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최병춘 기자] 롯데그룹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LIG손해보험 인수전에 뛰어들 채비를 마치며 인수전 판도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LIG손보 인수를 위한 금융 자문사로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 회계 자문사로 E&Y한영, 계리 자문사로 밀리만코리아를 각각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인수설이 나돌자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13일 롯데쇼핑에 롯데그룹의 LIG손해보험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며 진위 파악에 나섰다. 이에 롯데측은 “LIG손해보험 인수 추진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인수 의사가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LIG손보에 관심이 있고, 인수를 위한 검토를 시작했다”며 “다만 자문사 선정은 시중에 알려진 것처럼 수의계약이 아니고 입찰에 의한 것”이라며 덧붙였다.
이번 인수전은 황각규 사장을 비롯해 이충익 상무가 이끄는 국제실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LIG손보 인수 본격 가동

LIG 인수전에 함께하는 파트너들의 위용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이번 인수전 자문사로 참여한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NH농협금융지주를 자문해 KB금융지주를 따돌린 데 이어 경남은행 인수전에서도 BS금융지주의 리드 자문사를 맡아 우선협상자로 이끌며 강력한 도우미로 급부상하고 있다.
롯데그룹으로선 이번 인수전 성공하면 금융업계 강자로 떠오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일본 노무라 증권 출신인 신동빈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업계에서는 금융업 확대를 심심치 않게 점쳐왔다. 일각에서는 심지어 그룹의 숙원사업이라 할 만큼 공공연히 시장 진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또 실제로 여러번 금융업계 M&A를 시도해 왔다. 하지만 그동안 큰 재미를 보지 못한 만큼 이번 인수전에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롯데는 지난 2008년 대한화재해상보험을 3500억원대에 인수해 손해보험업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인수 이후 이렇다 할 실적을 보이지 못하고 재무 상태도 악화됐다. 급기야 2012년 12월 1237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수혈했음에도 실적은 개선되지 않았다. 같은 해 이봉철 사장을 구원투수로 내세웠지만 부진한 실적은 여전했고 2012년 188억원 영업손실에 이어 지난해 반기 43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점유율도 인수당시인 2009년 3.48%에서 지난해 반분기 3.06%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이번 LIG인수에 성공한다면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 내며 업계 지위도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롯데손보의 자체 역량만으로는 시장에서 성공을 꾀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에 M&A에 나서게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닥권을 해매고 있는 점유율이 보여주듯 보유고객 규모 면이나 영업력 등 자체 경쟁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반전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방법으로 떠오른 것이 M&A라는 것이다.
◇금융 M&A 설욕전?
롯데손해보험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3.23%로 외국계를 제외한 전업 보험사 중 사실상 꼴찌다. 하지만 점유율 13.81%로 업계 4위인 LIG손보를 인수하면 최대 업계 2위로 급부상하게 된다. 현재 삼성화재보험이 26.58% 점유율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고 현대해상보험이 16.33%로 뒤를 잇고 있다. 즉 1위권은 아닐지라도 2·3위권 싸움을 충분히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거듭된 금융 M&A 실패한 결과를 만회해야 한다는 그룹의 자존심도 걸려있다.
롯데그룹은 1995년 롯데캐피탈을 설립한 이후 2002년에는 동양카드를 인수해 유통 부문의 카드사업부와 통합, 외적 성장을 도모했다. 여기에 2008년에는 대한화재를 인수해 손해보험업에 진출한데 이어 2008년에는 코스모투자자문 지분을 인수해 자산운용업에도 발을 들여놓는 등 금융 전반에 걸쳐 외연 확장에 나섰다.
야심차게 지분 인수에 나섰던 코스모투자자문의 경우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투자에 비해 수익성이 기대만큼 미치지 못하면서 지난 2008년 21%의 지분을 확보한 이후 이렇다할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서지 않으면서 롯데손보와 함께 사실상의 실패작 아니냐는 업계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롯데손보와 함께 그룹의 주요 금융계열사로 꼽히는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등 여신금융업권은 나름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대체로 많다. 롯데카드의 경우 백화점과 할인매장, 외식, 극장, 놇이공원 등 계열사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보며 중견 카드사로 입지를 굳히며 2012년 1624억원, 지난해 상반기 848억원의 당기순이익 등의 성과를 냈다.
롯데캐피탈 역시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2012년과 지난해 6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익을 보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야심차게 진출한 롯데손보만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된 셈이다. 손해보험 부문만 살아난다면 그룹 숙원사업인 금융 부문의 성장을 꾀할 수 있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여전히 롯데가 동양증권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지난해 말 인수설이 나돌자 롯데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부인했지만 동양증권이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여신금융과 보험사업에 증권사까지 갖게 되면 명실공히 종합금융그룹의 체계를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LIG손보, 치열한 각축전 예상
롯데의 가세로 LIG손보를 둘러싼 인수전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LIG손보 인수 의사를 내비치면서 공식적으로 인수전 모습을 드러낸 곳은 롯데그룹과 동양생명, 메리츠금융지주 등이다.
또한 아직까지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범 LG가의 참여 역시 배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LIG그룹은 1999년 LG그룹에서 분가한 기업으로 LIG손보의 전신은 LG화재다. 구자원 LIG그룹 회장과 인척관계인 범LG가 오너들의 LIG손보 인수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LG그룹 보험 물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 역시 LIG손보 인수에 강점으로 꼽혔다.
이와 함께 최근 한화그룹의 인수참여 설도 흘러나오고 있어 LIG를 둘러싼 인수전이 각축전이 예상된다.
한편, LIG 손보는 지난해 매물로 나와 현 시가총액(약 1조5000억원)을 감안한 추가 지분 확보 금액과 LIG그룹 회장 일가 지분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하면 인수금액은 약 6000억~7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수전 참여 열기에 따라 인수금액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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