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놓고 금융권 이해충돌…“근로자 가입자 관점서 봐야”

문혜원 / 기사승인 : 2021-05-04 09: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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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포함 여부 두고 금융업권간·정당 간 의견 차 심화
일각서 “법안 취지는 노후보장에 있어..근로자 소득에 맞게 서비스 구현해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을 앞두고 금융업권 논쟁으로 심화되고 있다(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을 앞두고 은행·보험·증권 등 업권 간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디폴트옵션 구성 상품에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상품’을 포함하는 내용에 대해 이해충돌이 생긴 것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퇴직연금 상품 자체가 사업자가 아닌 근로자 관점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사용자 이익이 아닌 근로자 노후소득을 늘린다는 측면으로 서비스영역에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을 도입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을 발의하고, 정무위원회 소속 같은 당 김병욱 의원도 비슷한 취지의 법안을 발의하면서 이슈가 됐다.


퇴직연금 적립 자산은 2020년 말 현재 255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퇴직연금 자산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가입자의 비율은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디폴트옵션 도입을 통한 실적배당형 금융상품 장려방안이 논의됐다.


당초 당정에서는 디폴트 옵션 도입 논의 취지에 대해 가입자가 방치할 경우 원리금 보장상품에 ‘자동투자’돼 1%대에 머무는 수익률을 제고하고자 별도의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사전 합의하에 정한 적격상품에 투자되도록 하자는 데 있었다.


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을 도입하면 근로자가 퇴직연금 상품의 최초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은 경우 자금을 사용자가 사전에 정한 운용 방법인 펀드 등에 자동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근로자는 타깃 데이트 펀드(TDF), 머니마켓펀드(MMF), 인프라펀드(뉴딜펀드) 등에서 선택할 수 있다. 펀드인 만큼 주식시장이 좋다면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지만 경제 위기 등이 발생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다.


현재는 가입자가 투자 상품을 지정하지 않으면 고용노동부 표준규약에 따라 원리금 보장형으로 운용하면서 매년 지정 여부를 가입자에게 문의해야한다. 하지만 법이 개정되면 지정되지 않은 기존 원리금 보장형 계약은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는 실적 배당형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퇴직연금이 그간 ‘저금리·저수익’ 벽 넘으려면 ‘디폴트 옵션’ 도입은 필수라는 입장이라는 반면, 보험사·은행들은 “원금 손실 위험성”이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며 원리금 보장형을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디폴트옵션 도입 목적은 가입실적(운용수익)을 높이는 것인데 그간 우리나라는 의무화가 안됐기 때문에 수익제고형 관점에서 설계하는게 맞다”면서 “주식·펀드 등 수익이 나는 실적배당형 위주로 자금을 운용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 보험사들은 “후불임금 성격인 퇴직연금의 안전성을 위해 디폴트옵션에도 실적배당상품보다는 원리금보장상품을 넣어야 한다”면서 “현재처럼 디폴트 옵션을 실적 배당형 상품 위주로 꾸리게 되면 퇴직연금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원리금보장상품을 옵션 하나로 들어가는 것은 법안취지상 맞지 않지 않다는 분석이다. 퇴직연금도 기본적으로 투자형 상품에 속하기 때문에 기회적인 비용이 발생하므로 근로자들을 원리금보장의 단일화상품 형태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손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금위원은 “투자는 가입자 성향에 따라 위험형과 안전형으로 나뉘게 되는데 위험성향은 원리금보장을 반영하는 게 맞지만, 투자가 금리에 의해 좌지우지 되므로 안전형 가입자를 위해서도 각 업권에서는 투자성향에 따라 서비스를 구현해야 한다”말했다.


그에 설명에 따르면 예를 들어 A 운용사 통해서 퇴직연금 피디에프를 통해 디폴트를 설정하게 되면 은퇴가 40년 남았을 경우 그에 맞게 자산배분이 이뤄지고, 5년 남은 사람에겐 또 그에 맞는 자산배분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손실위험이 없다고 보면 된다는 설명이다.


손 연구위원은 “그간 투자 상품에 위험을 취하지 않고 안정적인 가입자들이 더 많았기 때문에 디폴트옵션이 생기면 상품소개에서부터 가입자가 원하는 데로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산관리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꼭 필수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도 “사용자(금융사) 업권 관점에서의 이슈로 원리금보장형에 대한 논의는 될 수 있지만 법안의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사업자가 하는 서비스 퇴직연금 원리금보장상품이다보니 근로자 연금자산, 노후소득 관점에서 보면 60%이상을 유도하게끔 사용자들이 서로 서비스 영역을 맞춰 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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