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주총, 노사戰서 사측 '승리'

유승열 / 기사승인 : 2018-03-23 14:5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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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3연임 안건 통과
KB금융 노조 추천 사외이사·정관변경안 부결
▲ 23일 서울 여의도 소재 KB국민은행에서 KB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Toyo Economy>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23일 열린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의 주요 안건을 둘러싼 노사간 싸움이 회사 측의 승리로 결론났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3연임에 성공했으며, KB금융 노동조합의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 선임안은 부결됐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주총에서는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 선임안, 정관변경안 등 KB금융 노조가 올린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우선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출석 주식수 대비 찬성률이 4.23%에 그치며 실패했다.

사외이사는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출석 주주 과반 찬성을 받아야 한다.

이 안건은 금융권 노동이사제의 첫 발걸음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였다. 그러나 KB금융 노조는 작년 하승수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에 실패한 데 이어 두 번째로 쓴 맛을 보게 됐다.

KB노조가 주주 제안한 정관변경안 두 건도 모두 부결됐다.

노조는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사외이사로 구성한다는 정관병경안 두 건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 안건도 각각 출석 주식수 대비 4.29%, 31.11%의 찬성률만 얻으며 부결됐다.

정관변경안 등 특별결의는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이사회에서 추천한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후보 사외이사 선임안은 가결됐다. 유석렬, 박재하, 한종수 이사도 재선임됐다.

주총장에서는 노사간 언쟁도 이어졌다.

노조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에게 "채용비리 의혹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의사봉을 들고 있는 게 적절하냐"고 항의했고,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과 박인규 대구은행장이 채용비리로 사퇴했다. 윤 회장 또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사외이사 후보인 선우석호 서울대 객원교수에 대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기고 동문이라며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서울 중구 하나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하나금융의 정기 주총에서는 김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가결됐다.

김 회장은 KEB하나은행의 채용비리와 인사 개입, 회추위 참여로 인한 셀프 연임, 금융당국과의 마찰 등 각종 의혹에 휘말려 있다. 최근에는 친인척 인사비리 의혹에 몸살을 앓았다.

하나금융 노조는 이날 오전 하나금융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체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 받지 않고 금융산업의 안정과 공공성을 위해 반드시 김 회장 3연임 안건에 반대 의결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김 회장은 자신의 사익을 위해 하나금융을 극단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며 "또 은행법과 김영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미 검찰에 고발당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또 "주총에서 김 회장의 3연임이 통과된다면 하나금융은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국 김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함에 따라 그의 임기는 오는 2021년까지로 늘어났다.

이밖에 김홍진, 백태승, 양동훈, 허윤 사외이사 후보 선임안이 통과됐으며, 박시환 인하대 교수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되면서 사외이사 후보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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