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엘앤에프와 LFP 장기조달 추진…美 ESS 경쟁력 소재 공급망으로 확대

이슬기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4 03: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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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ESS 생산능력 연말 50GWh 목표…국산 양극재 확보 추진
엘앤에프, 내년 연산 6만톤 체제…기존 수주에 추가 증설 변수
미국 공급망 규제 대응…소재 조달비용과 세액공제 요건 중요
▲ LG에너지솔루션 CI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에 맞춰 배터리 핵심 소재의 국내 조달망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현지 생산기반을 확보한 데 이어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공급처를 다변화해 공급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14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대표 김동명)은 엘앤에프(대표 허제홍)와 LFP 양극재 장기 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한 매체는 전날 양사가 이달 중 다년간 최대 수십만톤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계약금액은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보도했다. 다만 구체적인 계약금액과 연도별 공급물량, 공급 개시 시점은 아직 공식 확정되지 않았다.

양사는 그동안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양극재를 중심으로 협력해 왔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협력 범위가 ESS와 중저가 전기차에 사용하는 LFP 양극재로 확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시설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며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 5~6월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혼다와의 합작공장에서 ESS 생산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회사는 올해 말까지 북미 ESS 생산능력을 5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SS 사업도 성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SS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6배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 후반까지 높아졌다. 상반기에는 AI 데이터센터 관련 프로젝트를 포함해 3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도 확보했다.

생산시설과 수주 기반이 확대되면서 소재의 안정적인 확보가 중요해졌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는 LFP 양극재 시장에서 비중국산 소재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북미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과제다.

엘앤에프는 국내에서 LFP 양극재 생산체계를 빠르게 구축한 업체다. 대구 국가산업단지에 LFP 전용 공장을 마련하고 올해 3분기 연산 3만톤 규모의 양산체제 구축에 나섰다. 내년 상반기에는 생산능력을 연간 6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주요 고객사도 확보했다. 지난 3월 삼성SDI와 2027년부터 3년간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9월에는 SK온과 약 16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주목할 부분은 생산능력과 신규 수주 사이의 관계다.

엘앤에프는 지난달 기존 고객사 계약으로 연산 6만톤 규모의 생산계획에 해당하는 공급물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추가 수주에 대응하려면 생산시설 증설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따라서 LG에너지솔루션과의 장기계약이 확정되면 공급 개시 시점과 연도별 물량에 따라 추가 증설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엘앤에프는 추가 생산시설을 확보할 수 있는 부지를 마련했지만 무리한 선제 증설보다 확정 수주와 수익성을 바탕으로 투자 규모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도 계약물량뿐 아니라 실제 납품 일정과 공급 안정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미국의 공급망 규제도 국산 LFP 양극재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금지외국단체(PFE) 관련 규정을 통해 특정 외국 기업의 소재와 부품을 사용한 제품에 대한 세액공제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국세청(IRS)은 올해 2월 관련 지침을 발표하고 금지외국단체가 생산한 소재의 직접 재료비 비중 등을 따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45X) 적용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국내 생산 양극재를 확보하면 공급망 규제에 대응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다만 한국에서 양극재를 생산했다는 사실만으로 세액공제 요건을 자동 충족하는 것은 아니다. 양극재 제조에 사용된 원료의 공급처와 관련 기업의 지배관계, 재료비 구성 등도 확인해야 한다.

원가 경쟁력 역시 중요하다. LFP 배터리는 가격과 수명 측면에서 ESS에 적합하지만 국내산 양극재의 조달가격이 중국산보다 높을 경우 배터리 제조원가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안정적인 장기 공급계약과 생산량 확대를 통한 제조원가 절감이 필요한 이유다.

LG에너지솔루션의 최근 실적은 ESS 사업 확대와 수익성 개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난 8일 발표한 3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9조6434억원, 영업이익 75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59.0%, 25.7% 증가했다.

미국 생산 관련 세액공제 4169억원을 제외한 영업이익도 339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 실적은 전사 기준으로 ESS 사업만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향후 북미 ESS 사업의 수익성은 생산능력 확대뿐 아니라 소재 조달단가와 공장 가동률, 미국 세액공제 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엘앤에프의 장기 공급협력이 성사되면 국내 배터리 소재기업과 미국 현지 생산시설을 연결하는 공급망이 한층 강화된다. 실제 효과는 계약물량의 안정적인 공급과 조달비용 절감, 추가 생산투자의 효율성이 결정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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