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비리랜드 전락한 사연

홍성민 / 기사승인 : 2013-10-21 11: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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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원정도박에 성폭행까지 온갖 추문에 전전긍긍

불법도박·성폭행·안전사고·횡령 등 각종비리 ‘몸살’
5000억원대 빚더미 앉고도 직원들 임금ㆍ대출은 최고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강원랜드가 직원들의 상습 해외 원정도박과 여직원 성폭행 등 각종 추문에 휩싸이며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강원랜드가 해당 직원에게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 가벼운 처벌만을 내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으로서 관리 감독 등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중에 강원랜드는 최근 3년간 직원들에게 성과급만 2100억원을 지급하고, 시중 금리와 무관하게 직원들 대상 주택구입 및 임차 자금의 대출 이자를 무조건 1%로 적용해 편법 임금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직원들 복지에만 신경 쓰는 것 아니냐며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사회적 부작용을 감수하며 폐광지역 주민을 살리기 위해 설립된 강원랜드가 ‘비리랜드’로 전락하게 된 내막을 살펴본다.


◇강원랜드 임직원, 각종 비리 비번하게 발생해도 처벌은 ‘솜방망이’

지난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민주당 박완주 의원(천안을)이 강원랜드로부터 제출받은 ‘2012∼2013년 강원랜드 자체 감사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불법도박에서부터 여직원 성추행, 안전관리 소홀 등 각종 비리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했지만 이에 대한 해당 직원의 처벌은 매우 가벼웠다.

지난해 12월 카지노 직원 3명이 강원랜드 콘도에서 VIP 고객과 1인당 100만원씩 걸고 포커 도박을 하다 적발됐다. 이 도박사건은 직원 가운데 한 명이 당시 채무관계로 동료 직원과 다툼을 벌이다 추락사를 당하면서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 특히 이들은 8차례나 마카오 등 해외에 나가 1억4000만원 대의 원정도박을 벌이기도 한 것으로 감사결과 확인됐다.

또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서로 7000만원을 빌리며 상습도박을 벌인 직원 10명과 승률조작 카드게임의 승률이 조작 중인 박스인 것을 알고도 외부인이 설치하는 것을 도운 직원도 적발됐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근신이나 감봉에 그친 처벌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자 입장에 설 수밖에 없는 나이 어린 계절직 여직원들이 우월적 지위에 있는 간부직원으로부터 성적으로 괴롭힘을 당한 사례도 드러났다.

지난 2월 고객지원팀의 한 간부는 정규직 채용을 미끼로 계절직 여직원을 모텔로 유인해 성폭행을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쳤고, 또 다른 간부 직원은 지난 5월 아르바이트생에게 키스와 성 접대를 요구하는 문자를 상습적으로 보내다 면직되기도 했다. 당시 이 아르바이트생 성적 수치심을 느껴 강원랜드 측에 이같은 사실을 보고했지만 사측에서 별다른 조치를 조취를 취하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고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4년간 상습적으로 계절직 여직원을 성희롱한 직원 4명이 적발됐지만 징계는 정직 6개월에 72시간의 사회봉사명령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 성범죄의 악습을 끊지 못하는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직원들의 안전관리 소홀 문제도 심각하다. 이로 인해 지난해만 계절직 직원 3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겨울 스노모빌 충돌, 곤돌라 추락, 리프트 비상 구조훈련 중 추락으로 직원 3명이 모두 사망해 안전관리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안전관리 담당 임직원들은 근신 7일과 사회봉사명령 8시간 수준의 가벼운 징계만을 받았다.

강원랜드 내에서 횡령사고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임 테이블에서 수거된 현금을 옷 속에 숨겨 나오는 수법으로 80억을 빼돌린 직원이 적발됐다. 또 부정행위 및 고객 안전을 감시하는 모니터실 책임자가 직원들과 공모해 수년간 수억원을 빼돌리는가하면, 환전팀 직원이 CCTV 사각지대를 이용해 수십억원대의 돈을 훔친 일도 발생했다.

이밖에 직원이 술에 취해 고객 차량을 부수는가 하면 음주운전을 하다 동료 직원을 치어 숨지게 하는 사건도 있었다.

2012∼2013년 임직원 징계 현황을 보면 면직 11명, 정직 15명, 감봉 15명, 견책 12명, 근신 16명 등 총 69명이 징계 대상이 됐다.

박완주 의원은 “감사 내용을 보면 강원랜드가 과연 공공기관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철저한 직무감찰을 통해 비리직원을 솎아내고 다시는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엄격한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직원 관리감독 소홀에 복지는 최고…성과급 1200억·편번임금 지원

이와 함께 강원랜드는 5000억원대의 부채가 있음에도 직원들에게 파격적인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시중 금리와 무관하게 임직원 대상 주택 구입·임차 자금 대출 이자를 1%대로 편법 임금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직원들 관리 감독은 소홀하면서 복지에만 너무 신경쓰는 것 아니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강원랜드의 부채는 5322억으로 강원랜드 자본금의 22.3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상황에서 빚부터 갚아야 하는 강원랜드가 직원들 성과급 지급에 너무 무리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정수성 새누리당 의원이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공공기관 경영평가 및 성과급 지급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산업부 산하 36개 공공기관이 직원들에게 지급한 총 성과급액 2조 874억원 중 강원랜드의 성과급은 1200억원에 달했다.

1인에게 지급된 강원랜드 평균성과급은 2010년 1160만원, 2011년 1197만원, 2012년 1396만원으로 작년에 가장 많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지급액이 약 75만원인 한국가스안전공사와 비교해 봐도 약 1251만원을 지급하고 있는 강원랜드가 산하 공공기관 사이에서도 큰 액수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강원랜드 측은 “성과급이 경영평가와는 상관없이 노조와의 협의 하에 결정되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정수성 의원은 “적자에 허덕이는 산하기관이 높은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빚더미에 앉은 공기업은 빚부터 갚아야 하는 게 아닌지 자문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편법 임금 지원과 관련해서는 강원랜드가 주택 구입·임차를 원하는 임직원에게 1인당 최대 4,000만원까지 대출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김동완 의원실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지난 5년 8개월간 784명의 임직원들에게 주택 구입·임차 자금으로 243억2,044만원을 대출해줬다. 문제는 시중 금리와 상관없이 대출 이자를 1%로 적용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강원랜드는 8월 현재 시중은행 적격대출금리가 4% 내외인 것을 감안했을 때 시중금리보다 3% 이상 저렴한 대출로 연 10억의 이자손실이 발생했다. 주택 구입 자금은 총 대출 원금의 74.5%인 97억566만원을, 주택 임차 자금은 68.4%인 77억2484만원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월 대출금액의 0.5%만을 회수한 것이다.

김동완 의원은 이를 지나친 ‘편법 임금 지원’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연봉도 적지 않은 강원랜드에서 연간 10억원 안팎의 이자를 손해 보면서까지 직원 1인당 연간 120만원씩의 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편법 임금 지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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