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쉽고 싸게”…인터넷은행 시대 개막

이경화 / 기사승인 : 2017-04-07 15:42:51
  • -
  • +
  • 인쇄
K뱅크, 신규 가입자 10만 돌파…카카오뱅크도 6월 영업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24시간 365일 꺼지지 않는 은행을 표방한 K뱅크가 문을 열었다. 지점도, 창구 직원도 없이 오직 모바일·온라인을 통해 영업하는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이 은행은 3일 0시 서비스를 시작한 직후부터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어 현재 가입자 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예·적금 등 수신계좌 수는 10만6379건, 대출 승인 8021건, 체크카드 발급 9만1130건이다. 총 수신금액은 약 730억 원, 대출액은 410억 원이다.


K뱅크는 시중은행보다 최대 2%포인트 낮은 대출 금리와 편의성을 내세워 승부를 걸고 있다. 본인 명의 휴대폰만 갖고 있으면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 받아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개설 후 모바일과 웹에서 조회, 송금, 예·적금, 대출 등 모든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본격적인 무점포 은행 시대가 도래했다.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오는 6월 영업을 시작하는 가운데 K뱅크와 카카오뱅크, 시중은행 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 2%대 반값 금리 예금·신용대출


K뱅크가 내세우는 강점은 높은 이자와 낮은 금리다. 대출상품의 경우 직장인K 신용대출의 금리는 최저 연 2.73%다.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4월 초 현재)가 연 3.61~4.73%인 점을 감안하면 1~2%포인트 낮다. 시중은행에서 찬밥대우를 받던 4~7등급 고객에 4%대의 중금리대출이라는 파격적 금리 조건도 내놨다. 슬림K 중금리대출의 금리는 우대 기준을 만족시키면 최저 연 4.19%까지 받을 수 있다.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는 2.0%로 설정했다. 시중은행보다 0.3~0.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다만 저축은행 정기예금 2.3%(4월 초 현재) 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반대로 신용대출 금리는 최저 연 2.73%로 은행권 평균인 연 4.46%보다 크게 낮췄다. K뱅크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울 수 있었던 것은 인건비와 임차료가 거의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전자금융거래의 방법으로 운영하는 K뱅크는 현금이나 수표, 어음은 다루지 않고 기업금융도 당분간 취급하지 않는다.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올 하반기에, 방카슈랑스·펀드, 외화송금 서비스는 올 하반기나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K뱅크 측은 향후 영업비용 절감분은 예금 금리를 높이고 대출 금리를 낮추는 데 쓰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4시간 열린 은행 시대 개막


고객들은 K뱅크의 오프라인 점포 역할을 하는 GS25 편의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돈을 입출금할 수 있다. 올 하반기부터 계좌를 개설하고 즉석에서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스마트 ATM을 주요 거점 편의점에 설치할 계획이다. 입출금 기능을 제외하고 365일 24시간 인터넷과 앱에서 은행 일을 볼 수 있다. 심성훈 K뱅크 은행장은 “지금까지 고객은 은행 일을 보기위해 업무시간·영업일 등 은행이 정한 룰에 따라야 했다”며 “K뱅크는 고객의 관점에서 언제 어디서나 은행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은행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K뱅크 앱은 은행 그 자체로 이체 등을 할 때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가 구동돼 비밀번호 인증만으로 바로 송금이 가능하다. 예금이자를 음악 쿠폰으로 받을 수도 있다. K뱅크는 지니뮤직과 함께 음원 서비스 이용권을 이자로 받을 수 있는 뮤직K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1.68%의 현금이자와 30일간 음원 다운로드·실시간 음악 감상이 가능한 지니뮤직 이용권 중에 선택이 가능하다.


닻 올린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빈틈 공략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을 통한 손쉬운 간편 송금과 외화 송금,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중금리 개인 신용대출, 소상공인 소액대출이 주력 서비스다. 신용등급 중간층은 은행 문턱을 넘기가 힘들어 보통 두 자릿수 금리를 적용하는 저축은행을 이용한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이들을 상대로 한 자릿수 금리 대출상품을 제공해 새로운 시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초기엔 주주사인 SGI서울보증의 신용평가 모델을 이용해 차별화된 금리의 대출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카카오택시 운행 이력·G마켓·옥션과 예스24 구매내역 등을 활용한 신용평가 모형으로 대출 심사를 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신용등급 7등급의 40대 택시기사 A씨가 지금은 저축은행에서 연 19%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면 카카오뱅크에선 한 자릿수 금리 대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금융회사들이 소홀히 했던 소상공인 대상 간편대출도 특화 상품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일단 개인 예금과 대출부터 시작한 뒤 신용카드, 방카슈랑스, 펀드판매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K뱅크와 차별점으로 눈에 띄는 것은 해외송금서비스”라면서 “카카오톡 주소록을 기반으로 현지 시중은행 수수료의 10분의 1가격으로 해외 송금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는 택시·가사도우미·대리기사 등 카카오톡에 특화된 직업·업종별 대출상품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찻잔 속 태풍 시각도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을 개시하면서 금융권이 태풍 전야다. 비대면 뱅킹서비스를 비롯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금융업에 일대 혁신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론도 흘러나오고 있다. K뱅크가 내놓은 서비스가 금리 혜택 이외에는 시중은행과 비교해 차별성을 찾기 어렵고 은산 분리 완화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도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은산분리 제도는 총수가 있는 재벌기업이 은행을 소유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폐해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은행법에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의결권 있는 은행지분보유를 최대 4%로 제한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를 막아온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는 국내 핀테크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주범이 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일부 의원들이 발의한 은산분리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인터넷은행 특례법이 발의돼 있지만 국정농단 사태로 재벌 개혁에 대한 이슈가 커지는 가운데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면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제정안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을 특별법 형태로 해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구가 담겨 있다. 은행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아닌 인터넷전문은행을 ICT 융합의 특별한 사례로 인정해 주자는 것이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