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산물 '박대'로 유명한 '신영시장'
도깨비시장으로 불리는 '역전새벽시장'
하나 뿐인 오일장 '대야시장'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대한민국 근현대사는 아픔과 고난의 연속이다. 그 가운데 일제강점기는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다. 일제는 36년간 우리의 삼천리 금수강산을 수탈하고 농락했다. 군산은 그런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대표적인 도시다. 김병윤 대기자는 지난 100여 일 이런 아픔의 도시 군산의 이곳저곳을 돌았다. 그리고 다시 웅비하는 군산을 목도했다. 김병윤 대기자가 둘러본 ‘군산 이야기’를 ‘토요경제 17주년 특별기획’ 일환으로 매주 2회 독자에게 전하려 한다. [편집자 주] |
옛 정이 살아있는 '군산의 전통시장'
전통시장은 삶의 현장이다. 왁자지껄하다. 여기저기서 큰 소리가 난다. 마치 싸우는 듯하다. 싸움이 아니다. 흥정하는 모습이다. 보기가 좋다. 재미가 있다. 정이 넘친다. 인심이 좋다. 덤을 듬뿍듬뿍 준다. 여유가 있다. 구경거리가 많다. 발걸음이 늦어진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전통시장의 매력이다.
군산의 전통시장은 역사가 깊다. 100년도 넘는다. 전통이 있다. 군산시민의 생활 공급원이었다. 정보도 공유됐다. 희로애락을 같이 했다. 7개 전통시장이 등록돼 있다. 시장마다 특색이 있다. 공통점이 있다. 군산시민의 동반자였다.
군산 최초의 전통시장 '군산공설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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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트형으로 탈부꿈한 군산공설운동장 <사진=김병윤 대기자> |
군산 최초의 전통시장이다. 1918년 개장했다. 1929년 현재의 신영동으로 옮겨졌다. 6·25 전쟁으로 건물이 불타 없어졌다. 노점과 천막 시장으로 유지됐다. 1969년 새 건물을 짓고 입주했다. 입주 3일 만에 화재가 발생했다. 상인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1970년 군산시 자금 보조와 상인 부담으로 피해를 복구했다. 사연이 많은 시장이다. ‘불난 곳이 장사가 잘 된다’는 말이 있다. ‘군산공설시장’은 손님이 들끓었다.
번성기 때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사람에 떠밀려 다닐 정도였다. 의류와 한약재가 유명했다. 특히 한약재 판매가 주류를 이뤘다. 지금도 한약재 가게가 있다. 잡곡·생선·정육 등 생활필수품도 팔고 있다. 여느 시장과 다를 바 없다.
전통에 걸맞게 옛것이 남아있다. 예전에는 대장간이 많았다. 현재는 한 곳이 남아 있다. 2대째 운영하고 있다. 주문품만 제작 판매하고 있다.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현실이다. 전통의 군산공설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2012년 마트형 전통시장으로 탈바꿈했다. ‘경북의 화양시장’과 함께 시범 마트형 시장으로 바뀌었다. 정부의지원이 뒤따랐다.
군산공설시장은 순대국밥이 유명하다. 시장 옆에 작은 실개천이 있었다. ‘째보선창’에서 내려오는 물줄기였다. 사람들은 실개천 주변을 ‘세느강변’이라 불렀다. 현재는 복개(覆蓋·하천 위를 콘크리트로 덮는 일)가 돼 볼 수 없다. 세느강변에 순대국밥 집이 성황을 이뤘다. 지금도 20여 가게가 영업하고 있다. 손님이 많다.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유명인도 많이 찾는다. 뜨뜻한 국물에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인다.
시장 부근에 ‘역전시장과 신영시장’이 형성됐다. 역전시장은 공설시장 입구인 역부근에 있다. 공설시장에 입주하지 못한 상인들이 자리 잡았다. 노점 상태로 시작했다. 장사가 잘됐다. 지금도 잘된다. 역에서 공설시장 가는 길에 윤락가가 형성됐다.
일명 ‘대명동 화재사건’으로 폐쇄됐다. 20여 년 전에 벌어진 참사였다. 인신매매로 감금된 여성들이 화마에 사라졌다. 쇠창살에 갇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여러 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살려달라는 아우성만 남긴 채.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2004년 ‘성매매방지법’을 제정했다.
역전시장 옆에 새벽시장이 열렸다. 최초의 새벽시장이다. 새벽에 잠깐 장이 선다. 현재도 성황을 이룬다. 군산, 익산의 농민이 채소를 판매한다. 노점에서 팔고 있다. 신선한 채소를 값싸게 살 수 있다. 군산의 명물이다.
한우 맛이 일품인 ‘대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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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야시장 <사진=김병윤 대기자> |
상설 오일장(五日場)으로 유명하다. 1일과 6일에 장이 선다. 전국 10대 오일장 안에 들어간다. 장날이 되면 전국의 장사꾼이 몰려든다. 장날에는 북새통이 된다. 장사진(長蛇陣)을 이룬다. 잔치판이 벌어진다. 오일장이 서는 날에는 도로가 폐쇄된다. 상인과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다. 외지에서 관광객이 많이 온다. 사진작가들도 나타난다. 옛 모습을 찍기 위해 분주하게 셔터를 누른다. ‘대야시장(大野市場)’은 옛 풍경을 느낄 수 있다. 평일에도 장은 열리고 있다.
대야시장은 한우촌을 형성하고 있다. 1970년대까지 우시장이 형성됐다. 가축시장으로 특성화를 보였다. 가축시장이 전성기를 누렸다. 현재도 대야 한우특화단지가 있다. 맛이 일품이다. ‘총체보리’를 먹여 키운 한우다. 사료용 보리를 따로 재배한다. 직접 도축한 한우를 내놓는다. 신선한 고기를 맛볼 수 있다. 고기가 부드럽다.
식감도 좋다. 값도 저렴하다. 가성비가 좋은 한우고기다. 주말이면 시끌벅적하다. 관광객도 몰려온다. 대야시장의 한우를 맛보기 위해 발품을 판다. 거리는 개의치 않는다. 군산 시내와 4km 떨어져 있다. 그래도 모여든다. 대야 한우의 맛을 잊지 못해서다. 가족 단위의 고객이 많다. 대야시장은 먹거리가 풍부하다. 주머니가 가벼워도 문제없다. 다른 먹거리가 기다린다. 장터국수 한 그릇에 배를 불린다. 구수한 육수에 푸짐한 국수.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냄새부터 식욕을 불러일으킨다.
입맛이 돈다. 주위를 돌아보라. 예전에 즐겨 먹던 음식이 유혹한다. 비싸지도 않다. 또 다른 자랑이 있다. 채소와 묘목으로 손님을 끈다. 채소가 다양하다. 시골 노인들이 판다. 직접 재배한 채소를 갖고 나온다. 용돈 벌이를 위해 나온다. 채소 판 돈은 어디에 쓰일까. 손주 용돈으로 쓰인다. 노인들의 손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봄이면 ‘묘목 오일장’이 성황을 이룬다. 전국의 원예업자들이 모여든다.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진다. 화분 시장도 인기다. 대야시장은 오일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시장이다. 식도락가들을 유혹하는 곳이다. <계속>
토요경제 / 김병윤 대기자 bykim71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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