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에너지' 부국 노르웨이, 전기차 보급률 세계 1위 질주

김태관 / 기사승인 : 2023-06-04 12:46:37
  • -
  • +
  • 인쇄
올해 출고 신차의 85%가 전기차...2025년엔 100% 달성 목표
10년만에 30배 성장...강력 전기차보급 정책, 세계가 주목
▲1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시내에 전기차 택시가 정차 중이다. 반대편 도로에 있는 버스도 전기버스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북유럽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노르웨이는 석유와 천연가스 강국이다. 인구 500여만명의 자그마한 나라지만, 러시아와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화석에너지 대국이다.


풍부한 천연 에너지원을 바탕으로 노르웨이 경제에서 석유와 가스 관련 산업이 차자하는 비중은 무려 50%에 육박할 정도다. 원유와 가스가 수출의 45%, GDP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노르웨이는 석유와 가스가 남아도는 화석에너지 강국이면서도 대표적인 청정 국가로 유명하다. 이 나라 전체 전기에너지의 100%를 수력과 풍력발전으로 충당된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청정국가인 노르웨이가 강력한 탈화석 에너지 정책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전기차 보급률 세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올들어 노르웨이 신차 판매량의 무려 85%가 순수전기차(BEV)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 정부가 2017년 내연기관차 판매의 전면 금지를 선언한 2025년까지 아직 2년에 남았음에도 노르웨이의 전기차 판매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 세제 혜택 등 파격적 전기차 보급 정책 시행한게 주효


4일(현지시간) 노르웨이전기차협회(NEVA)에 따르면 올 1∼3월 노르웨이에 등록된 신차 가운데 순수 전기차(BEV) 비중이 84.5%로 집계됐다. 신차의 79.3%가 전기차였던 작년보다 5%포인트 이상 더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전기차 신차 비율이 9.8%에 그친 한국과 철저히 비교된다.


지난 3월 기준 노르웨이의 전기차 등록대수는 총 61만6902대다. 2013년 1만9678대에 불과했던 전기차 보급대수가 10년 만에 30배 이상 껑충 뛴 것이다. 작년 기준 전체 등록 자동차 중 전기차 보급률이 20%를 넘어섰다. 노르웨이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5대 중 1대가 전기차란 의미다.


이처럼 노르웨이의 전기차 보급률이 다른 나라를 압도하고 있는 것은 2025년부터 탄소배출 차량 판매 금지를 국가 목표를 천명한 정부의 강력한 친환경 교통정책에서 비롯된 결과다.


노르웨이 정부는 2017년 이후 다양한 친환경차 확산 정책과 함께 관련 인프라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전기차에 대한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 주목받고 있다.


우선 '오염 기여자 부담 원칙' 하에 설계된 자동차세 부과 방식이 대표적이다. 노르웨이는 자동차 구매 시 배기가스 배출량에 따라 구매세가 책정된다. 여기에 휘발유, 디젤에 붙는 유류세가 만만치 않다. 소비자 입장에선 같은 값이라면 전기차를 구매하는 게 매우 경제적이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는 30년간 구매세를 비롯한 수입 관세, 도로세 등이 모두 면제다. 작년까지는 전기차 종류에 무관하게 25%의 부가세(VAT)도 물지 않았다. 올해부터 50만크로네(약 6천만원) 이상 고가 전기차에만 부가세를 부과한다.


전기차 유지비용이 매우 저렴한 것도 전기차 보급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비결중 하나다. 우선 충전 비용이 내연기관차 대비 약 3분의 1 이하다. 또 전기차는 벌금 걱정 없이 버스전용 차로 이용이 가능하다.


고속도로 통행료로 30% 할인받는다. 페리 이용자가 많은 노르웨이 지형을 고려해 전기차의 페리 승선 요금을 50% 감면해주는 독특한 할인 제도도 있다.

 

▲13세기 지하 방공호들은 현재 모든 주차공간마다 충전시설이 설치된 전기차 전용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풍부한 고속충전소 등 전기차 인프라 확충에도 만전

전기차 급속 확대와 함께 충전 인프라 구축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수도 오슬로 시내엔 전기차 충전소보다 일반 주유소를 찾기 더 어려울 정도다. NEVA에 따르면 장거리 운행자가 불안해하는 일이 없도록 작년말에 전국 모든 주요 도로에도 유료 고속 충전소를 구축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원하면 공용 주차장에 개인 충전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2017년부터 시행 중이다. 

 

대부분 집에서 충전하는 것이 일반적인 점을 고려, 아파트 건설사나 관리인 측이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설치를 거부할 수 없도록 충전권을 보장한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전용 주차공간도 넉넉히 확보해 놓고 있다. 13세기 요새로 사용하던 지하 방공호를 모든 주차공간마다 충전시설이 설치된 전기차 전용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노르웨이 정부는 나아가 작년부터는 공공부문 차량 조달 시 100% 탄소제로차량(ZEV)를 구매하도록 의무화했다. 2025년부터는 버스에도 적용된다.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꼽히는 내연기관차를 사실상 퇴출하겠다는 정책목표 아래 노리웨이는 유럽연합(EU)이 정한 2035년보다 10년 앞서 신차를 모두 전기차로 대체하는 야심찬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한편 NEVA 통계에 따르면 올 1∼5월말 기준 노르웨이 전기차 판매 1위는 미국 테슬라이며 폭스바겐, 볼보, 도요타, BMW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올 1월부터 순수 전기 자동차만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는 9위에 머물러 있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태관
김태관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김태관 입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