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제사한 ‘이사 5인 선임안’ 찬성
영풍·MBK 측이 제안한 액면분할 안건은 반대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의 권고안을 두고 영풍·MBK연합과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 측이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으며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 ▲ 왼쪽부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
ISS는 보고서를 통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는 반대를 권고하는 한편 집중투표제로 선출하는 이사회 구성은 고려아연 측이 제시한 ‘이사 5인 선임안’에 찬성을 제시했다.
양 측이 같은 보고서를 두고 서로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오는 24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신경전도 한층 격화되는 모습이다.
ISS는 지난 9일 발표한 ‘의결권 분석 및 벤치마크 정책상 의결권 권고(ISS Proxy Analysis & Benchmark Policy Voting Recommendations)’ 보고서를 통해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주요 안건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ISS는 집중투표제로 이사 5인을 선임하는 안건에 찬성했다.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황덕남 사외이사 후보와 미국 크루서블 JV 측이 추천한 기타비상무이사 후보 월터 필드 맥랠런(Walter Field McLallen) 그리고 영풍·MBK 컨소시엄이 추천한 박병욱·최병일·이선숙 후보 등 5명의 선임을 지지했다.
또한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2명으로 확대하는 안건과 전자 주주총회 도입, 분기배당 관련 정관 변경 등 현 이사회가 제안한 일부 지배구조 개선 안건에도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다.
ISS는 최근 수년간 고려아연의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사안의 핵심은 실적이 아닌 ‘거버넌스’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자사주 고가 매입 이후 저가 유상증자 추진 시도, 상호주 구조를 활용한 의결권 제한 논란, 대규모 전략 투자 과정에서의 이사회 심의 절차 문제 등을 언급하며 이러한 행태가 경영권 방어와 관련된 지배구조 논란을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비등기 명예회장에게 대표이사와 동일한 수준의 퇴직금 기준을 적용하는 구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두 명의 명예회장이 현 회장의 가족이라는 점과 이들에게 지급되는 거액의 보수 체계는 글로벌 거버넌스 기준에 부합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 최 회장 반대, 구조적 불신 공식화 VS 주요 안건 찬성, 지배구조 개선 긍정 평가
이번 보고서를 두고 양측 해석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영풍·MBK 측은 ISS가 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 의견을 낸 점을 들어 현 경영 체제에 대한 국제 투자사회의 구조적 불신이 공식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ISS가 이사 5인 선임안과 감사위원 확대, 정관 개정 등 현 이사회가 지지하는 주요 안건에 찬성한 점을 강조하며 경영 성과와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ISS는 MBK·영풍 측이 제안한 액면분할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를 권고했다. 과거 임시주주총회에서 가결된 동일 안건이 법적 분쟁으로 효력이 정지된 상황에서 다시 상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에서는 이번 ISS 권고가 특정 진영을 일방적으로 지지하기보다는 이사회 내 견제와 균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석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ISS가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제안한 안건을 전면적으로 지지하기보다는 현 경영진과 반대 측이 추천한 후보를 혼합한 이사회 구성을 권고해 사실상 ‘균형 이사회’ 구성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ISS는 전 세계 약 3400여 개 기관투자가에게 의결권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최대 의결권 자문사로서 운용자산이 약 60조 달러에 달한다. 블랙록, 뱅가드,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 주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ISS의 분석을 참고하는 만큼 주요 기업 주주총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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