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SK·LS, 3분기 이익 눈높이 31~54%↑…반도체 밖으로 번진 ‘인프라 돈’

김지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09-28 13: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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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영업익 전망 3조1153억…3개월 새 54.4%↑
SK 54.1%·LS 31.0% 상향
조선·에너지·전력망으로 이익 개선 확산
▲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HD현대 제공]

 

국내 주요 그룹의 이익 중심이 반도체 밖으로 넓어지고 있다. HD현대·SK·LS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이 석 달 새 30~50% 이상 올라섰다. 조선과 에너지, 전선·전력기기까지 글로벌 설비투자의 수혜가 확산되면서 중후장대 사업을 거느린 지주사의 실적 눈높이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월22일~9월22일까지 HD현대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4.4% 오른 3조1153억원으로 집계됐다. SK는 같은 기간 54.1%, LS는 31.0% 각각 상향됐다.

단순히 세 지주사의 실적이 좋아졌다는 데서 끝나는 숫자는 아니다. 각각 다른 산업을 기반으로 하지만 공통적으로 국내 소비보다 해외 설비투자와 산업 인프라 수요에 이익이 연결돼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은 HD현대다.

흥국증권은 HD현대의 3분기 매출을 20조9000억원, 영업이익을 3조2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4.8%, 88.6% 증가하는 수준이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오일뱅크가 이익 증가를 이끌고 HD현대일렉트릭·HD현대마린솔루션 등 주요 자회사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조선업은 이미 확보한 수주잔고가 매출과 이익으로 전환되는 구간에 들어섰고 전력기기는 글로벌 전력망 투자와 데이터센터 증설의 영향을 받고 있다. 정유까지 가세하면서 특정 사업 하나가 아니라 자회사 여러 곳에서 이익이 동시에 올라오는 구조다.

SK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에프앤가이드 집계에서 SK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석 달 새 54.1% 상향됐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 전망 상향폭은 138%에 달했다. 중동 긴장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정유업종의 실적 전망이 높아진 영향이 반영됐다.

SK는 SK이노베이션 지분 52.0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LNG·윤활유뿐 아니라 SK온의 배터리와 ESS 사업까지 거느리고 있다.

이미 2분기부터 변화는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영업이익 3조4873억원을 기록했다. SK엔무브의 윤활기유 사업과 SK온의 실적 개선이 이익 증가를 이끌었고 SK온은 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LS는 세 그룹 가운데 글로벌 인프라 투자 효과가 가장 직접적이다.

SK증권은 LS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을 4610억원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 1570억원의 약 3배다. 특히 LS전선의 2분기 말 수주잔고는 역대 최대인 9조5535억원에 달한다. LS일렉트릭도 배전 중심에서 송전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도 이 지점에서 반도체 밖으로 연결된다. AI 서버가 늘면 반도체뿐 아니라 막대한 전력을 공급할 변압기와 배전·송전 설비, 전선과 냉각 시스템이 함께 필요하다. LS의 실적 개선은 AI 투자 사이클이 칩 제조사에서 전력 인프라 업체까지 번지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준다.

다만 세 회사의 이익 개선을 모두 같은 성격으로 볼 수는 없다.

LS의 전력 인프라 수요와 HD현대의 조선 수주잔고는 비교적 장기적인 설비투자 사이클과 연결돼 있다. 반면 HD현대의 정유 사업과 SK의 에너지 사업에는 유가와 정제마진, 중동 정세 같은 단기 변수가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한다. 컨센서스 상승폭만으로 장기 이익 수준을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럼에도 이번 3분기 전망에서 확인되는 변화는 분명하다. 한국 기업의 이익 증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에만 집중되지 않고 조선·에너지·전력망을 보유한 그룹으로 확산되고 있다.

AI와 데이터센터, 노후 전력망 교체, 에너지 안보, 선박 교체가 서로 다른 시장에서 동시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만들어내고 있어서다. 과거 ‘중후장대’로 묶였던 산업이 글로벌 투자 사이클의 중심으로 다시 들어오는 구조다.

HD현대·SK·LS의 3분기 실적 눈높이가 동시에 높아진 것은 그 변화가 지주사 숫자에까지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이번 실적 시즌의 관전 포인트도 반도체의 호황이 얼마나 강한가를 넘어, 그 이익의 온기가 전력·조선·에너지 인프라까지 얼마나 넓게 퍼졌는지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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