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수출입은행 세무조사 착수...방문규 은행장 시험대

김사선 / 기사승인 : 2019-12-16 11: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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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규 신임 한국수출입은행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방문규 신임 한국수출입은행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토요경제=김사선 기자] 국세청이 지난 달 초 한국수출입은행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조사는 2014년 이후 5년 만에 받는 세무조사로 최근 취임한 방문규 행장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6일 사정기관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11월초 서울시 영등포구 은행로에 위치한 한국수출입은행 본사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조사원들을 투입, 세무조사에 관련 자료를 건네받아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11월초부터 내년 2월 중순 까지 약 4개월간의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정가 일각에서는 이번 세무조사에 대해 MB자원외교 대출 특혜 의혹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와 관련 지난 10월 김정우 의원은 수출입은행이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된 자원외교의 대출 특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국회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정우 의원은 “수출입은행은 MB자원외교의 일환으로 추진한 미국 셰일가스 프로젝트에 유·가스전 광권을 담보로 대출한 2600억원이 몽땅 날릴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수은은 지난 2015년 8월 미국 유·가스전 개발업체인 에이티넘에너지에 2억1700만달러(약 2600억원)를 대출해줬다. 그러나 해당 광권의 가치는 불과 1년 만에 5분의 1 이하로 폭락했고 올해 9월 30일 연체가 발생하는 등 사실상 복구 불능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티넘에너지는 MB정부 시절 자원개발 실패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기업이다.


김 의원은 "국책은행이 26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대출을 하면서 부실한 담보를 설정해 국가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며 “대출 과정에서 외압은 없었는지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세무조사로 취임한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은 지난 11월 1일 취임 하자마자 부담을 앉게 됐다. 특히 이번 세무조사가 비금융 출신으로 ‘낙하산 인사’라고 주장한 노조와 마찰을 겪은 상황에서 신임 행장으로 임명된 날과 거의 동시에 이뤄지면서 더욱 곤혹스러운 모양새다.


금융권과 국세청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이번 세무조사에서 MB자원외교에 투입된 자금에 대한 적정성도 들여다볼 예정인 것으로 관측했다.


또한 경찰은 수출입은행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외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주간사를 부당하게 선정한 정황을 포착, 내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번 세무조사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내사는 지난 달 중순부터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추진하고 있다.


신임 방 행장도 “사안에 대한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알아볼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앞서 지난 7월 수출입은행이 2014년부터 5년간 17차례에 걸쳐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주간사 선정 절차를 어기고 증권사를 사전에 내정했다며 관련 직원을 문책하고 주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 수출입은행은 세무조사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원외교와 연관짓는 것에 대해 경계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는 지난 2014년 이후 약 5년 만에 받는 정기세무조사로 특별한 사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국세청 세무조사는 개별조사를 보는게 아니므로 자원외교 특혜의혹으로 세무조사를 받는 것은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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