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대표적인 서민식품으로 불리는 라면의 가격 인상 소식에 소비자 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업계는 이미 오랜 시간 인상을 하지 않았을뿐더러 고정 비용 상승으로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소비자단체의 반발과 달리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인상에 대해 ‘이해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라면 가격 인상 소식을 먼저 알린 것은 오뚜기다. 오뚜기는 오는 8월 1일부로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한다. 지난 2008년 4월 이후 13년 4개월 만이다.
대표 제품인 진라면(순한맛/매운맛)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이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용기면)이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인상된다.
오뚜기는 “2008년 4월 라면 가격 인상 이후 13년간 라면 가격을 동결해 왔으나 최근 밀가루, 팜유와 같은 식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소비자단체는 오뚜기 라면 가격 인상 소식에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소비자교육중앙회, 한국여성소비자연합, 한국소비자연맹 등 11개 소비자 단체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2일 성명을 내고 “소맥분과 팜유 등 원재료 가격이 떨어질 때는 꿈쩍도 하지 않다가 원재료 가격이 평년보다 상승하는 시기를 틈타 소비자 가격을 올려버리는 기업들의 행위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오뚜기의 이번 가격 인상이 다른 라면 제조업체들의 연쇄적 가격 인상의 신호탄이 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2019년까지 원재료가 하락세였을 당시에는 기업 이익으로 흡수해 놓고 고정 비용이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이유로 가격을 올려 소비자에게 인상분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오뚜기는 서민의 대표 식품을 제조하는 기업답게 사회적 책임을 지고 이번 가격 인상을 재검토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업계는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소비자 단체의 가격 인상 철회 요구에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식품업계는 원재료비, 인건비 등 비용 상승으로 어쩔 수 없이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지만 유독 라면은 주식이라는 이미지로 인해 엄격하다”고 말했다.
농심은 2016년부터 5년 동안, 삼양식품은 2017년부터 4년째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 오뚜기는 지난 2월 진라면 가격을 9% 인상하려다 반대 여론에 부딪혀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특히 농심과 삼양식품은 매출 중 70%가량을 담당하는 라면의 가격 동결이 지속되자 실적이 악화하고 있어 인상 요인이 되고 있다.
농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5.5% 줄어든 283억원을 기록했고 삼양식품은 144억원으로 46.2% 줄었다. 비교적 라면 비중이 적은 오뚜기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26% 감소한 502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농심과 삼양식품은 “가격 인상이 결정된 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일각에선 농심, 삼양식품의 제품가 인상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심지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라면 가격 인상이 미뤄지면서 라면 관련 기업들의 매출총이익률(GPM)이 지속 하락해왔다”며 “게다가 전년 동기 기저로 인한 감익, 비우호적인 환율 영향, 원가부담 가중 등의 이유로 전반적인 라면 업체들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들은 라면 가격 인상 소식에 ‘이해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소비자 단체에 반발하는 소비자들도 다수 보였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홈페이지 내 소비자 목소리에는 성명서에 대한 반대 의견이 잇따랐고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소비자 단체를 비판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 게시글 작성자는 “다른 기업들에는 조용히 있다가 오뚜기 라면 인상 소식엔 불같이 달려드나”며 “다른 식품 가격이 올랐을 때와 다른 반응에 실소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다른 소비자는 “오히려 과자나 빵 등이 라면보다 더 가격이 비싼 상황”이라며 “라면만 가격을 안 올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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