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강수지 기자] 국회에서 입법추진중인 경제민주화 논의가 과도하다는 기업의견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12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에 따르면 국내기업 302개사(대기업 149개사, 중소기업 153개사)를 대상으로 ‘국회 기업정책 현안에 대한 기업의견’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44.7%가 ‘경제민주화는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현재의 논의는 과도하다’고 답했다.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의 경우 48.3%가, 중소기업의 경우 41.2%가 이같이 응답했다.
이어 ‘경제에 도움되므로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대기업에서 21.5%, 중소기업에서 34.6%로 나타났다.
경제민주화 입법의 부정적 영향으로는 ‘투자와 일자리 위축’을 35.4%의 기업이 선택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기업경쟁력 저하’와 ‘잠재성장률 저하’도 각각 30.5%와 17.5%로 확인됐다. ‘반기업정서 심화’(11.3%)와 ‘소비자 피해 발생’(5.3%) 등도 뒤를 이었다.
경제민주화 정책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53.6%(대기업 65.1%, 중소기업 42.5%)가 ‘대기업 규제 위주의 경제민주화 정책이 중소기업에도 피해를 입힌다’고 대답했다. ‘도움이 될 것이다’ 또는 ‘별다른 영향 없다’는 답변을 선택한 기업은 각각 23.2%로 조사됐다.
특히 어떤 정책이 중소기업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지에 대해서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와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37.4%와 27.8%로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횡령·배임 등 경제범죄 처벌강화’(15.6%)와 ‘공정위 전속고발권 완화’(14.6%), ‘금산분리 강화’(3.6%) 등도 뒤를 이었다. ‘잘 모른다’고 답한 기업들은 1.0%로 나타났다.
기업의 내부거래와 관련해서 응답기업 대부분에 해당하는 79.5%는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법의 테두리 내에서는 활용할 수 있다’고 답했지만 20.5%는 ‘일감몰아주기 오해가능성이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낫다’고 답변했다.
조사결과 응답기업 중 계열사간 거래를 하고 있는 기업은 46.7%로 확인됐다. 이들 기업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라는 이유를 70.3%의 가장 높은 비율로 꼽았다. ‘거래비용 절감’(18.4%)과 ‘보안 문제’(7.8%), ‘경쟁입찰의 결과’(2.1%) 등의 이유도 각 순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신규 순환출자 금지와 기존 순환출자의 점진적 해소 등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기 위한 법안이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 방해 등 기업경영에 악영향’(42.1%)이란 답변이 ‘소액주주권 향상, 기업문화 개선 등을 통해 기업경영에 긍정적 영향’(24.1%)이란 응답보다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최근 논의가 활발한 갑을문화 개선에 대해서는 ‘기업 자율적인 문화 개선’(64.9%)을 통해 추진하는 것이 ‘법제도적 규제 강화’(35.1%)에 비해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
향후 기업정책의 주안점에 대해 기업들은 대체로 규제보다 경쟁력 강화가 우선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중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41.2%)와 ‘중견기업 육성’(35.4%)이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며 ‘불공정 하도급거래 및 갑을문화 개선’(14.2%)과 ‘대기업에 대한 경제력 집중 억제’(8.9%) 등은 다음으로 조사됐다.
전수봉 대한상의 상무이사는 “대선 이후 공정한 거래관계를 확립하고 대기업의 지배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한 법제도 개편이 논의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조차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향후 피규제자인 기업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되 과잉입법으로 우리 기업 특유의 장점까지 도려내서는 안 될 것이다”며 “과거에도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은 있었지만 학계와 경제계, 정부 등의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쳤었다.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을 단시일내에 한꺼번에 처리하기보다는 현안별로 단기와 중장기로 처리돼야 할 내용들을 정리하고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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