세 경기 만에 첫 승 신고
‘멀고도 험한 길’이 될 것 같았던 가시밭길의 첫 승 도전은 결국 세 번째 경기를 치른 안양에서 이루어졌다. 삼성은 15일 안양 경기에서 KGC 인삼공사에 92-9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이날도 후반에 힘을 쓰지 못하는 고질병은 여전했다.
전반을 48-29로 크게 앞섰던 삼성은 3쿼터 중반 이후 상대의 맹렬한 추격에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동점을 허용하며 연장까지 가게 됐다. 연장에서도 1초의 시간만 더 있었다면 상대에게 역전 3점을 때려 맞았을 상황이었지만 가까스로 2점차의 승리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상민 감독은 “첫 승하기 정말 힘드네요”라고 말하며 전반전에서의 큰 리드에 자기 자신부터 자만했던 것 같다며 승리 소감을 반성으로 시작했다. 이 감독은 “많은 격려와 걱정을 해준 팬들과 주위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크게 앞서던 경기를 따라잡혔음에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선수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쉽게 갈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풀게 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지만 역전패를 당했으면 데미지가 컸을 경기에서 “선수들이 연장전 마지막 5분의 집중력을 보여줬다”며 스스로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감독이라는 자리가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닌 것 같다며 스타 출신 감독이라는 부담을 상당하다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게다가 먼저 지휘봉을 잡은 현역 스타 출신의 감독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전력의 팀을 맡은 것과 달리 삼성의 전력이 다소 떨어지고 있어 성적을 내는 데에 더 험난한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수비와 빠른 농구로 새 바람
이상민 감독의 농구는 빠른 농구다. 조직력을 바탕으로 수비를 강하게 하고 빠른 스피드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농구를 중심으로 한다. 정상적인 전력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 없기 때문에 수비로 상대의 예봉을 철저히 막고 과감하고 빠른 공격으로 맞서겠다는 계산이다.
이 감독은 삼성이 그동안 공격제한시간에 자주 걸리면서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는 부분을 지적하며 “공격에서 주저하지 말라는 부분을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지더라도 당당하게 경기를 즐기라는 것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의 팀 전력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모든 구단의 전력이 평준화를 이뤘기 때문에 4쿼터에서 승부가 갈리는 경기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결과적으로 나머지 9개 구단과 모두 “해 볼만 할 것”이라며 초임 감독의 패기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현재 부상으로 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는 임동섭과 김동우가 복귀하게 되면 팀의 전체적인 짜임새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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