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조선해양을 향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실적마저 급락하고 하자 창사이래 최대 위기라는 평가마저 듣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에 위기를 몰고 온 최대 치명타로 임직원들의 고질적 납품비리가 꼽히고 있다.
이달 들어 납품업체로부터 청탁을 받고 뒷돈을 받아온 임직원들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는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납품 비리 임직원 무더기 적발
울산지법은 지난 5일 배임수죄 혐의로 기소된 대우조선해양 간부 A씨에게 이 같이 선고하는 한편 같은 회사 간부 B씨에게는 징역 1년, 추징금 1억1000만원을 아울러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0년 협력업체 대표로부터 납품 청탁과 함께 1000만원을 받는 등 2011년까지 7차례 1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08년부터 2011년 사이 또다른 협력업체 10곳으로부터 182차례에 걸쳐 10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B씨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협력업체 대표로부터 매월 300만원 상당, 모두 23차례 87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달 29일에는 배임수재죄로 기소된 대우조선해양 자재관리 부장이었던 C(54)씨가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에 추징금 1억6000만원을 선고 받기도 했다.
C씨는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선박 자재 납품업체 세 곳으로부터 납품 편의 제공 대가로 1억6000만원을 받았다.
이 같이 납품비리에 연루된 인원만 수십 명에 달한다. 울산지검 특별수사부는 지난 15일 대우조선해양의 상무이사를 포함해 임원급 4명, 차·부장급 6명, 대리 1명 등 전·현직 11명을 구속 기소하고, 임원급 2명과 부장 1명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비리에 연루된 임직원들은 실형을 선고 받은 사례를 비롯해 덕트와 가스파이프 등 자재납품의 편의제공을 빌미로 협력사로부터 금품을 수수해 부동산 매입과 자동차를 구매하는 등 다양한 비리를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구매 담당 부서의 경우 부서원 전체가 납품비리에 연루되는가 하면 대리급 직원의 집에서는 5만원권 현금다발 1억원이 발견되기도 했다. 또 차장급 한 직원은 12억여원의 상당금액을 차명계좌로 수수하는 부정 행태를 보였다.
심지어 순금 행운의 열쇠를 요구해 받는가 하면 가족의 일본 여행경비(370만원)를 협력업체 대표로 하여금 여행사에 내도록 하기도 했다. 또 협력사 관계자에게 ‘김연아 목걸이’를 요구한 사실도 드러나 결국 실형을 선고 받기에 이르렀다.
대우조선해양측은 이를 수습하기 위한 대응도 어설펐다. 사태 수습을 위해 상무급 이상 임원 60여명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대우조선해양 측은 “그런일 없다”고 응수했지만 국정감사에서 “거짓 해명이다”라는 지적을 받는 등 논란만 가중시켰다.
◇하도급 울린 ‘단가후리기’로 과징금 폭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임직원들의 납품비리 사태가 수그러들기도 전에 하도급업체에 대한 ‘단가 후리기’가 대우조선해양의 발목을 잡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1일 대우조선해양이 89개 수급업자에게 선박 블록 조립 등에 대한 임가공을 제조 위탁하면서 부당하게 단가를 인하한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공정위는 단가 인하액 436억원을 지급할 것을 명령하고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결정했다. 하도급법 위반 과징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8년~2009년 기간 중 89개 수급사업자들에게 선박블록 조립 등 임가공을 위탁하면서 하도급 대금 계산시 시수(Man Hour) 항목을 일방적으로 축소해 결정·적용하는 방식으로 하도급 대금을 인하했다.
조선업종에서 임가공 위탁시 하도급 대금은 시수(작업투입 시간)과 임률(시간당 임금)의 곱으로 결정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시수에 생산성 향상분을 중복 적용하는 방법으로 실제 투입 시간보다 적게 적용해 하도급 대금을 낮췄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목표시수에는 설계, 경험, 계측, 작업장 환경 등 생산성 관련 제반 사항이 이미 반영돼 있음에도 이에 추가해 다시 생산성 향상율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하도급 대금을 낮게 결정했다”며 “이는 생산성 향상분을 중복해 적용함으로써 적정 단가보다 낮은 단가로 하도급 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부당 단가 인하 행위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또 생산성 향상율의 경우 하도급 대금 산정에 중요한 요소임에도 수급사업자들과 사전에 전혀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적용됐다는 점도 지적 받았다.
이에 대우조선해양 측은 “시수 산정시 생산성 향상 효과를 이중으로 적용한 적이 없다”며 공정위 결정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법정 소송까지 검토하며 강경 대응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납품비리에 이어 부당 단가 이하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기업 이미지에 씻을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됐다.
◇거듭되는 악재에 기업 실적악화까지
납품비리와 부당행위 등 악재가 거듭되고 있는데 경영 실적도 시원치 않다.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은 계속 떨어졌다. 2011년 1조원을 넘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4863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당기순이익도 2011년 6482억원에서 지난해 1758억원으로 급감했다. 비조선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와 맞물려 실적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2006년 5개에 불과했던 대우조선해양 계열사는 2011년 36개, 올 들어 45개까지 급증했다. 7년 만에 계열사가 9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경우 지난해 매출 492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만 247억원을 냈고 2009년 102.7%였던 대우조선해양건설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580.4%로 다섯 배 이상 급증했다. 올 1분기 기준 대우조선해양 자회사 9곳이 영업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자회사 사정도 좋지 않다. 무리한 사업확장이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실적 개선을 위해 45개 계열사 중 건설, 부동산, 자원개발 등 10여개 자회사를 정리한다는 계산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른바 ‘주인 없는 회사’라는 점은 오랫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2001년 공적자금 2조9000억원을 받아 회생한 대우조선해양은 지금은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 국민연금공단이 지분 56.7%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국민이 주인인 회사다.
그렇다 보니 각종 비리와 부당 행위 등 악재가 거듭되는 배경으로 대우조선해양의 강력한 리더쉽을 바탕으로 한 내실 경영이 부족과 이에 따른 감사 기능 약화가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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