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보수 인사 트윗 조직적 유포

박진호 / 기사승인 : 2014-03-11 1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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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언론사에 칼럼 청탁 및 선물 전달 정황 증언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국가정보원이 보수 성향 인사들의 트윗을 SNS에 조직적으로 유포하고 특정 언론사 간부에게 칼럼을 청탁하는 등, 국정원의 기본적 취지에서 벗어나 사회적인 여론을 호도하고 정치적인 방향을 의도적으로 획책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한 공판에서 검찰 수사관 이모씨는 국정원 직원의 이메일에서 보수 성향의 우파 인사들의 트위터 계정이 다수 발견됐다며 이 같은 내용을 증언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 소속으로 국정원의 지난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하여 사이버 추적을 담당한 수사관이었던 이씨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국정원 심리전단 안보5팀 소속 김모씨의 2012년 12월 12일자 이메일에서 메모장 파일을 확보했으며, 이 파일에는 국정원 직원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 370여개, 이메일 주소, 패스워드 등이 담겨 있었다고 증언했다.
트위터를 전담한 안보5팀 직원 14명의 이름도 두 글자씩 적혀있었던 이 메모장 파일에 의하면 이들이 보수 우파 인사들의 트윗을 전파하기 위해 ‘읾나우파’라는 제목으로 보수 인사들을 구분하여 관리했으며, 이른바 ‘십알단’(십자군 알바단) 운영자로 알려진 윤정훈 목사도 이에 분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 직원들은 한글이나 워드 프로그램의 사용이 금지되어 메모장이나 워드패드를 대신 사용했으며, 파일을 이메일에 첨부한 뒤 외근할 때마다 꺼내 쓴 것 같다고 이씨는 증언을 통해 밝혔다.
또한 이씨는 당시 김씨의 이메일을 분석한 결과 이미 2011년 12월부터 트위터 활동에 활용한 것으로 보이는 파일도 발견되어, 안보5팀이 출범한 2012년 2월 이전에도 국정원이 트위터 활동을 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이씨는 안보5팀 3파트장 장모씨가 2009년 4월 한 언론사의 국장에게 특정한 취지의 칼럼을 써달라는 메일을 보냈고, 일반인 송모씨를 통해 선물을 전달하려 하기도 했다는 진술을 했으며, 장씨가 송씨에게 선물을 보내달라고 하며 보낸 명단에는 당시 칼럼을 부탁한 국장 외에도 보수 언론사 간부들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의 이장에 대해 국정원 측 변호인은 내용에 대한 반박보다는 트위터 활동과 관련한 증거에 대해 증거 능력을 부정하는 데 주력했다.
변호인 측은 검찰이 수집한 자료가 “개인정보보호법에 반한다”고 주장하며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자료까지 압수해 영장주의 원칙을 일탈했다”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검찰의 자료가 빅데이터 업체의 가공 과정에서 원래 트윗·리트윗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이 국정원 직원을 체포할 때도 국정원직원법에 반하는 방식으로 체포하여 증거를 수집했다고 맞섰다. 곧, 국정원이 설령 트위터 활동을 했다 하더라도 유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변호인 측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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