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철강업계가 지난해 실적 부진을 딛고 올 상반기 반등에 성공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보수적 경영으로 재무안정성을 높인 가운데 철강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된 영향이 컸다. 다만 하반기에도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정기평가를 통해 세아베스틸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동국제강은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애드스테인리스는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하는 등 주요 철강사의 신용도를 상향했다고 7일 밝혔다.
올 들어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와 중국의 철강 수출 제한 정책 등의 영향으로 철강수요가 신속하게 회복됨에 따라 국내 철강사들의 재무구조 또한 빠르게 개선됐다.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지난해 2분기 합산 매출은 13조원으로 위축됐으나 올해 1분기 16조2000억원까지 증가했다. EBITDA/매출액도 지난해 2분기 9.4% 수준에서 올 1분기 17.1%까지 대폭 개선됐다.
철강 공급난으로 인한 철강제품 가격 상승세가 올 2분기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2분기 이후에도 국내 철강사들의 실적 개선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의 정책 기조와 환경규제, 팬데믹 상황 등 불확실성 요인들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한신평 정익수 수석연구원은 “철강경기는 작년 하반기 이후 상승 국면이나 팬데믹 기저효과, 환경규제 및 국가간 갈등 등이 맞물리며 수급변동성이 내재돼 있다”며 “산업 동향 및 중국의 정책기조 등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속 점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철강 또한 탄소저감 및 ESG경영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탄소 배출량이 많은 산업 특성상 대응부담도 점증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올 1분기에는 기저 효과 및 전방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포스코, 현대제철 등 지난해 고전했던 고로업체들의 수익성 개선 폭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니켈가격 반등효과 수혜를 받은 현대비앤지스틸도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으며 장기간 저조했던 세아베스틸과 현대종합특수강도 올 1분기 이후 개선세로 들어섰다.
대미 에너지용 강관 수출이 주력인 세아제강은 유가 회복세에도 올해 1분기까지 북미 에너지시장 회복이 제한되면서 전년 대비 수익성은 떨어졌으나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세아베스틸, 차입금 경감 추세 유지하면서 수익성 회복도 가능
한신평은 세아베스틸 등급전망 변경에 대해 “자회사 인수과정에서 확대된 재무부담이 예상보다 빠르게 완화되면서 최근 개선된 업황 및 자회사들의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바탕으로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세아베스틸은 세아창원특수강 지분 취득 과정에서 연결 순차입금을 2018년 1조724억원까지 확대했지만 이후 잉여현금 창출을 통한 차입금 순상환 기조를 유지하면서 지난 3월 말에는 5877억원까지 경감했다.
특히 2019년 이후 수익성 악화 및 제반 투자자금 소요(세아창원특수강 잔여지분 취득 1000억원, 세아항공방산소재 인수 772억원 등)에도 긴축경영을 통해 운전자본부담을 크게 완화해 연간 1000억원이 넘는 잉여현금을 창출할 수 있었다.
대규모 지분 취득이 일단락되면서 중단기 투자부담이 완화돼 차입금 경감 추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18년이후 특수강 수급 악화로 저조한 수익성을 유지했지만 세아창원특수강, 세아항공방산소재 등 자회사를 통한 다변화된 제품구성과 시장 커버리지를 보유하면서 최근 철강시황이 개선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동국제강, 견조한 실적 유지하겠지만 브라질 CSP 재무부담 관리해야
한신평은 동국제강 등급전망 변경에 대해 “작년 이후 견조한 실적흐름과 더불어 잉여현금 창출을 바탕으로 재무부담 경감 추세가 유지되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원자재 가격 하락에도 국내 건설 경기의 양호한 흐름과 컬러강판 수요 호조, 탄력적인 생산조정 등에 힘입어 적정 롤마진을 확보하면서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다. 올해도 우호적 업황을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잉여현금창출을 바탕으로 재무부담 경감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각종 자산 매각을 포함한 자구안 실행과 수익성 회복, 운전자금 최소화 노력에 힘입어 2014년 말 4조4000억원에 달했던 연결순차입금을 올해 3월 말 1조8000억원까지 줄였다.
다만 브라질 CSP 제철소에 대한 재무부담은 관리가 필요하다. 동국제강은 지난 3월 CSP에 대한 출자 약정 이행을 완료했지만 평가일 현재 CSP 차입금 8624억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제공 중이며 CSP는 불안정한 영업실적 및 순손실로 자본잠식 상태다.
최근 북미 업황 호조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철강경기 및 환율에 따른 가변적 재무구조를 감안할 때 CSP는 잠재적 재무부담 요인이다.
◆ 애드스테인리스, 이익창출 기조 유지하면서 차입부담 경감 추세 지속
한신평은 애드스테인리스의 등급 전망을 변경하면서 “현대비앤지스틸과의 긴밀한 영업관계를 바탕으로 이익창출 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차입부담 경감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했다.
애드스테인리스는 우량거래처 중심 매출처 선별과 현대비앤지스틸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둔화에도 적정 마진을 확보하면서 실적개선을 이뤘다.
하지만 과거 이형재 사업 진출 과정에서 외부차입은 증가한 반면 현금창출은 줄어 재무부담이 높아졌다. 또한 2014년 인적분할 과정에서의 부채 잔존에 따라 재무안정성이 약화됐다.
그러나 분할 이후 자본적지출 부담이 완화돼 잉여현금 창출을 통한 차입금 순상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과거 500%가 넘었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313%로 감소하는 등 재무안정성이 개선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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