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경찰, 피의자 고문"

토요경제 / 기사승인 : 2010-06-17 11:00:57
  • -
  • +
  • 인쇄
검찰고발·수사의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고문을 당했다는 진정을 계기로 직권조사를 실시한 결과 피의자들에 대한 경찰관들의 고문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16일 검찰총장에게 해당 경찰관 5명을 고발조치 및 수사의뢰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청장에게는 양천서에 대한 전면적인 직무감찰을 실시해 그 책임 정도에 상응하는 인사조치 및 재발방지대책을 강구할 것을 함께 권고했다.

진정인 이모씨(45)는 "지난 3월 양천서에서 범행을 자백하라며 입에 재갈을 물리고 테이프로 얼굴을 감은 후 폭행을 당했다"며 지난달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유사한 내용의 진정이 3건 접수된 것을 확인하고 지난해 8월1일부터 올해 3월31일까지 양천서에서 조사를 받고 구치소 등으로 이송된 피해자 32명에 대한 대면조사를 실시했다.

인권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양천서 형사과 강력팀 팀장 외 경찰관 4명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말까지 절도 관련 피의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공범 관계와 여죄 자백을 받아낼 목적으로 피의자 22명을 경찰서로 연행하는 차량 안과 강력팀 사무실에서 심한 구타 등을 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경찰이 이들을 상대로 수갑을 채우고 목을 다리에 끼워 조인 후 뒷 수갑 상태의 팔을 위로 꺾어 올리는 일명 '날개꺾기' 및 이들의 입에 두루마리 휴지 또는 수건 등 재갈을 물리는 고문을 가했다는 진술도 나왔다고 인권위는 전했다.

인권위는 또 해당 피의자들의 구치소 입감 당시 보호관 근무일지, 의약품 수불대장 등에서 고문피해 흔적을 확보했다. 고문으로 팔꿈치 뼈가 부러졌다는 병원진료기록, 고문과정에서 최근에 보철한 치아가 깨진 상태의 사진 등도 확인했다.

인권위는 "양천서 강력팀 경찰관들이 수사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여죄 등에 대한 자백을 받아낼 목적으로 호송중인 차량 안과 CCTV가 녹화되지 않거나 사각지대인 경찰서 사무실내에서 고문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양천서는 이날 "자체 조사 결과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직원 조사 결과 인권위에서 지적하는 피의자 가혹행위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피의자들이 마약을 했기 때문에 어떤 자해행위를 할지 몰라 수갑을 뒤로 채웠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은 "피의자가 검거 당시 빈집털이 확보한 돈으로 송파구의 한 모텔에서 알몸으로 마약을 흡입하고 있었다"며 "피의자가 검거하는 과정에서 반항했기 때문에 물리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천서는 해당 직원들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했다. 직무수행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귄위에서 우리 경찰서 소속 직원 5명을 직무 고발했기 때문에 직무수행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인권위 발표 직후 직무정지에 해당하는 대기발령을 했다"고 말했다.

또 "서울경찰청의 감찰 결과와 검찰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진실이 밝혀지면 그에 따라 엄정한 처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청은 인권위로부터 정식 서면통보 접수시 직무감찰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