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공기업' 나라살림 망친다

윤은식 / 기사승인 : 2013-05-20 11: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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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국가채무' 공기업 부채 눈덩이

[토요경제=윤은식 기자] 정부가 정부 재정건전성이 양호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공적채무 수준은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숨겨진 국가채무’인 공기업 부채 때문으로, 새 국제 통계기준을 적용하면 정부부채 대비 공기업부채의 규모는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2.8배에 달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통제가 부채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국제기준에 따른 재정통계를 작성해 공적 채무를 정확히 파악하고, 공기업을 통해 이뤄지는 준재정활동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통해 모든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부채 등 전부를 국민 앞에 공개해야한다고 밝혔다.
◇ 일반 정부 부채 공기업 부채 높아 재정악화 우려
LG경제연구원은 ‘최근의 국제적인 재정통계 지침으로 본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채무 수준’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 대비 일반정부 채무부담은 크지 않지만 일반정부 채무 대비 공기업 채무 비율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높아 재정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산출된 우리나라의 2011 회계연도 일반정부 부채 규모는 468조 6000억 원으로 GDP(국내총생산) 대비 37.9% 수준이다.
이는 재정위기를 겪었거나 겪을 가능성이 있는 일본(205.3%), 그리스(175.2%), 이탈리아(119.8%) 뿐 만 아니라 미국(102.2%), 영국(99.9%), 독일(86.4%)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스웨덴(49.2%), 스위스(40.2%), 노르웨이(33.8%) 등과 비슷한 수준으로 OECD 국가 전체 평균이 102.9%임을 감안하면 경제 규모 대비 일반정부 부채 규모는 많지 않다.

하지만 일반정부 부채 지표만으로 재정 건전성을 속단하긴 어렵다. 공공기관 분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져서다.
조 연구위원은 “공공부문에 포함되는 공공기관을 일반정부에 포함되는 비영리 공공기관으로 분류할 경우 이들의 부채는 일반정부 부채에 포함되지만, 일반정부에 포함되지 않는 공기업으로 분류하면 일반정부 부채에서 빠진다”고 말했다.

◇ 공기업 채무 일반 정부보다 많아
지난해 우리나라 공기업의 채무는 일반정부 채무의 118.3%로, 호주(62.9%)와 일본(43%)에 비해 높았다.
공기업 채무에서 한국은행의 통화안정증권 발행 잔액을 제외하더라도 이 비율은 80.7%나 됐다.
공기업의 부채는 자산에 비해 빠른 속도로 급증해 1월 현재 공기업으로 지정된 295곳의 자산은 지난 3년간 144조4000억 원 불어난 반면 부채는 156조6000억 원 늘어났고 자산을 부채로 나눈 건전성 비율은 2008년 57.1%에서 지난해 67.5%로 높아졌다.

조 연구위원은 “과도하게 늘어난 부채는 이자지급과 상환 부담을 가중시켜 공공기관의 수익성을 악화 시킨다”면서 “특히 과중한 부채를 공기업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 경우 국민경제 전반의 부담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적 채무부담을 정확히 측정할 필요가 있다”며 “개편된 국제 재정통계 기준에 맞춰 일반정부 뿐 만 아니라 공기업까지 포괄하는 전체 공공부문 채무(public sector debt) 지표의 산출과 활용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공기업을 통해 이뤄지는 준재정활동에 대해서도 보다 엄격한 준칙 수립과 감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박 대통령, 공공기관 부채 내역 전부 공개해야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공공기관의 부채 내역 전부를 공개함으로써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 대해 부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높다”면서 “모든 공기업과 공공기관이 부채 등 전부를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하며 이것이 곧 정부 3.0의 정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공기업들의 현재 상황이 어떻다는 것을 분명히 알리면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국민도 국가 재정이 어떻다는 것을 알게 돼 해결책이 나오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더 나아가 지방자치단체들도 같이 참여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3.0이란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건 정부1.0에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진 정부2.0을 거쳐 국민 개개인에게 맞춤형 행정정보를 제공 할 수 있도록 진화한 새로운 정부 형태를 말하는 것으로 박 대통령은 공공정보의 공개를 핵심으로 하는 정부 3.0 을 선포한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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