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국정신문 편집장
그러던 부동산이 9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 인기가 시들해 지기 시작했다. 결국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우리경제의 커다란 짐으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부동산이 한창 몸값을 높이던 시절, 제품을 잘 만들어 시장에서의 승부로 수익을 올리는 순진한 기업은 거의 없었다. 부동산에 눈이 밝은 직원을 채용해서 전국의 요지에 있는 땅을 사들였다가 프리미엄을 붙여 되팔기 예사였다. 그것으로 기업의 몸집을 키웠다.
개인도 다르지 않았다. 아파트를 구입을 했다가 되팔면 수백수천만 원이 생기는 요지경시절이 있었다. 빚을 내서라도 부동산에 투자하면 목돈을 쥘 수 있었다.
그래서 생긴 말이 '부동산은 배신을 안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이 말에 의심을 품는 사람은 없었다. 한국경제의 프리미엄시대는 이렇게 명멸했다.
그랬던 부동산이 결국 경제발전에 엄청난 걸림돌이 되기 시작했다. 모든 실물경제의 유통이 부동산에 걸려 흐름을 멈출 정도로 골칫거리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 버블현상은 현대경제가 키운 이상 현상이었다. 제일 먼저 타격을 입은 나라가 일본이었다. 미국도 만만찮은 상처를 입었다.
우리나라도 흡사 경제발전을 이끌어 온 엔진이 고장이라도 난 듯 적잖은 불협화음이 도처에서 터져 나왔다. 타개책을 내놓아도 백약이 무효라고 할 정도로 경제엔진은 재가동되지 않았다.
그간의 정권마다 부동산과 씨름하느라 진력을 쏟아왔다. 그러나 판판이 두 손을 든 쪽은 정책당국이었을 정도로 부동산과의 싸움은 만만치 않았다.
박근혜 정부도 경제흐름을 막고 있는 실체가 다름 아닌 부동산이라는 진단아래 온갖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각오가 역력하다. 우선 부동산거래가 활기를 띄도록 열기를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하우스푸어'(내집빈곤층) 공포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인정책을 강구해 나간다는 것이 정책기조이다.
전문가들의 제안도 다양하다. 이 기회에 청약제도를 손질해서 실 수요층을 확대해야한다는 제안에서부터 일몰된 세제혜택 부활도 검토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또 투자수요의 유발을 위해 임대소득관련 세제도 손을 봐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국도 이 같은 제안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만큼 우리경제의 상황이 위중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비단 부동산 한곳에만 국한된 정책적 요구가 아니다. 흐름을 멈추고 장기간 고여 있는 경제전반에 대해 뭔가 강력한 처방을 시급하게 내놓아야 할 시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경제도 일본이 겪고 있는 이른바 '잃어버린 20년'과 똑같은 처지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이 경제전반에 커지고 있는 즈음이다.
새 경제팀이 워밍업을 하면서 제시하는 정책안도 과거와는 달라 보인다. 우선 멈춰선 경제를 움직이게 하기위해 돈이 쌓인 곳의 문을 열겠다는 것이다. 소위 한국판 양적완화 정책을 모색하겠다는 포석이다.
내수를 활성화해서 시장을 풍성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예산편성을 확대하고 기준금리도 인하해서 시장의 유동성을 늘리고 아울러 기업의 이익이 가계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기조이다.
문제는 속도에 있다. 당국의 수장이 바뀔 적마다 말잔치는 화려하다. 그리고 서너 달 지나 되짚어 보면 달라지는 게 별로 없기 일쑤였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된다는 변명 아닌 변명만 들렸다.
그 가운데 정책시행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다름 아닌 국회, 그것도 야당의 견제에 걸려 한발 짝도 내딛지 못하는 예가 비일비재했다. 그 벽을 뚫느냐가 이번 경제팀의 무엇보다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중병에 걸린 우리경제의 회복을 위한 각고의 노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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