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오 작가 세상 유일한 태중 초음파 작품 '내안의 우주'
김만희·최정윤·이목일·오영·전혁림·마광수·이태량·
김원근·김인·이경훈·스토니강 등 국내유명 작가전
국내에서 처음으로 육아와 태교를 위한 미술 특별전이 열려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시아 최초, 국내 최대 규모인 출산·육아 박람회인 '베페 베이비페어'가 올해 45회를 맞아 15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가운데 이같은 새로운 개념의 미술 특별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정식 명칭은 'SayArt X ISB 아트 콜라보 기획전'으로 기존 베이비페어 박람회에 미술 작품까지 무대에 올려져 전시의 수준을 높이고 영역도 확장한 것이다.
이 기획전은 코엑스 B홀 15개 부스에서 글로벌 영자뉴스 SayArt와 전시기획사 ISB가 베페의 지원을 받아 준비했으며 국내 유명 작가 12명의 작품 7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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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꼬마작가 박건우 군(작가명 넵튠) [세이아트(SayArt)] |
이들 작품은 육아·출산에 특화된 전시 취지에 따라 아이들의 감성과 상상력을 높이고 산모의 태교에 도움을 주는 작품 위주로 선정, 전시하고 있다.
특히 희망하는 산모로부터 태아를 촬영한 CT 사진 등을 파일로 받아 추후 작품으로 제작해 주는 프로그램을 비롯해 7살 꼬마 작가 박건우 군(작가명 넵튠)의 현장스케치, 추억의 뽑기 등 다양한 이벤트 열리고 있다.
내 아이와 태아를 위한 그림은 무엇이고 어떤 이미지일지 참가자들은 물론 미술 전문가와 일반 대중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선 눈길을 끄는 곳은 '아이 때부터 그림을 그리면서 자라 이제 어엿한 작가로 활동하는 7세 꼬마작가 박건우 군의 넵튠(Neptune) 존이다. 박 군이 창조한 캐릭터 '모그(Mog)'를 우혜영 작가와 협업한 피규어부터 다양한 그림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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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은오, The universe in me, 캔버스에 피그먼트프린트, 60X60, 2024 [SayArt] |
또 다른 독특한 존은 지은오 작가가 꾸민 공간이다. 작품은 '내 안의 우주' 시리즈와 티셔츠 등이 전시된다. 이 공간에서 지 작가는 태중 초음파 이미지를 작품으로 승화한 '내 안의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지 작가는 "아이의 태중 초음파 이미지를 작품으로 만든다는 건 사실 세상을 나오려는 아이와 협업을 하는 일이다. 작품 자체가 생명이라 생각하니 매번 심장이 벅차오른다"고 말했다.
이 존에서는 특히 부스를 찾은 산모가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작가에게 제공하면 나중에 세상 유일한 작품으로 승화된 '내안의 시리즈'를 받아볼 수 있어 관객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나머지 공간에서는 내로라하는 국내 주요 작가들의 태교와 육아를 위한 특별한 작품들이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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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김만희, Journey Santiago De Compostele, Acrylic on Canvas, 45×45, 2017-2 (중)스토니강, 꽃의 왈츠 2, 캔버스에 아크릴, 100x80cm, 2024 (우상)이목일, 옵셋, 75.5x55 , E.d.5075, 2004 (우하)전혁림, '김춘수.전혁림' 시판화집 에디션판화, 옵셋, 54X43, 2006 [SayArt] |
우선 뉴욕이 사랑한 남자, 붓을 든 과학자로 널리 알려진 김만희(KIM MANHEE) 화백의 독특한 추상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김 화백이 그은 선과 쌓아 올린 면과 면 그리고 위에 그가 입힌 무채와 유채색은 여타의 추상화와 다르다. 채로 거른 채수처럼 맑고 정갈한 그림 속엔 땅 위로 솟구치는 용암의 뜨거움이나 세상을 흔들어 깨우는 강풍의 역동성도 가세하며 특유의 회화를 창조해 내고 있다.
꽃과 창 같은 구상을 기하학적 추상 등 특유의 기법으로 그려내며 주목받고 있는 스토니 강은 얼굴이 없는 복면 화가로도 알려져 있다. 최근엔 실낙원 시리즈 등으로 초대작품전을 잇따라 열며 진화된 면모를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꽃의 왈츠'와 '실낙원' 등 아름답고 따뜻하면서 반듯한 작품을 통해 태교와 육아에 안성맞춤인 이미지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골프황제 타이거우즈가 한국 작가 작품 수십여 점을 구매해 미술계를 놀라게 한 판화 작가 이목일(LEE MOK IL) 선생도 이번 전시에선 베일에 가려져 있던 그의 작품 여러 점을 선보인다. 세상을 유랑하며 사색하는 큰 작가로서 그의 수준 높은 작품들을 직접 만나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드문 기회로 보인다.
