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제로’ 조직이라더니…신한은행, 피해 대응은 각자 알아서?

문혜원 / 기사승인 : 2021-03-29 15: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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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손실리스크 담당 ‘IPS그룹’ 신설 불구, 현장엔 매뉴얼도 대응 인력도 없어
블라인드서 영업직 우울·불만감 토로해도 신한은행 측 “소소한 개인 의견 차” 일축
일각 “실적·수익 중심 영업판매 구조 문제…손실 상품별 향후 프로세스 준비해야”
신한은행이 작년초 신설한 펀드부실판매 대응 목적의 IPS조직과 관련해 현장에선 혼란이다. 은행 경영진들의 책임 '핑퐁'치기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 라임 펀드 관련 환매 중단됐거나 만기가 지나 회수가 안 되고 있는 상품들의 현재 진행상황을 고객들이 알 수 있게 구체적인 상품별 회사 의견이 필요합니다. 은행·신한금투 IPS 담당 임원 명의로 공표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이슈 상품별로 향후 프로세스 단계를 세부적으로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본부에서는 상품고객 응대를 현장에서만 미루고, 모든 관련 부서는 부서들끼리 책임에 대해 회피하고 서로 핑퐁만 치고 있고 대응관리도 못하면서 조직은 왜 만든거죠?


신한은행이 지난해 상반기 라임펀드 부실판매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IPS리스크관리 조직에 대해 영업현장에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보호차원에서 투자 상품의 손실 등 리스크 관리를 하겠다는 취지로 조직을 신설했지만 명확한 사후관리 대응 없이 현장 직원들에게 고객 응대를 미루는 등 책임 관련 ‘핑퐁’만 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IPS(Investment Product & Service:투자상품서비스)그룹은 WM(자산관리) 그룹 산하 조직(IPS본부)이었다가 지난해 독립했다. WM그룹은 고객관리에, IPS그룹은 상품관리에 주력하자는 취지였다.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 등과 같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전략을 담당하는 특화상품부로, 자산가 타깃의 사모펀드 판매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제반 여건을 검토하고 상품 안정성 등을 들여다보는 데 주력하겠다는 목표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29일 은행권 및 신한은행 내부 직원에 따르면 펀드판매를 진행했던 영업현장에서는 IPS조직과 별개로 고객에 대한 피해대응을 명확한 사후관리 대응 메뉴얼 없이 무조건 ‘말로만’ 책임지겠다는 응대를 계속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신한은행 내부직원들은 경영진들이 라임사태에 대한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으로만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신한은행 직원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블라인드 익명글에선 직원들이 고객 민원에 대한 부담감 압박과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식의 태도에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례 내용도 다수 올라와 있다.


특히, 애초 제안서 내용이 허위였던 펀드상품들의 보상과 금감원 분쟁조정위 관련 결과 후 입장에 대한 어떠한 내용 설명도 없이 고객 응대만 하라는 지시에 분통을 터트리는 목소리도 있었다.


신한은행 한 내부 관계자는 “2018년도 말부터 자산관리(WM) 고도화라는 명분하에 지주사가 IPS조직을 별도로 신설한다는 내용은 들어왔었다”며 “결국 지난해 초 조직을 신설하긴 했지만 실상 아무런 대응관리를 할 만한 사람들이 없는 것이 지금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애초부터 투자 상품에 대한 내부통제나 검증을 담당하는 기능이나 부서는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경영진의 해외 투자자산 소싱 확대 정책 일환으로 펀드판매를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것이 지금 사태를 만들 게 된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영업현장 직원들의 불만토로에 대해 묻자 신한은행 측에서는 “사실과 다르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사실 어느 은행이나 있을 법한 직원들의 소소한 개인 의견 차이 일뿐”이라며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지도 않고 있고 사전 프로세스를 마련해 대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펀드 손실 문제 관련해서도 회사 조직 차원에서 최소한의 고객 피해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중”이라며 “판매했던 직원에게 징벌을 가한 적도 없다. 익명글 내용이 다 사실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무리한 고위험성 펀드판매를 진행한 행태에 대해 선취수수료만 많이 댕기겠다는 수익중심의 영업문화 및 보상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타 은행과 달리 신한은행의 전 근대적 문화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잘못됐다는 평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라임사태는 결국 은행이 고객투자 상품의 동일 기초자산 상품에 대한 한도 익스포져 관리 실패로 볼 수 있다”며 “특히 신한은행의 IPS조직은 외부로부터 받는 리스크 관리 부족에 대한 면피성으로 만든 것에 불과하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들은 디지털화 시대에 맞지 않는 경영방식을 버려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그는 “지금부터라도 지주차원에서는 상품별로 향후 프로세스 단계를 세부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며 "전문가들로 구성된 특별감사팀을 만들어 상품소싱단계부터 제안서상 허위내용 등을 찾아내 검찰조사를 의뢰하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신한은행 노조에서는 영업직원들의 책임감 압박에 대한 우울감을 호소하는 것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관련 팀부서 방문을 통해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이 최근 펀드판매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짊어지고 있다는 생각에 힘들어 하는 부분을 조합 차원에서 해결보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면서 “실적에 의존돼 있는 현 영업판매 구조방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도 계속해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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