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채용비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첫 재판에서 전면 부인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이진용 판사는 지난 22일 함 하나은행장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함 은행장이 채용면접관의 업무를 방해하고 성차별적 채용을 주도했다며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함 행장이 2015년과 2016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당시 지인 아들의 서류·합숙면접·임원면접 과정에 개입, 점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특혜를 준 것으로 판단했다.
함 행장은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었으나 지난달 20일 재판 기일 연기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재판 기일 연기를 한 달 가량 미룬 뒤 함 행장은 이날 첫 재판에서 채용비리 등 모든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함 행장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할 수 없다”며 “법률상 면접관은 피해자가 될 수 없고 채용 기준도 사기업의 자율 권한”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면접관이 업무방해의 피해자가 되려면 오인·착각·부지를 일으킬 수 있는 위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또 “하지만 특정지원자에 대한 점수조정은 면접관의 업무 이후에 이뤄졌기 때문에 면접관의 업무가 방해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의 주장에 의하면, 은행 사기업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채용의 재량에 따라 인원을 채용하는 거지, 무조건 고득점자만을 뽑아야 한다는 원칙은 적용할 수 없다는 것.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금융기관 수장으로서의 책임 면피 태도와 사법부의 재판 기일 연기를 받아들인 것과 관련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 함 행장의 임기(2019년 2월)가 얼마 남지 않은 것과 관련해 올해 중 채용비리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고 계속 지연된다면 연임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해당은행과 재판부의 태도도 의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시민인권단체 관계자는 “은행이 사기업이기 이전에 공공성을 띈 금융기관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금융기관의 수장으로서 이번 채용비리 행태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 유엔이 정한 규약을 전면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정하게 처리돼야 할 재판부도 현재는 자본주의 원리에 의해 재벌·권력 정권의 눈치에 의해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추세”라며 “전면 재조사 및 증거 등 발본색원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통 법원에 공판기일연기신청서를 제출하면 1주일 정도 미룰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17일 2차 공판기일을 열고 사안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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