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 견제망 더 촘촘히한 美… 중국밖 합작기업 '정조준'

김태관 / 기사승인 : 2023-12-02 12: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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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OC세부규정' 발표… 中 합작사 지분 25% 넘으면 보조금 제한
중국 모든 기업 보조금대상서 배제… 내년 배터리 부품부터 규제
▲바이든 정부가 글로벌 전기차공급망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훨씬 강화된 보조금 지급 규정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9월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전기차를 타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미국이 내년부터 중국기업이나 중국 소재 외국기업 등 중국 안에 있는 모든 기업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중국이 미국의 견제를 위해 해외 합작기업을 통해 IRA를 우회하려는 움직임을 겨냥, 중국과 합작한 해외기업의 경우도 중국 지분이 25%를 넘으면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전기차에 이어 배터리, 핵심 광물 등의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 견제망을 더욱 촘촘히 함으로써 공급망을 재편하고 중국의 우회적인 미국 보조금 수령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전략이다.

미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1일(현지시간) 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외국우려기업, 즉 FEOC(Foreign Entities of Concern)에 대한 세부규정안을 확정, 발표했다.

◇ FEOC세부규정, 中합작사 통한 우회경로 차단

미 정부는 FEOC를 규정하면서 인프라법을 원용해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정부의 '소유·통제·관할에 있거나 지시받는 기업'으로 명시했다. 그러나 미국의 첨단산업 패권경쟁 중이며 세계 배터리 및 광물 공급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이 핵심 타깃이다.


미국은 현재 배터리부품과 핵심 광물을 어디에서 어떻게 제조, 조립, 채굴하는 지에 따라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차등 적용, 혼선을 빚고 있는 데, 이번에 보조금 지급 기준을 명확히 정의한 것이다.

 

▲지난 9월 미국 오토쇼에 전시된 전기차 충전소.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번 FEOC 세부조항 공개에 따라 중국 기업이든 외국기업이든 상관없이 사실상 중국에 공장을 둔 모든 기업은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특히 중국이 미국이나 제3국 등 해외에 외국 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해도 중국과 관련된 합작사 지분이 25%를 넘으면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중국이 미국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 한국 등 외국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하는 형태로 견제망을 빠져나가려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미 정부는 FEOC에서 들여오는 배터리 부품은 당장 내년부터,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사용하는 경우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즉 앞으로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 부품은 원천적으로 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 'CATL-포드'' 합작 추진 등 중국밖 합작사 타깃

미 정부가 이번에 공개한 한층 강화된 FEOC 세부규정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IRA견제망을 우회돌파하기 위한 중국의 국외 배터리 합작사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 기업들이 IRA 원산지 요건을 우회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외국 배터리 업계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합작기업 형태로 IRA 견제망을 뚫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한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중국 최대 기업이자 글로벌 배터리 1위기업인 CATL이 미국 포드와 미국내 합작 배터리공장을 추진하자 IRA를 우회경로를 활용하려는게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미 정부는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해외 합작사의 지분을 25% 이상 보유하는 경우는 물론 이사회 의석이나 의결권까지 직간접적으로 4분의 1 이상 보유한 경우 중국이 '소유·통제·지시"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미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기업이 중국 정부 지분 25% 이상인 기업과 합작사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 미국 반도체법 기준과 IRA를 동일하게 맞춘 셈이다.

 

▲미국 포드는 중국 CATL가 미국에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포드의 전기차. <사진=연합뉴스 제공>

 

미국은 특히 '중국 정부'의 정의를 중앙 정부와 지방정부, 정부기관, 중국 공산당, 전·현직 고위당국자와 그 직계가족 등으로 광범위하게 포함시켜 합작 대상이 중국 민간기업이라고 해도 이 견제망을 쉽게 빠져나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에너지부는 또 설령 중국 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특허사용권(라이선싱)을 포함한 계약을 통해 합작회사의 배터리 부품과 소재, 핵심 광물 생산에 관한 실질적인 통제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FEOC의 통제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선싱을 포함한 계약이 문제가 되지 않으려면 중국과 계약하는 기업이 생산량과 생산 기간을 직접 결정하고, 모든 생산 현장과 생산과정을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규정했다. 생산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모든 지식 재산권과 정보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뜻이다.

◇ 韓정부, "파장 면밀 검토 후 미국측에 입장 전달"

미 정부는 이번 세부규정안에서 FEOC 이행 방식도 명학히 정했다. 이에 따르면 전기차 제조사는 핵심광물 추적을 위한 시스템을 2026년 말까지 구축해야 한다. 

 

다만 해당 기간까지는 핵심 광물의 조달선을 추적하기 어렵고 부가가치가 적은 '미소 광물'에 대한 추적 인증이 제외된다. 미소 광물 리스트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국이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누리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되, 당장은 중국에 공급망을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를 감안, 세계 배터리 업계에 일정 부분 운용할 공간을 마련해 주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산업부 등 정부 관계자들이 미국의 IRA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AP와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바이든 정부가 엄격한 보조금 규정을 마련함에 따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정부의 이번 FEOC세부규정 발표는 글로벌 배터리 2위국인 한국에 적잖은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현재 배터리 및 핵심광물의 공급망을 중국에 상당히 의존하는 배터리 업계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한-중 합작 배터리 및 광물기업을 추진중인 기업들의 경우 보조금을 받는데 필수조건인 '25% 규정'을 맞추기 위해 중국측과 지분조정 등의 협의가 이루어질 지 관심을 모은다.


한국 정부는 즉각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다. 주미한국대사관측은 "정부는 이번 규정안이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기업 의견을 수렴, 미 정부에 우리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2일 장영진 산업부 1차관 주재로 민관합동회의를 열어 IRA의 FEOC 세부규정안 발표가 국내 배터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배터리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그 견제망을 피해 어떻게든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국 간의 머리싸움이 고조되고 있다"며 "바이든 정부가 앞으로 보조금지급 규정을 계속 강화해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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