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원스토어 626억 인수…블록체인 밖 게임 유통·결제 확보
9월 월간 흑자 목표…규제 기다리는 동안 ‘거래하는 플랫폼’ 구축
원스토어 수익성 입증하면 규제 지연은 버틸 시간, 실패하면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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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써쓰 장현국 대표 [토요경제] |
장현국 넥써쓰 대표가 ‘미국 디지털자산 규제’ 입법의 지연을 두고 “경쟁력 있는 기업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 배경에는 달라진 넥써쓰의 사업구조가 있다. 규제가 정리될 때까지 블록체인만 바라봐야 했던 회사가 6월 원스토어를 인수하면서 게임 유통과 결제라는 현실의 거래 기반을 확보했다. 규제를 기다리는 동안 사업을 멈추지 않을 ‘시간’을 산 셈이다.
미국 상원은 지난 15일 디지털자산시장명확화법(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H.R.3633)을 본격 심의하기 위한 토론종결 표결을 실시했지만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가결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법안 자체가 최종 부결된 것은 아니다. 본회의 심의로 넘어가기 위한 절차가 일단 막힌 것이다.
장 대표는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를 단순한 산업 후퇴로 보지 않았다. 규제 마련이 늦어지는 동안 사업 기반과 실행력이 약한 사업자는 밀려나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오히려 강해질 수 있다는 취지다. 그는 규제를 기술혁신이 산업으로 넘어가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봤다.
이 발언만 떼어놓으면 ‘규제가 늦어져도 괜찮다’는 낙관론으로 읽힐 수 있다. 그러나 넥써쓰의 최근 행보를 놓고 보면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블록체인 회사에 규제 지연은 원래 좋은 소식이 아니다. 토큰의 법적 성격과 유통, 거래, 스테이킹 등 사업의 경계가 늦게 확정될수록 신규 서비스와 투자 결정도 보수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 특히 넥써쓰처럼 블록체인을 게임 유통과 결제에 직접 연결하려는 기업에는 제도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사업계획의 변수도 커진다.
장 대표는 그 사이 사업의 한쪽 축을 블록체인 밖으로 넓혔다.
넥써쓰는 지난 6월 SK스퀘어와 네이버, 스틸넘버원제일차, 크래프톤이 보유한 원스토어 지분 89.03%를 626억2703만원에 인수했다. 거래는 6월 29일 최종 완료됐다. 넥써쓰 설립 이후 가장 큰 인수합병이었다.
원스토어를 사들인 것은 단순히 앱 다운로드 기능 하나를 추가한 거래가 아니었다.
넥써쓰는 블록체인 원체인(ONEchain)과 토큰 원(ONE)을 직접 키우는 동시에 원스토어에서 게임을 유통하고, 원샵을 통해 결제까지 가져가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원스토어 글로벌을 122개국에 출시했고 1000여종의 콘텐츠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웹 직접결제(D2C) 플랫폼 원샵도 한국·미국·일본 등 7개국에서 동시에 운영에 들어갔다.
여기서 원스토어의 의미가 달라진다.
미국 디지털자산 규제가 예상보다 늦어져 원체인과 토큰 사업의 제도적 불확실성이 길어지더라도 게임 다운로드와 콘텐츠 판매, 결제는 계속할 수 있다. 블록체인 규제 일정과 직접 맞물리지 않는 매출원을 먼저 갖춰 놓은 것이다.
장 대표가 원스토어 인수 이후 비용 절감보다 매출 확대를 강조한 이유도 같은 선상에서 읽을 수 있다.
장 대표는 지난 7월 원스토어의 적자를 인력이나 비용구조보다 ‘규모의 문제’로 진단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흑자를 만드는 대신 텐센트 미니게임과 글로벌 서비스, 결제 등을 붙여 거래 규모 자체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당시 그는 올해 안에 월간 흑자, 내년 연간 흑자를 목표로 제시했다.
목표는 이후 더 구체화됐다. 장 대표는 지난 3일 원스토어가 9월 월간 흑자를 기록하면 다음 분기에는 분기 흑자, 내년에는 연간 흑자로 넘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회성 계약금이 아니라 거래 규모 확대를 통해 흑자를 내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숫자가 장 대표의 “규제는 결국 경쟁력 있는 기업을 남긴다”는 발언과 연결되는 지점이다.
규제 정비가 6개월이나 1년 늦어져도 원스토어가 자체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다면 넥써쓰는 블록체인 규제가 완성되는 시점을 기다릴 여유를 갖게 된다. 그동안 게임과 이용자, 결제 데이터를 쌓은 뒤 규제가 명확해지면 원체인을 붙이는 순서도 가능하다.
즉 원스토어는 블록체인 전략을 대체하는 사업이라기보다 블록체인이 제도권에 들어오는 시간을 버티게 해주는 사업이 될 수 있다.
다만 여기에는 반드시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다. 넥써쓰가 6월 원스토어를 인수한 직접적인 이유가 9월 클래리티법안 표결 실패 때문이라고 볼 근거는 없다. 인수는 이번 상원 표결보다 석 달 먼저 이뤄졌다. ‘원스토어로 규제 지연에 대비했다’는 것은 장 대표가 밝힌 인수 목적이 아니라 인수 이후 달라진 사업구조를 놓고 볼 수 있는 결과적 효과다.
더구나 아직 원스토어가 넥써쓰에 시간을 벌어주는 ‘현금창출원’이 됐다고 말할 단계도 아니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9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넥써쓰 자체도 올해 2분기 매출 58억원, 영업손실 53억원을 기록했다. 81억원의 당기순이익은 원스토어 인수에서 발생한 157억원의 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회계상 순이익과 본업의 수익성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계산이 성립하려면 전제가 하나 있다.
원스토어가 실제 돈을 벌어야 한다.
9월 월간 흑자라는 첫 목표가 중요한 이유다. 원스토어가 거래 확대를 통해 자체적으로 흑자를 낸다면 넥써쓰는 블록체인 산업의 규제 속도와 무관하게 버틸 수 있는 사업기반을 하나 갖게 된다. 반대로 적자가 계속되면 원스토어는 시간을 벌어주는 자산이 아니라 넥써쓰가 감당해야 할 추가 비용이 된다.
장 대표가 지금 미국 규제 지연을 바라보는 태도가 과거와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규제가 빨리 만들어져야만 다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회사와, 규제를 기다리는 동안 이용자를 모으고 게임을 팔고 결제를 일으킬 수 있는 회사는 같은 ‘규제 지연’을 전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원스토어 인수 이후 넥써쓰가 후자에 가까워지려 하고 있다는 것이 장 대표의 최근 행보에서 읽히는 변화다.
결국 장현국 대표가 산 것은 원스토어라는 앱마켓만이 아닐 수 있다. 규제가 완성될 때까지 블록체인 사업을 멈추지 않고 키울 수 있는 시간을 함께 산 셈이다. 그 시간이 자산이 될지 비용이 될지는 미국 의회보다 먼저 원스토어의 9월 손익이 보여주게 된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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