한국의 피카소로 불린 전혁림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그는 광복 이후, 문화 폐허 시절 전통문화를 살리기 위해 남해안 통영읍에 모여 예술혼을 불태우던 작가였다. 당시 그는 유치환, 김춘수와 교류하며 한국미술의 미래를 고민했다. 이번 전시엔 한국 시단의 별이 된 김춘수와 2006년 함께한 시판화집에 수록된 그의 에디션 판화가 나온다. 특히 그의 오방색 '색면 추상화'는 이번 기획전의 취지를 백분 살릴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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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영, 오르는 산책, 73x50cm, pencil on paper, 2018 [SayArt] |
작가 오영(OHYOUNG)의 작품도 관객을 맞는다. 오 작가는 오랜 시간 '타자'를 통해 겪은 여러 삶의 경험적 군상을 캔버스 위에 그려 넣었다.
그는 이런 그림을 통해 인간과 삶을 폭넓게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같은 작품이지만 매번 작품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불쑥 튀어나오는 것처럼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평온함을 선사하는 그의 작품들은 이번 전시에와 잘 어우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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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마광수, A.P, 옵셋, 48X65, 2005 (중)김원근, 크림맨,33x23, 2021(우)이태량, 명제형식,캔버스에유채,아크릴, 45.5X33.4(8호),2019 [SayArt] |
30여 년 전 '즐거운 사라' 필화사건을 기억하는가. 마광수(MA KWANGSOO) 교수 얘기다. 당시 '예술과 외설'을 둘러싸고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논란의 중심에 섰던 마 교수. 그는 2017년 9월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가 화가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시대를 앞서간 천재'이자 타고난 예술가라는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미술특별전에서는 그의 귀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우스꽝스러운 '사랑에 빠진 깍두기 머리의 남자들' 조각으로 이른바 '대박신화'를 낳은 김원근(KIM WONGEUN) 작가의 작품들도 관객을 맞는다. 보자마자 웃음이 터지게 하는 김 작가의 작품은 아이들의 그것과 닮아있다. B급 인생들의 내면을 '웃음'으로 담아온 그은 작품들은 부스를 찾은 산모나 아이들에게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게 할 것이다.
추상화가 이태량(LEE TAERYANG)의 소품도 전시 무대에 오른다. "내 그림은 중요하지 않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림 밖에 있다"고 말하는 그의 작품은 명제형식(命題形式, propositional form)이라 불린다. "내 그림은 헛소리"라며 "나는 무엇을 주장하거나 피력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작품에서 베페를 방문한 아이들이나 태중 아이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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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최정윤, The flesh of passage, 캔버스에 피그먼트프린트, Ed, 40x40, 2024 (중)이경훈, Time of the wind, pencle, oil on linen, 53x41(10호), 2021 (우)김인, No reason, 캔버스 아크릴릭, 27.3x34.8(5호),2022 [SayArt] |
해외에서 더 알려진 조각가 최정윤(CHOI JEONG YUN)의 조형 작품도 현장에서 아우라를 떨치고 있다. 그동안 칼과 꽃을 결합한 실로 만든 조형물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아온 그의 작품들. 인간의 권력과 욕망을 표현하며 '인류사 관통하는 화두'를 시각과 공간으로 형상화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선 그의 조형작품뿐만 아니라 이를 사진으로 찍어 판화로 만든 접사 한정판 캔버스 작품도 구입할 수 있다. 그의 육감적인 색상은 아이의 귀와 눈을 쫑긋 돋울 수 있다.
일상 속 사라져가는 기억 속의 감정을 따뜻한 색채로 포착, 동화 같은 풍경을 그려내는 이경훈(LEE KYUNGHOON) 작가의 작품도 나왔다. 인물들과 조화를 이루는 동식물 그리고 감성들. 이런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편안한 '쉼'이다. 그의 이런 작품들은 아이들이나 산모와 찰떡궁합인 셈이다.
누구나 한 번쯤 봤을 '핑크 주먹(Pink Punch)' 시리즈. 최근 몇 년간 국내 미술계의 스테디셀러 가운데 하나다. <핑크 펀치 시리즈>나 <아톰 시리즈>, <스페이스 부기우기 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 세계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김인(KIM IN) 작가의 작품이다. 강인한 힘과 의지, 승리를 위한 다짐 등을 상징하는 그의 작품은 태아와 아이들에게 깊이 각인될 수 있는 긍정의 이미지다.
전시를 기획한 마리아 김 세이아트 대표는 "미술작품은 가장 좋은 태교와 육아를 유도한다. 아이는 '또 하나의 우주'다. 아이의 탄생과 성장엔 미술만큼이나 좋은 영향력은 없다. 특히 이번 전시는 아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드리는 주요 작가들을 소개하는 소중한 자리"라며 특별전의 의미를 설명했다.
공동 기획사인 ISB 안상영 대표는 "올해는 기존 전시에 미술을 함께 무대에 올렸다. 이번 미술전시는 베페의 품격을 높일 뿐만 아니라 향후 일반 전문 대형 전시들도 이를 벤치마킹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아트(SayArt)는 그동안 프리즈(Frieze), 아트바젤(ArtBasel) 등 세계 주요 미술 박람회 현장에서 한국미술을 널리 알려온 글로벌 영자뉴스이며 ISB는 국내 정상급 전시 디자인 전문업체로 세계적인 전시들을 주도해 오고 있다.
'베페 베이비페어' 미술 특별전은 18일까지 서울 코엑스 B홀에서 이어진다.
토요경제 / 마리아 김 미술전문기자 kimjjyy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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