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기조는 국내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국내 기업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 속도가 빠르지 않은 데다 기업들의 생산성이 향상된 만큼 환율 하락에 따른 기업들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오전 장중에 1,100원대로 떨어졌다.
환율이 1,100원대로 내려오는 것은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10월 1일 1187.00원(종가 기준)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9월 들어서만 36.80원이나 급락했다.
최근 환율이 급락하는 것은 세계 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면서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돼 뉴욕증시 등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글로벌 달러가 초약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미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약세를 나타내 1.4788달러까지 상승했다.
국내적으로도 원화 가치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적지 않다. 국내 경기가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연일 국내 주식을 매입하고 있는 데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 유지, 은행 및 공기업들의 잇단 해외 차입 등으로 달러유입이 많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6조원 가까운 주식을 순매수했다.
즉 글로벌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달러 캐리트레이드(저금리인 달러화를 빌려 고수익이 예상되는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것) 요인은 커지면서 비교적 펀더멘털이 긍정적인 국내와 중국 등으로 달러가 몰려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최근 국내에서는 신용등급 상향조정, 증시의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편입 등의 호재가 많아 환차익을 노리고 유입되는 자금이 풍부하다.
현대경제연구원 현석원 금융경제실장은 "경상수지 흑자에 주식시장의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대외 채권발행 등으로 달러 공급이 늘고 있는 반면, 달러 약세가 대세라는 인식에 따라 달러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선물의 변지영 연구원은 "경기회복에 대한 강한 기대감과 위험 선호 거래의 증가, 증시 강세와 외인 주식 순매수 지속 등이 환율 하락에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며 "다만 당국의 움직임에 따라 하락 폭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세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는 원.달러 환율이 단숨에 1,150원을 뚫고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금융연구실장은 "경상수지 흑자, 자본수지 흑자 등을 고려하면 최근 환율 상승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올해 4분기 평균 환율은 1,180원, 연말에는 1,150∼1,160원대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수에도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는 것은 당국이 국내 외환시장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개입을 통해 환율 하락을 막고 있기 때문"이라며 "환율은 당국의 개입만 없다면 단숨에 1,150원도 치고 내려갈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올 4분기에 1,180원, 내년에는 평균 1,13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지속되면 국내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수출은 다소 악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원화가치가 오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환위험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 연구원은 "현재는 원.엔 환율이 보합세를 보여 수출경쟁력에 큰 문제는 없지만 내년에는 원.엔 환율마저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수출경쟁력이 타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간 기업들의 생산성 등 비가격 경쟁력이 향상됐기 때문에 환율 하락에 따른 충격은 과거처럼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LG경제연구원 신 실장은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하락하지만 그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며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기업의 충격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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