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편의점 실적 뛰는데 마트는 적자…유통업계 벌어진 수익성 격차

김은선 기자 / 기사승인 : 2026-08-08 17: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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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현대백화점 영업익 개선…CU도 고마진 상품 효과
홈플러스 2000억 긴급자금 투입…정부 폭염 물가관리·식품 규제 강화
▲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했지만 백화점 매출은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백화점과 편의점이 외국인 소비와 상품 경쟁력을 앞세워 실적을 끌어올린 반면 대형마트는 비용 부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폭염에 따른 농축산물 수급 불안과 식품 표시·광고 규제까지 겹치면서 유통·식품업계의 경영 변수가 매출 경쟁에서 원가와 수익성, 규제 대응으로 넓어지고 있다.

롯데쇼핑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4850억원, 영업이익 89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21.2% 증가했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백화점이 있었다. 롯데백화점 매출은 8912억원으로 9.2% 늘었고 영업이익은 1197억원으로 84% 증가했다. 백화점에서 거둔 영업이익이 롯데쇼핑 전체 연결 영업이익보다 많았다.

마트 사정은 달랐다. 롯데마트 매출은 1조3295억원으로 2.6% 증가했지만 3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소비가 늘어도 점포 운영비와 물류비, 신선식품 원가 부담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점이 수치로 드러났다.

현대백화점도 백화점 사업 자체는 호조를 보였다. 2분기 백화점 매출은 6438억원으로 9.1% 늘어 2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101억원으로 58.6% 증가했다.

외국인 소비 증가가 실적에 힘을 보탰다. 상반기 더현대 서울과 무역센터점의 외국인 매출은 각각 134%, 131% 증가했다. 두 점포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20% 안팎까지 올라갔다.

다만 연결 기준 현대백화점 영업이익은 793억원으로 8.7% 감소했다. 지누스가 2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백화점에서 거둔 성과를 일부 상쇄했다. 백화점 본업과 계열 사업 사이의 실적 차이가 커진 것이다.

편의점에서는 BGF리테일이 두드러졌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2분기 매출은 2조4268억원, 영업이익은 849억원으로 각각 6%, 22.3% 증가했다.

특히 외국인 매출이 60.1% 늘었다. 여름철 음료와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간편식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상품 판매가 증가하면서 상품이익률도 개선됐다. 관광객 소비가 명품과 패션에 집중됐던 과거와 달리 편의점 식품과 생활소비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영업 정상화 여부가 이번 주 주요 관심사였다. 홈플러스는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확보하고 7일부터 67개 점포를 다시 열기 시작했다. 정식 개장은 13일로 예정됐다.

CJ제일제당과 대상 등 주요 식품업체의 제품 공급도 재개됐지만 입고량은 아직 정상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신선식품 주요 공급처인 농협과의 거래 역시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다.

홈플러스의 관건은 점포 숫자보다 상품 공급망 회복이다. 납품업체가 거래를 정상화해야 매대가 채워지고 매출이 현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 9월 회생계획 관련 일정을 앞두고 영업 정상화 속도가 기업가치 산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식품 유통업체에는 폭염이 새로운 비용 변수로 떠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일부터 폭염·가뭄 특별관리기간에 들어가 재해대책상황실을 사고수습지원본부로 격상했다.

정부는 육계 폐사가 전체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닭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대형마트 등에 공급되는 납품단가를 1000원 이상 낮추고 육용종란 수입도 진행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농축산물 수급이 흔들릴 경우 매입가격 상승을 그대로 떠안을 수 있다. 소비자 가격 인상은 정부의 물가관리 압박과 맞물려 쉽지 않아 신선식품 부문의 마진 관리가 하반기 실적 변수로 부상했다.

식품 안전과 표시 규제도 강화됐다. 한국소비자원이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일반식품 30개를 조사한 결과 27개 제품의 하루 섭취량 기준 멜라토닌 함량이 전문의약품의 일반적인 처방량인 2㎎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뉴트리플랜트 '플랜트멜라'에서는 12㎎이 검출됐다. 동화약품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배러레스트'와 피지스랩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트루멜라 2㎎'은 실제 검출량이 표시량에 미치지 못해 개선 권고를 받았다.

온라인 광고 100건 가운데 58건에서는 일반식품을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현 등이 확인됐다. 기능성을 앞세운 일반식품 시장이 커지는 만큼 함량 관리와 광고 문구가 식품업체의 새로운 규제 부담으로 자리 잡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비용 전가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청년피자 가맹본부 비에스비푸드에 1억97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비에스비푸드는 445개 가맹점 계약에 '배달팁 0원' 특약을 두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 해지나 갱신 거절 가능성을 통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맹점의 자점매입과 계약 해지 등을 이유로 부과한 위약금도 11억1000만원에 달했다.

무료배달과 가격 할인 경쟁은 소비자에게는 혜택이지만 비용 부담이 가맹점으로 넘어갈 경우 본사와 점주 사이의 갈등으로 이어진다. 공정위 제재가 이어지면서 외식·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판촉 비용의 분담 방식까지 경영 리스크로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번 주 유통·식품업계 실적과 정책 흐름은 업태별 체력 차이를 보여줬다. 고가 소비와 외국인 수요를 흡수한 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 상품이익률을 높인 CU는 이익을 늘렸다. 반면 대형마트와 홈플러스는 높은 고정비와 조달비용, 공급망 정상화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여기에 농축산물 가격 관리와 식품 안전, 가맹점 비용 분담까지 정부와 당국의 관리 범위가 넓어지면서 하반기 유통업체의 성적표는 매출 증가율보다 원가와 마진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따라 더 크게 갈릴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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