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는 서비스·개발 넥슨은 제작 거점…베트남 전략 구체화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순방을 계기로 국내 게임업계의 동남아 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동남아가 단순 수출 시장을 넘어 ‘개발·운영 거점’으로 격상되면서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전략 재편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동남아가 수출 비중에서 중국 다음 권역으로 올라선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은 베트남을 단순 소비시장을 넘어 서비스 운영·개발·현지화 기능을 함께 구축할 수 있는 거점으로서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중국에 이어 이번 인도·베트남 경제사절단에도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포함되면서 게임 수출도 주요 해외 진출 산업 가운데 하나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 게임은 이미 수출 주력…동남아 비중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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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상장 게임사 중 최초로 해외 매출 3조원을 달성한 크래프톤의 대표 게임 ‘PUBG: 배틀그라운드’/이미지=크래프톤 |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지난달 25일 발간한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게임산업 수출액은 85억346만달러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수출 권역별 비중은 중국이 29.7%로 가장 컸고 동남아가 20.6%로 뒤를 이었다. 북미 19.5%, 일본 8.3%보다도 높은 수치다. 동남아가 이미 북미를 넘어선 ‘제2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로 중국 의존도를 분산할 전략 거점으로서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베트남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시장성도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의 최근 1년 내 한국 게임 이용자 기준 모바일 게임 이용률은 89.0%, PC 게임 이용률은 71.8%로 주요 조사 지역 가운데 높은 편이었다.
현재 이용 중인 게임이 한국 게임이라는 점을 인지한 비율은 76.2%, 한국 게임이라는 점이 게임 선택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81.4%로 집계됐다. 콘진원은 베트남을 PC와 모바일 모두 현재 경쟁력이 높고 향후 경쟁력도 큰 지역으로 평가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도 지난해 2월 베트남 모바일 게임 시장이 2024~2032년 연평균 7.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KOTRA는 “2023년 모바일 게임 이용자 수는 700만명에 이른다”며 “2027년에는 830만명으로 늘고 시장 수익은 2억70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3년 기준 동남아 국가 가운데 구글플레이 모바일 게임 개발 건수도 베트남이 5816개로 가장 많았다. 이는 베트남이 소비 시장을 넘어 개발·생산 거점으로도 빠르게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서비스·개발·e스포츠”…기업별 베트남 공략 방식 ‘차별화’
| ▲ 지난 3월 엔씨 경영전략 간담회에서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엔씨 |
엔씨는 베트남 게임사 VNG와 합작법인 NCV게임즈를 설립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6개국 서비스 거점을 구축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싱가포르 인디고게이즈 지분을 확보하며 베트남 1위 캐주얼게임사 리후후를 인수해 현지 전략을 서비스에서 개발로 넓혔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당시 “리후후 인수는 글로벌 모바일 캐주얼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본격적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아시아 지역의 캐주얼 개발 클러스터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엔씨는 지난달 경영전략 발표에서 리후후를 기반으로 모바일 캐주얼을 3대 핵심 성장전략으로 지정, 2030년 매출 5조원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넥슨은 제작 기능에 무게를 싣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넥슨은 호찌민에 넥슨 데브 비나, 넥슨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비나, 넥슨 네트웍스 비나 등 3개 법인을 두고 각각 기술 개발, 아트 크리에이티브, 품질보증 역할을 맡기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베트남 투자를 지속 확대해 동남아 주요 게임 개발 및 콘텐츠 제작 거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지난 1월 베트남 호찌민공업대(HUTECH)와 만나 e스포츠 발전 동향과 인력 양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이민호 크래프톤 e스포츠 총괄도 지난해 8월 한·베트남 문화산업 발전 협력 간담회에서 베트남을 “PUBG e스포츠의 성장 동력”으로 언급한 바 있다.
◆ 시장성 크지만 규제·현지화 장벽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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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슨의 베트남 법인 ‘넥슨 데브 비나’/사진=넥슨 데브 비나 SNS 갈무리 |
다만 베트남이 기회 요인만 큰 시장은 아니다.
베트남은 게임 콘텐츠 검열과 라이선스 승인 절차가 까다로운 편으로, 현지 파트너 없이 단독 진출이 쉽지 않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실제 다수 기업이 현지 퍼블리셔나 합작법인 형태로 진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KOTRA도 “성공적인 현지화를 위해 로컬 문화 이해가 필수적”이라며 “현지 인력과의 협업이 시장 공략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잠재력 있는 시장 가운데 하나”라며 “게임이 이미 국내 콘텐츠 수출의 핵심 품목인 만큼 이번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현지 시장 개척과 협력 기반이 더 넓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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