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유상석 기자] 오리온과 빙그레가 과자 가격을 기습 인상했다. 두 회사의 가격 인상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직후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협력해달라’는 정부의 호소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제품 가격을 올린 오리온의 경우 지난해 큰 폭의 이익을 낸 상황이어서, 이번 과자가격 기습인상이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리온은 3일 ‘닥터유 다이제 오리지널’의 가격을 1500원에서 2000원으로 33.3% 인상했다. 또 ‘닥터유 다이제 초코’는 2000원에서 2500원으로 25% 올렸다.
빙그레는 그동안 1200원에 판매하던 쟈키쟈키ㆍ베이컨칩ㆍ꽃게랑ㆍ야채타임(70g)을 3월 중순 이후 평균 200원 오른 1400원에 판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리온은 밀가루 값 인상과 지난해 말 대비 통밀 가격이 40% 가량 올라 가격 인상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난해 ‘다이제’ 제품을 ‘닥터유 다이제’로 고급화하면서 용량을 기존 146g에서 194g으로 늘리고 통밀 함량을 높였다. 제품값을 올리긴 했지만 g당 가격은 낮아져 오히려 손해를 보고 판매해 왔다”고 설명했다.

빙그레의 경우 포장지에 표시하는 ‘권장소비자가격’을 회사 측이 임의로 삭제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빙그레는 지난 3월 중순 쟈키쟈키, 베이컨칩, 꽃게랑, 야채타임의 포장을 바꾸면서 ‘권장소비자가 1200원’ 표기를 삭제했다. 이후 유통과정에서 이들 제품의 가격은 1200원에서 1400원 수준으로 약 200원 올랐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1년 6월말 과자ㆍ라면ㆍ아이스크림을 오픈프라이스(제조업체가 제품에 가격을 표시하지 않고, 최종 판매업자가 가격을 결정해 판매하는 것)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현재는 정부의 권고사항일 뿐 강제성이 없어, 이를 지키지 않아도 제재를 받지는 않는다.
때문에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빙그레가 권장소비자가격 표시를 임의로 삭제한 것을 두고 ‘가격 인상을 위한 제도 악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빙그레 측은 “회사는 출고가 인상에 관여하지 않았고, 관여할 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빙그레 관계자는 “보통 제과 업계는 회사가 생산과 납품을 모두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빙그레에는 생산만 담당할 뿐, 유통 조직 자체가 없다”며 “과자 가격은 유통업체가 올린 것이며, 과자의 공장 출고가는 예전과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권장소비자가를 지운 것은 유통업체들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른 것이며, 제품 가격 인상폭은 유통채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한 것이어서 일부 매장에서는 종전 가격보다 싸게 파는 곳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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