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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 정기회 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2026.9.7 [연합뉴스]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AI·반도체·조선을 정기국회 핵심 산업 의제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대체 불가한 국가 역량을 더 확실히 키워야 한다”며 세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여당의 첫 대표연설은 산업 육성론을 넘어 821조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과 미래대응기금, 메가특구특별법, 국민성장펀드를 연결하는 입법·재정 로드맵에 가깝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정부는 2027년 예산안에서 반도체·피지컬AI·AI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비롯한 AI 분야에 21조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반도체 정책도 기업 지원을 넘어 전력·용수·산업단지·세제를 함께 묶는 국가 프로젝트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평택·용인, SK하이닉스의 이천·청주·용인 투자도 국회의 예산·입법 처리 속도에 따라 인프라 구축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
AI 산업에서는 정부가 초기 수요를 만들어주는 효과가 크다. 예산안은 AI데이터센터(AIDC), 피지컬AI, 차세대 반도체를 핵심 축으로 두고 독자 AI 모델과 GPU, 데이터, 인재 지원을 확대한다.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 등 AI 모델 기업과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 NHN클라우드, KT클라우드, 삼성SDS, LG CNS 등 클라우드·SI 기업의 공공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단순 보조금보다 정부가 초기 시장을 형성한다는 점이 기업에는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조선업에서는 HD현대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이 주목된다. 김 대표가 반도체와 함께 조선을 핵심 산업으로 꼽으면서 정책 범위도 선박 수주에서 AI 조선소와 스마트야드, 방산·해양 인프라로 넓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조선 3사는 수주잔고가 늘어난 반면 인력 부족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회가 AI·로봇·자동화 설비 투자 지원을 제도화하면 조선업은 수주 확대보다 생산방식 혁신에서 더 직접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정책금융은 이미 개별 기업 투자 단계로 내려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를 열어 원익로보틱스, CJ포디플렉스, 두산테스나, LG에너지솔루션, TKG솔믹스, 경보제약, 삼동 등 7개 사업에 1조6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원익로보틱스는 로봇핸드와 산업용 휴머노이드, CJ CGV 자회사 CJ포디플렉스는 글로벌 기술특별관, 두산테스나는 시스템반도체 후공정,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이차전지 공장 구축에 자금을 투입한다. 김 대표가 연설에서 제시한 첨단산업 육성 구상이 이미 정책금융을 통해 실제 투자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역 산업정책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이달 메가특구특별법을 발의해 정기국회 처리를 추진한다. 김 대표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수도권 근처에 국한되던 반도체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지방자치단체의 앵커기업 유치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기아, 포스코, HD현대, 한화오션 등을 대상으로 보조금뿐 아니라 규제특례와 전력망, 산업용수, 정주여건까지 묶은 패키지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에 지원책만 열리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기업 공시 강화와 미국식 증거개시제도 도입도 제시했다. 첨단산업에는 재정과 정책금융을 확대하는 반면 자본시장과 기업 지배구조에서는 투명성과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구도다. 상장사와 대기업에는 공시·소송 대응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김 대표의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정기국회가 어디에 돈을 쓰고 어떤 산업의 규제를 풀 것인지를 보여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는 반도체 인프라, 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에는 AI 조선소, LG AI연구원·SK텔레콤·업스테이지에는 독자 AI 생태계, 원익로보틱스·CJ포디플렉스·두산테스나·LG에너지솔루션에는 정책금융이 각각 연결된다.
결국 기업이 체감할 수혜 규모는 예산 숫자가 아니라 집행 속도가 결정한다. 국회가 관련 법안과 예산을 얼마나 빨리 처리하고, 정부가 이를 공장과 데이터센터, 생산장비와 수출로 연결하느냐가 이번 산업정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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