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팅하우스 기존 합의 개정…한수원·두산에너빌리티·건설사 참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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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 참석해 있다. 2026.9.30 [연합뉴스] |
한국과 미국이 최대 1200억달러를 투입,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협력 틀을 마련했다.
한국형 APR1400 2기와 웨스팅하우스 AP1000 6기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APR1400의 미국 진출을 제한해온 한전·한국수력원자력과 웨스팅하우스 간 기존 합의도 개정한다. 실제 사업이 확정되면 한국형 대형 원전이 처음으로 미국 본토에 들어가게 된다.
산업통상부는 1일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가운데 원전 분야인 ‘프로젝트 파워(Project Power)’ 추진계획을 공개했다. 한미 양국 정부와 웨스팅하우스, 한국전력, 한수원이 참여하는 원전 프레임워크를 구성하고 1단계로 AP1000 2기, 2단계로 APR1400 2기와 AP1000 2기, 3단계로 AP1000 2기를 추가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전체 사업비 1200억달러 가운데 200억달러는 공사비 상승 등에 대비한 예비비로 잡았다.
이번 합의에서 가장 큰 변화는 APR1400의 미국 진출 통로다. 한전·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는 지난해 지식재산권 분쟁을 정리하면서 원전 수출지역과 기술 대가 등을 담은 합의문을 체결했다. 한미는 미국 원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 합의문을 다시 손보기로 했다. 그동안 사실상 막혀 있던 APR1400의 미국 내 건설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AP1000 6기에도 국내 기업이 참여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용기·증기발생기 등 원전 주기기 공급 경험을 갖고 있고, 현대건설·삼성물산 등은 국내외 원전 EPC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한전기술과 한전KPS도 설계와 정비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아직 기업별 수주 물량이나 공사 범위를 확정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기자재 공급 비중과 EPC 참여 범위는 후속 협상에서 정해진다.
정부는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를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전과 한수원은 재무 부담을 감안해 제한적으로 참여하고 국내 민간기업의 자본을 함께 끌어들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이사회 참여나 공급망 우선권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투자 실익과 국내 기업의 사업 참여를 어떻게 연결할지가 후속 협상의 핵심이다.
원전 사업은 아직 착공 단계가 아니다. 미국 측이 제시하는 부지의 지반과 냉각수 접근성, 전력망 연결, 전력 수요와 판매계약 등을 따져 사업별로 상업성을 다시 검증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구체적인 프로젝트 조건에 따라서 사업비와 상업적 합리성이 갈린다”며 4분기에 세부 사업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경제성이 확인된 사업에는 연말까지 최대 100억달러를 먼저 투입해 원자로용기와 증기발생기 등 제작기간이 긴 기자재 발주를 앞당기는 방안도 마련했다. 사업이 실제 확정될 경우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국내 원전 공급망의 선제 수주 가능성이 커지는 대목이다.
한미 원전 협력의 성과는 천문학적 투자 규모보다 국내 원전 산업이 실제로 가져오는 일감에서 갈릴 전망이다. APR1400 2기가 미국에 들어가더라도 기술 대가와 핵연료 공급, EPC 역할을 어떻게 나누는지가 중요하다. AP1000 6기 역시 한국 기업의 기자재·시공 참여가 어느 수준까지 보장되는지가 관건이다.
종합하면 이번 합의는 미국 원전시장 진입의 문을 연 단계다. 실제 수주 규모는 후속 계약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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