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일본이 지난 7일 발표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시행세칙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개별허가 품목' 추가 지정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위험수위로 치닫던 한일 경제전쟁에서 대한민국이 시작도 하기 전, 일본이 스스로 꼬리를 내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외견상 까다로운 수출허가를 받아야 하는 품목을 추가 지정하지 않은 것은 우리 입장에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압박 카드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까닭에 일본이 확전을 유보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외교와 안보 갈등 속에서 일본의 의지대로 현안이 풀리지 않을 경우, 이를테면 전략물자는 물론 비전략물자도 여전히 '캐치올'(Catch all) 제도를 이용해 대(對)한국 수출을 막을 가능성 역시 높아 양국 간 충돌은 언제든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즉 일본이 다시 칼을 꺼내들지는 오는 28일 시행일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다.
'캐치올' 규제는 수출금지 대상으로 지정되지 않은 품목이라 해도 대량 살상무기(WMD)나 재래식 무기 생산에 사용 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이를 수출할 수 없도록 전면 통제하는 제도다. 캐치올은 말 그대로 모두 잡는다는 의미다.
8일 양국 정부와 전략물자관리원 등에 따르면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이 지난 7일 공포됨에 따라 오는 28일부터 한국은 백색국가에서 일반국가로 전환된다.
일반국가가 되면 전략물자 비민감품목은 일반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 또는 특별일반포괄허가 대상으로 바뀐다.
한국이 28일 백색국가에서 빠지게 될 경우, 일본 기업은 캐치올 허가를 신청할지 판단해야 한다.
이때 일본 수출기업은 한국 기업에 품목, 수입자, 거래, 사용용도 등에 대한 정보를 요청할 수 있고, 한국기업은 해당 품목이 대량살상무기(WMD)나 재래식 무기와 무관하다는 점을 성실하고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4일 개별허가로 전환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과 달리 일본 정부의 조치 적용 대상이 특정되지 않아 기업 입장에서는 오히려 불확실성이 더 커진 셈이다.
정부가 일본 수출규제 관련 기업 지원을 위해 개설한 '일본규제 바로알기' 홈페이지에는 5일새 80여건의 질문이 쏟아졌는데 대부분 자사 제품이 통제 대상이 되는지 여부에 관한 것이었다.
한편 일각에선 일본이 미국의 중재 노력이나 국제사회의 여론을 살피며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조절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날 일본이 개별허가 품목을 따로 지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개별허가 대상으로 발표한 반도체 3개 핵심소재 이외 다른 분야에서는 현상을 유지하며 한일 양국 사이에 촉발된 경제 전쟁의 분위기와 양상, 그리고 흐름 등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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