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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지급액이 확정됐지만 소비자가 찾아가지 않은 ‘숨은보험금’이 여전히 10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이달부터 보험계약자와 보험수익자를 대상으로 집중 안내에 나선다. 단순한 환급 캠페인이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적용 이자는 줄고, 보험금청구권에는 소멸시효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숨은보험금은 ‘언젠가 찾으면 되는 돈’이 아니라 소비자가 제때 행사해야 할 금융권리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보험업계와 함께 올해 약 10조3000억원 규모의 숨은보험금을 찾아주기 위해 7월부터 집중 안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숨은보험금은 보험금 지급금액이 확정됐지만 청구되지 않은 보험금을 말한다. 보험계약 만기 도래, 중도보험금 발생, 휴면보험금 발생, 사업장 폐업·도산 이후 찾아가지 않은 퇴직연금 적립금 등이 주요 유형이다.
숨은보험금이 생기는 이유는 명확하다. 소비자가 보험금 발생 사실을 모르거나, 만기 이후 적용되는 적립이자율을 정확히 알지 못해 찾아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금융위에 따르면 계약 만기 후 1년까지는 평균공시이율의 50%, 1년 이후 3년까지는 40%가 적용되고, 3년 후에는 0%가 적용된다. 늦게 찾을수록 소비자에게 불리한 구조다.
숨은보험금 규모는 줄고 있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의 안내 강화로 숨은보험금은 2022년 말 12조4000억원에서 2023년 말 12조1000억원, 2024년 말 11조2000억원, 2025년 말 10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약 3조2470억원, 80만건이 소비자에게 환급됐다. 1건당 평균 환급액은 약 404만원이다.
올해 찾아줘야 할 숨은보험금은 중도보험금이 7조7667억원으로 가장 많다. 만기보험금은 1조9235억원, 휴면보험금은 6237억원이다. 중도보험금 비중이 크다는 것은 보험계약 유지 중 특정 시점에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했지만 소비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한 사례가 많다는 뜻이다. 보험사가 안내를 했더라도 주소나 연락처가 바뀐 경우 실제 청구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행정안전부 협조를 통해 보험계약자 등의 최신 주소를 확인한 뒤 우편, 모바일 전자고지, 유선 등으로 숨은보험금을 개별 안내할 계획이다. 서민금융진흥원과 함께 유튜브 홍보, 동영상 송출 등 대국민 홍보도 병행한다. 올해는 인터넷과 모바일 등 비대면 금융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교육과 오프라인 홍보도 강화한다. 소비자단체와 연계해 숨은보험금 확인 방법을 시연하고 보험가입 조회 방법도 안내한다.
숨은보험금은 이름처럼 단순히 ‘잠자는 돈’에 그치지 않는다. 보험금청구권은 상법상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 다만 시효가 완성됐다고 해서 곧바로 소비자가 돌려받을 길이 모두 막히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휴면보험금으로 분류돼 별도 조회·환급 절차를 통해 찾을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자에게 불리해진다는 점이다. 이자는 줄고, 권리 행사는 복잡해진다. 숨은보험금 조회가 단순 안내가 아니라 소비자 권리 행사로 봐야 하는 이유다.
소비자는 ‘내보험찾아줌’ 누리집에서 가입한 보험계약 내역, 숨은보험금 조회·청구, 피상속인의 보험계약 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위는 해당 누리집을 통해 누구나 자신의 숨은보험금을 조회하고 찾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숨은보험금 감축의 핵심은 조회 시스템 자체보다 실제 청구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데 있다. 이미 확정된 보험금이라도 소비자가 모르면 권리는 행사되지 않는다. 금융당국의 이번 집중 안내는 보험사의 사후관리 책임과 소비자의 금융 접근성을 함께 점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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