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유지만 기자] 금융감독당국이 워크아웃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 쌍용건설 지원에 착수했다. 채권은행 부행장들을 소집해 자금지원을 요청한 것. 당초 지원여부가 원만하게 결정될 것이란 예측과 다르게 쌍용건설 채권금융기관들의 반응이 시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채권은행을 설득해 존속가치가 높은 쌍용건설 회생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쌍용건설 회생 지원 방안에 대한 동의 절차는 이미 완료됐어야 했다. 지난 16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따르면 쌍용건설 40개 채권금융기관은 신규자금 4450억원, 출자전환 1070억원을 골자로 한 회생 지원 방안에 대한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이날까지 동의 여부를 밝혀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채권은행들이 동의서 제출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이유는 신규자금 지원 규모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당초 예정된 지원자금 규모는 3600억원 선이었으나, 이후 4450억원으로 늘어났다. 지원규모가 증가하자 부담감을 느낌 채권은행들이 살짝 발을 빼고 있는 셈이다.
신규 지원자금 규모 증가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자산담보부어음(ABCP) 700억원을 쌍용건설 무담보 채권(CP)으로 전환해달라는 채권단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 원인이다. 이 때문에 주채권은행이 담보로 잡고 있던 공사미수금 850억원이 추가됐다.
◇ 금감원, 채권은행 소집...“협조해 달라”
채권단의 반응이 미지근하자 금융당국이 직접 나섰다. 지난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3시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을 비롯해 산업, 신한, 외환은행 등의 기업여신 담당 부행장들을 불러 회의를 열었다.
금감원측은 쌍용건설 자금지원에 관한 채권은행들의 입장을 듣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이 직접 나선 이유는 채권단의 의견을 조금 더 빨리 취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쌍용건설 채권단이 지난 16일까지 지원방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제출하지 않았고, 21일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자 직접 협조를 당부한 것. 채권은행들은 21일까지 지원여부에 대한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를 소집한 금감원은 채권은행 부행장들에게 쌍용건설 지원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이 직접 중재에 나선 만큼 쌍용건설에 대한 자금 지원여부가 곧 결론나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금지원 없이는 쌍용건설이 5월을 넘기기 힘든만큼 신속한 지원을 요청했다”면서 “회의가 끝나면 은행별로 별도 회의를 열어 오늘 중에 자금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존속’이 ‘청산’보다 나아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기까지 하면서 쌍용건설 회생을 바라는 이유는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기 때문이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쌍용건설에 회생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일시적인 부담이지만, 쌍용건설이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그 충격은 장기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쌍용건설을 어느 정도나마 회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 채권단이 삼정KPMG에 의뢰해 쌍용건설 가치를 측정한 결과 존속가치가 8227억원으로 청산가치(4318억원)의 2배에 달했다. 쌍용건설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해외건설 기반 상실, 국가 신인도 하락 등 건설업 전반 및 외 국가 경제에 역효과 등 악영향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채권단을 불러 회의를 개최한 금감원은 자금지원에 대해 늦더라도 동의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무너지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회사고 금융당국에서도 주의깊게 지켜보는 사안이라 동의를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주채권은행이 제출 기한을 통지하더라도 통상 2~3일, 혹은 일주일까지 늦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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